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토요일
아내가 이번 주에 다녀갔다. 이곳에서 재배한 순무로 김치를 담고 고추를 따서 장아찌를 만들어 주고 갔다. 도토리묵을 만들어서 같이 맛있게 먹었다. 아내가 오면 좋다.
아내가 있을 때 싱크대를 옮겼다. 아내가 가고 비가 계속 오는 동안 나는 실내 변기를 새로 설치했다. 싱크대와 변기 배관도 모두 다시 해야 했다. 오늘은 가스레인지 놓을 공간을 미장했다. 시멘트가 모자라서 변기 주변과 하수구는 다음에 아내가 올 때 시멘트를 사서 미장을 마저 하려고 한다. 혼자 변기 설치하는 작업을 하는데 어지러워서 힘들었다. 이제는 작업할 때 좀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에 변기가 있지만 밤에 잠결에 소변을 보러 자주 가고 추운 겨울에 몇 발자국이라도 덜 가기 위해 실내에 변기를 설치했다. 좀 더 나이가 들 때까지 여기서 생활하고 또 이번 겨울을 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연탄난로로 겨울을 잘 지냈는데 이제는 연탄 갈기도 힘들고 해서 이번 겨울부터는 거실 난방을 전기온돌이나 전기히터로 하려고 한다. 그래서 거실을 부엌과 화장실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작게 샌드위치 판넬로 막아서 사용하려고 한다.
요즘 아침 식사는 여기서 수확한 감자로 한다. 감자 몇 개와 참치 통조림 그리고 우유를 직접 발효시킨 플레인 요구르트로 한다. 감자를 먹으면서 어떻게 땅에서 이런 것이 나올까 생각하며 하나님의 솜씨와 사람을 위한 배려에 감사하게 된다. 날이 서늘하거나 비가 올 때는 따뜻한 우동을 만들어 먹는다. 우동에 유부와 어묵 그리고 김을 넣어서 먹는다. 쇠고기를 가끔 먹었었는데 최근에는 고기 냄새가 나서 먹을 수가 없다. 곰탕 종류도 누린내가 나서 먹을 수가 없다. 어제는 비가 와서 그런지 얼큰한 생선 매운탕이나 짬뽕을 먹고 싶었다. 하지만 먹을 수가 없어서 생각만 하다가 말았다. 아내와 함께 만들어 먹던 콩 칼국수도 생각이 났다. 그래서 오늘 국수 기계를 찾아 놓았다. 내일은 작동이 되는지 시험해보고 작동되면 재료를 사다가 콩 칼국수를 만들어 놓고 먹으려고 한다. 작년에는 가지도 잘 달리고 오이도 풍성히 달렸었다. 특히 토마토가 많이 달렸었는데 올해는 모두 시원치 않다. 고추는 올해 아주 풍성히 달렸다. 작년에는 고추가 중간에 병이 들었는데 아직은 잘 달리고 있다. 아내가 오이고추를 심으라고 해서 오이고추를 심었는데 잘 자라고 잘 달려서 거의 식사 때마다 몇 개씩 된장에 찍어 먹는다. 농약은 한 방울도 뿌리지 않은 청정고추다.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폭우가 곳곳에 쏟아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임하댐과 안동댐을 3년 만에 수문을 열어서 방류한다고 안전 문자가 왔다. 손자와 댐 방류하는 것을 함께 보던 기억이 새롭다. 여기(학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렇지, 비교적 안전한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