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의 지리산 산행 (2017 2/23-2/24),
산행일: 2017 2/23-2/24
동행인: 소재림/유기동/전재철/조진경/최진/김인영 등 6명
일정:
**2017 2/23
0820 동서울 출발
1225 백무동 도착
1320 중식 후 산행 시작
-5.8K
1710 장터목 산장 도착 후 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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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8KM 3시간 50분 소요
**2017 2/24
0440 기상
0510 장터목 출발
-1.7K
0650 천왕봉 도착
0710 천왕봉 출발
-1.7K
0820 장터목 도착
0840 조식 후 장터목 출발
-5.8K
1200 백무동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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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2KM 6시간 50분 소요
1330 백무동 출발
1810 동서울 도착
정확히 한달 만이다.
이번은 무박이 아닌 1박2일의 산행이다.
잠을 못자는 심야 산행이 부담이 된다는 일부 친구들이 있어 이번은 대피소 숙박으로 진행한다.
원래는 세석에서 1박하고 그 다음날 천왕을 거쳐 백무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산방기간으로
세석 예약이 불가하여 장터목으로 숙박을 변경한다.
대피소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일몰과 일출을 함계 감상할 기회가 있다는 장점도 있다.
모처럼 대낮에 지리에 오르니 배낭은 조금 버거우나 이날은 장터목에만 도착하면 되어 한결
여유가 있다.
소지봉까지는 눈도 보이지 않고 늦겨울의 황량함의 연속이지만 백무계곡의 물살은 봄기운을
재촉하는 듯 제법 우렁차다.
망바위 인근 부터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빙판길이다.
아이젠으로는 전혀 힘을 못쓸 정도의 빙폭 수준이다. 이러한 길은 담날 천왕까지 이어진다.
전날 조금 포근한 날씨 속애 내린 비의 영향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조심해도 앞으로 뒤로 넘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나마 큰 부상은 없어 다행이다.
그럼에도 칠선계곡과 지리 주능선 부근 1500M 정도 고지엔 바람 스치는 곳곳에 갑작스런
한파속 습도 높은 구름바람으로 상고대가 만발해있다.
언뜻 보면 벗꽃이 만발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장터목애 도착하니 사방이 구름에 휩싸여 있다. 행여 제석봉까지라도 오르면 일몰을 볼 수
있을까하고 올라봤지만 하늘은 굳게 닫혀있다.
친구들이 준비한 삼겹살/김치찌게/윤기나는 백미밥에 적당한 알코올은 산상만찬이 따로없다.
저녁 8시에는 강제 소등으로 잠을 청해보지만 차가운 침상위에 모포 2장 가지곤 추위도
가시지 않는다.
난방은 되어있으나 전처럼 충분치 않다. 더하여 예전과 달리 맨바닥 침상에 익숙치 않아
이리뒤척 저리 뒤척 거의 뜬눈으로 대피소의 밤을 보낸다.
새벽 일출을 위해 조금 일찍 대피소를 나선다.
장터목의 날씨 게시판엔 현재 기온 영하 14.5도 바람은 초속 12미터의 강풍이다. 이정도면
정상엔 최소 영하 15도 이상에 체감은 영하 20도 이상은 될 것이다. 방한 마스크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나서는데도 매서운 칼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다만 전날 지리를 감싸안았던 습한 구름은 모두 걷히고 쾌청하다.
시야도 좋아 덕유능선을 포함한 주위 산경들이 선명하다.
그러나 모두 보여주진 않는다. 간밤에 낮은 습도의 강풍으로 전날의 가득찼던 상고대는 거의
볼 수 없다.
하지만 제석봉 넘어 구상나무의 푸르름과 검은 톤의 기암 그리고 강하게 꿋꿋히 버티고 있는
곳곳의 상고대 군락이 그리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천왕 일출은 이제까지 접한 일출 중 손꼽을 정도로 훌륭하다.
함께한 친구들이 있어 더욱 든든하고 즐거웠던 산행, 하산 후의 뒷풀이는 없어서는 안될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2년 전쯤 어느 술자리 모임에서 희말라야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비록 베이스 켐프까지라도 다녀왔기에 줄거리나 완성도에 관계없이 관심있게
본 영화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하여 인터넷으로 실화 내용과 영화 줄거리를 대충 확인했음에도 도중
도중 가슴이 찡한 순간들을 접한다.
나이든 탓도 있겠지만 극의 내용보다는 수년 전 ABC에서 어느 유명 산악인의 묘비 앞에
동행한 친구가 소주 한잔 올리고 같이 참배하며 울컥했던 장면이 계속 오버랩이 되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 일 것이다.
아내는 산에서 돌아오지 못한 산악인의 처자식은 어찌하라고 하며 안타까워한다.
뻔히 사지로 가는 것을 알고도 우정을 위해서 그리고 자기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위해
모든 걸 던지는 숭고한 희생정신에 감동 이상의 감동을 느낀다.
마라톤에서 극한 상황을 경험한 적은 있지만 빙벽에서 비박까지 해야하는 극한 상황과는
차원이 틀리다.
백업이 없는 상황이 진정 극한 상황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비록 희말라야의 설원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지리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순간 순간 서로 다른 그림을 보여주며 매번 스스로 발산하는 매혹적인 경관을 자아낸다.
이 날같이 날씨 복을 선사 받은 날이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첫날 망바위에서 잠시 휴식
망바위 인근에서 본 중봉 능선,
빙판길 등산로
장터목 인근의 상고대
장터목에서 제석봉에 오르며 보이는 상고대
제석봉에서 내려오며 설경 한컷 더.
친구들과 장터목 식당에서 여유있는 산상 만찬
담날 아침 새벽 제석봉에 오르며 중산리 방향으로
천왕 정상에 거의 도착하여 덕유방면으로의 여명 노을
정상 아래에서 남해 방형으로
정상 아래에서 본 지리 주능선
일출 직전의 노을이 아름답다.
천왕 일출
아래보이는 호수가 진양호
일출 직후의 재석봉
제석봉과 만복대
제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첫댓글 즐감했씁니다.
동행자가 있어 삶이 행복합니다......
멋진 사진에 명품 산행기 잘 보았네.친구들과 함께라서 더 즐겁고 행복한 산행인 것 같네.
사진찍느라고생많았소.즐거운산행 감사.오늘까지도 종아리가뻑쩍찌근허구만.
장터목대피소에화장실은비데를설치하고침상은일인용열선메트리스를깔고오르는경사길에는방부목계단을설치했으면밑에서부는찬바람에변을못보거나침상이차거워허리병이생기거나경사가가파라세번씩고꾸라지는불상사는없었을건데ᆢ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민원한번내보세ᆢᆢ설치해달라ᆢᆢㅎㅎ
악천후속에서완등하느라수고했고축하하네ᆢ^^
아이코, 탁족댓글보니 매서운 장터목 화장실이 새삼 징하네...
어째튼 친구들 덕분에 겨울지리 제데로 즐겼네... 하도 추워서 다음날 새녁 천왕 일출은 못 봤지만...
멋진 사진과 산장에서의 삼겹살 파티등... 모든것이 고맙네...
good! 세상만사 별것 있는가 이리 즐기고 살자고...........그래도 빙판길은 조심허고.....즐감!
모두들 고-맙습니다.
너른별:네. 그렇습니다. 귀국하셨는가?
무상:물론이네.
화정: 난 어퍼진 후유증이 아직이네.
탁족: 어찌 현장을 훤히 꿰뚤어 본것 같어. 지금도 딱딱한 침상 생각하면 꿀잠이네.
S.S: 동서울 양장피가 아주 좋았었네.
조대장: 알았네. 그나마 그만하길 다행이라 생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