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108) - 필라테스를 아시나요?
2년 전에 지인의 권유로 주민센터에서 개설한 필라테스 강좌를 신청하였다. 지원자가 많아 대기자로 선정되었다가 뒤늦게 합류, 생소한 분야인데다가 몸이 굳은 시니어에게는 따라하기 힘든 운동이어서 3년째에 접어든 지금도 악전고투하는 편이다. 고강도 운동이어서인지 수강자 중 상당수가 중도하차, 스스로를 다그치며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은 3년째 교습하면서도 그 실체를 제대로 체득하지 못한 것, 오늘에야 언론보도를 통하여 그 궁금증이 풀렸다. 3년을 함께 살아도 시어머니 성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속담을 떠올리며.
주민센터의 필라테스 교습장면
궁금증을 풀어준 보도내용(필라테스는 젊은 여성들 운동? 시니어들 균형 잡는 데 좋아)은 이렇다.
‘요즘 어딜 가나 필라테스 라는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필라테스는 독일인 요제프 필라테스(Joshep Pilates, 1883~1967)가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포로수용소에서 수감자들에게 수용소 내 침대·스프링 등을 이용한 체조를 가르친 데서 유래했다. 자세 교정과 재활에 뛰어난 효과를 확인한 필라테스는 미국으로 건너가 무용·요가·명상 등을 이 운동법에 접목해 조절학(Contrology)이라 명명했고, 후대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따 필라테스라고 불렀다.
미국에서 크게 성행한 필라테스는 미국에 유학한 무용가 등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2003년 3개 외국 브랜드가 동시에 들어왔고, 지도자들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2004년 유명백화점 문화센터에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이라는 강좌가 개설되면서 필라테스 대중화의 첫 걸음을 뗐다. 20여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국내 필라테스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현재 1236개의 필라테스 민간자격 조직(학원·교습소·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다. 필라테스는 체형 교정, 다이어트, 코어근육 강화, 부상 후 재활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고,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이 필라테스를 하는 장면이 TV와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급속 확산에 따른 역효과도 만만찮다. 관련 단체가 난립해 있고, 국가 공인이 아닌 사설 자격증이 남발되면서 강사의 질이 천차만별이다.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충분히 받지 못한 강사로부터 잘못된 동작을 배우면 오히려 몸이 망가질 수도 있다.
이에 국내 필라테스 단체들이 힘을 합쳐 통일된 규칙과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처음으로 전국 단위 대회도 개최한다. 7월 13일 서울 국민대에서 열리는 ‘제1회 K-필라테스 콘테스트(주최 한국평생스포츠코칭협회)’는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과 한국필라테스연맹이 공동 주관하며 대한요가회, ㈜모션케어컴퍼니가 후원한다. 개인·듀엣·단체로 나눠 3~5분간 음악에 맞춰 참가자들이 창작한 필라테스 동작을 시연하고 예술성·정확도·기술성 등을 심사받는다.
K-필라테스 콘테스트 대회장이자 발레를 전공한 윤숙향 교수는 ‘필라테스가 몸을 예쁘게 만들어 주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반면에 어렵고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젊은 여성들이 하는 운동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필라테스는 오히려 몸이 뻣뻣한 남성이나 몸의 균형을 잃기 쉬운 시니어들에게 좋은 운동’이라고 말한다. 필라테스가 생전에 강조한 게 ‘육체와 정신의 균형’이었고, 따라서 느리고 깊은 호흡을 중요시한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한 방울의 공기도 남아 있지 않게 빨래를 쥐어짜듯이 빼내라. 그래야 신선한 공기가 들어가서 우리 몸을 서큘레이션(순환)시켜 준다.’ 필라테스가 남긴 말이다.(중앙일보 2024. 6. 8 ‘필라테스는 젊은 여성들 운동? 시니어들 균형 잡는 데 좋아’에서)
방송인 서정희씨(오른쪽)가 서울 성수동 ‘ 자이로토닉 에코’에서 윤숙향 교수의 지도로 필라테스 동작을 연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