94. 한단지몽(邯鄲之夢)황량일취몽(黃粱一炊夢) 한단 지방에서 꾼 꿈
한단지몽(邯鄲之夢)황량일취몽(黃粱一炊夢)
<한단 지방에서 꾼 꿈>. 인생과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말하는 꿈이다. <일장춘’(一場春夢)>과 같은 뜻. 출전은 《침중기������(枕中記)》.
邯;땅이름 한 鄲;땅이름 단 之;어조사 지 夢;꿈 몽
당나라 현종 때, 도사 여옹(呂翁)은 한단 지방의 주막에서 쉬고 있었다. 그때 낡은 옷차림을 한 노생(盧生)이라는 청년도 쉬고 있었다.노생은 자신의 허름한 옷차림을 보고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가난에 찌들리는 이 꼴이 무엇입니까??
여옹이 말했다.
?즐겁게 얘기하다가, 갑자기 가난을 탓하다니 어찌된 일인가??
?저는 그저 목숨만 붙어있을 따름이라 조금도 즐겁지 않습니다.?
?그런 어떻게 해야 즐겁겠는가??
노생은 출세를 해서 부귀영화를 누려야 사는 보람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노생은 점점 잠이 오는 걸 느꼈다. 여옹이 자루 속에서 베개를 꺼내 노생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걸 베게.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테니.?
그 베개를 베고 잠이 든 노생은 꿈을 꾸었다.
어느 부호의 집에 도착한 그는 그 집 딸에게 장가를 들었다. 그후 출세의 운도 틔어, 정사를 잘 다스리고 훌륭한 무공도 세워서 중요한 직책을 두루 역임하였다. 그는 청렴하고 덕망도 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모함을 받아 일시 좌천되었다가 3년 뒤 다시 조정으로 올라가 천자를 보필하는 명재상이 되었다. 그러나 다시 또 반란을 꾀하고 있다고 모함을 받아 잡혀가게 되었다. 노생은 울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내 집은 본래 산동 땅이요. 좋은 밭 몇 마지기가 있어 추위와 굶주림은 면할 수 있었소. 어째서 벼슬을 하려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구료. 차라리 다시 낡은 옷을 입고 푸른 망아지를 타고 한단의 길을 가고 싶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게 되었구려.?
이렇게 말하면서 칼을 뽑아 자살하려고 했지만, 아내가 말려 죽지 못했다. 같이 잡힌 사람은 모두 사형당했지만, 그는 변방으로 좌천되었다가 몇 년 뒤 무죄가 판명되어 다시 재상이 되었다. 그후 50년 동안, 노생은 다섯 명의 아들과 열 명의 손자, 그리고 미녀들 틈에서 극진한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살았다. 마지막 임종시에는 황제가 보낸 명의의 보살핌 속에서 편안한 죽음을 맞았다.
노생이 기지개를 켜면서 깨어 보니 꿈이었다. 옆에는 여옹이 있었고, 잠들기 전 밥을 짓고 있던 집주인은 여전히 밥을 짓고 있었다. 모든 게 전과 다름없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이 모든 게 꿈이었든가??
여옹이 웃으며 말했다.
?인생 만사가 다 그런 거라네.?
노생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윽고 감사를 드리면서 말했다.
?영화와 치욕, 부귀와 빈곤, 삶과 죽음을 다 겪어 보았습니다.이는 선생께서 제 욕망을 막아주신 것입니다. 다시 가르침을 받지 않더라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노생은 여옹에게 두 번 절하고 떠나갔다.
이 꿈이 한단 지방에서 꾸었기 때문에 <한단지몽>이라고 하고, 밥을 한 번 짓는 동안 꾸었다고 해서 <황량일취몽(黃粱一炊夢)>이라고도 한다.
95. 형설지공(瑩雪之功) 반딧불과 눈의 공덕
형설지공(瑩雪之功)
<반딧불과 눈의 공덕>. 가난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어려운 시험을 합격했을 때, 형설의 공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이 말은 동진(東晉)의 차윤(車胤)과 손강(孫康)의 고사에서 나왔다. 출전은 「몽구(蒙求)」.
瑩;반딧불 형 雪;눈 설 之;어조사 지 功;공훈 공
손강은 집안이 가난하여 등잔불을 밝힐 기름 살 돈이 없었다. 그래서 항상 눈(雪)에 반사된 빛으로 책을 읽었다. 젊어서부터 청렴하고 지조가 있어 조잡하게 놀지를 않았으며, 벼슬이 어사대부까지 이르렀다.
진나라의 차윤은 항상 공손하고 부지런했다. 박학다식하고 견문이 넓었지만, 집안이 가난해 기름 살 돈이 없었다. 여름 날 밤이면, 얇은 비단 주머니에다 반딧불(瑩) 수십 마리를 잡아넣어 그 빛으로 책을 읽었다. 나중에 벼슬이 이부상서에 이르렀다.
가난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형설������이라고 한다.
96.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가장하다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가장하다>. 소인배들이 권력을 등에 지고 멋대로 구는 것을 말한다. 우리 말에 <호랑이 없는 곳에 여우가 왕노릇 한다>고 하는데, 뉘앙스의 차이는 있지만 이와 비슷한 말이다. 출전은《전국책(戰國策)》.
狐;여우 호 假;빌릴 가 虎;호랑이 호 威;위세 위
전국시대 때, 초나라 선왕(宣王)이 대신들에게 물었다.
「짐은 북쪽에 있는 나라들이 소해휼(昭奚恤)을 두려워한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소해율은 초나라의 재상으로 실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당시 위나라에서 강을(江乙)이라는 사람이 초나라에 유세하러 왔는데, 그는 소해율 때문에 선왕을 설득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북쪽 나라들이 무엇 때문에 재상에 불과한 소해휼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원래 호랑이는 백수의 왕으로 다른 짐승들을 잡아먹습니다. 어느 날 호랑이가 여우를 잡았는데, 그때 여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날 잡아먹어선 안 된다. 천제(天帝)께선 날 백수의 왕으로 정하셨다. 만약 날 먹으면, 그건 천제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잠깐 내 뒤를 따라오라. 모든 짐승이 날 보고 도망치는지 그렇지 않은지 살펴보기 바란다.>
호랑이는 그럴듯한 생각이 들어 여우를 따라 갔습니다. 짐승들은 이들을 보자마자 모두 도망쳤습니다. 호랑이는 짐승들이 자기를 보고 도망치는 건 모르고, 여우를 보고 도망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지금 왕의 영토는 사방 5천리요 병력은 백만인데, 이걸 소해휼 한사람에게 맡겨두고 계십니다. 그래서 북쪽 나라들이 소해휼을 두려워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인즉 왕의 군대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마치 짐승들이 호랑이를 두려워하는 것과 같습니다.
97. 호시탐탐(虎視眈眈) 호랑이가 노려보듯이 본다
호시탐탐(虎視眈眈)
<호랑이가 노려보듯이 본다.> 호랑이가 사냥감을 뚫어지게 노려보는 것처럼 방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출전은 《역경》.
虎;호랑이 호 視;볼 시 眈;노려볼 탐
《역경》 이괘(?卦)의 효사(爻辭)에 나온다.
「거꾸로 길러져도 길하다. 호랑이가 노려보듯(虎視眈眈) 주의하면서 욕망을 쫓는다면 잘못이 없으리라.」
천자를 보좌하여 백성을 다스리는 지위에 있지만, 아랫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때 호랑이가 노려보듯 방심하지 않고 위엄을 갖춰 정중하게 대한다면, 아랫사람도 함부로 넘보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하고 싶은 욕망을 쫓아간다면 백성들을 잘 다스릴 수 있어서 허물이 없을 것이다.
98. 호접지몽(胡蝶之夢) 나비의 꿈
호접지몽(胡蝶之夢)
<나비의 꿈>. 장자가 꿈 속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다닌 데서 유래했다. 자연과 나의 구별을 잊고 자연과 하나된 만물일체의 경지를 뜻한다. 또 인생의 덧없음을 뜻하기도 한다. 출전은《장자》 「제물론(齊物論)편」.
胡;오랑캐 호 蝶;나비 접 之;어조사 지 夢;꿈 몽
장자는 <천지는 나와 함께 태어나고, 만물은 나와 더불어 일체이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만물이 한 몸임을 주장하는만물제동 (萬物齊同)의 사상이다. 따라서 그는 모든 대립적인 것, 이를테면 옳고 그름,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가난과 부귀, 귀함과 천함, 참과 거짓 등은 만물일체의 경지에서 보면 무차별이라고 말한다. 이를 우화로 나타낸 것이 <호접지몽>이다.
옛날에 장주(莊周;장자의 이름)가 꿈에서 나비가 되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기분 내키는 대로 날아다니면서도 자신이 장주인 줄은 몰랐다. 그러다 문득 잠에서 깨보니 변함없는 장주였다. 도대체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꾼 건지, 나비가 장주가 되는 꿈을 꾼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장주와 나비는 반드시 현상에선 구분되고 있으니, 이를 소위 <사물의 변화>라고 일컫는 것이다.」
99. 화룡점정(畵龍點睛) 용 그림에 눈동자를 찍다
화룡점정(畵龍點睛)
<용 그림에 눈동자를 찍다>. 사물의 가장 핵심적인 곳을 나타낼 때, 또는 어떤 일의 마지막 끝마무리를 할 때 <화룡점정>이란 말을 쓴다. 반대로 <화룡점정이 결핍되어 있다>고 할 때는 전체적인 꼴은 갖추었지만, 가장 핵심되는 알맹이를 빼먹었다는 뜻이다. 출전은 《수형기(水衡記)》.
畵;그림 화 龍;용 용 點;점찍을 점 睛;눈동자 정
남북조 시대, 양(梁)나라의 장승요(張僧繇)는 신의 경지에 이른 그림 솜씨로 유명했다.
어느 날 그는 금릉(金陵)에 있는 안락사(安樂寺)의 주지로부터 용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사방의 벽면에 용을 그렸는데, 그 비상할 듯한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단 하나 이상한 점은 용에 눈동자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눈동자를 그려 넣으면, 용이 벽을 뚫고 날아오를 것이기 때문이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용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갑자기 우fp가 치고 번개가 번쩍이면서, 용은 벽을 걷어차고 구름을 타고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제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벽을 쳐다보니, 한 마리는 그곳에 없고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은 용만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100. 환골탈태(換骨奪胎) 뼈를 바꾸고 태를 탈바꿈하다
환골탈태(換骨奪胎)
<뼈를 바꾸고 태를 탈바꿈하다>. 원래는 도교에서 연단(煉丹)을 통해 신선이 되는 것을 말하는데, 후에 황정견(黃庭堅)이 옛사람의 시구를 본뜨는 것을 <환골(換骨)>, 그 시의 어구를 고쳐서 표현한 것을 <탈태>라 한데서 유래했다. 또 통상 용모나 차림새가 몰라보게 좋아졌을 때환골탈태했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출전은 《냉제야화(冷齊夜話)》.
換;바꿀 환 骨;뼈 골 奪;빼앗을 탈 胎;태 태
황정견이 말했다.
「시의 뜻은 다함이 없으나, 사람의 재능은 한계가 있다. 한계가 있는 재능으로 다함이 없는 뜻을 좇는 것은 도연명이나 두보라도 전부 터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시의 뜻을 바꾸지 않고 말을 만드는 것을 환골법(換骨法)이라 하고, 그 뜻을 모범으로 삼아 시구를 고쳐 표현하는 것을 탈태법(奪胎法)이라 한다.
첫댓글 이제 성어 게시도 끝나가는군요. 늘 감사합니다.
한 번에 올릴 수도 있었습니다. 다 알고있는 글이지만 읽기 편하고 불 밝혀놓고 싶어서 나누어 올려봤습니다. 이제 그 마저 끝 났습니다. 성원해 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대단히 수고 하셨습니다.열심히 탐독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우왕굳](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0724/texticon_79.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