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어제지만 아직 안 자니까 오늘로 할게) 가족들이랑 낚시를 갔었어
갑오징어랑 쭈꾸미 엄청 많이 잡았는데 해산물 좋아하는 준성이도 주고싶네 이런 것들도 좋아하려나?
흐린 하늘과 바다, 출항 준비 중인 배들, 프린스호, 갑오징어회
서해에 동동 떠있을때 준성이가 프롬에 왔는데 전화도 잘 안 터지는 상태라 노래를 함께 들을 수 없었어
이제서야 듣고 있는데 죽음같은 이별의 노래였구나
'오늘이 지나면' 더이상 볼 수 없고 함께 할 수도 없고 추억을 나눌 수도 없고 누군가의 존재를 서서히 잊어야 하는 그런 죽음같은 이별
뭉크의 이별이라는 작품 알아?
그 그림을 보면 아마도 뭉크의 연인이었을 여인이 등을 돌린 채 멀어지고 있고
뭉크는 피 흘리는 심장을 움켜쥐고 고개 숙이고 있거든
김사랑의 Feeling 이라는 곡에 죽음같은 너와의 이별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래서인지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때 뭉크의 이별이 떠올랐어
사랑이라는게 -준성이가 어떤 사랑을 해봤고 하게될지는 모르겠지만-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거든
노래하는 목소리를 잃더라도 두 다리로 그가 사는 세상을 걷고 싶은 사랑도 있고
한 명은 머리카락을 팔아서 시계줄을 사고, 한 명은 시계를 팔아서 머리핀을 사는 그런 사랑도 있고
함께한 모든 시간을 잊게되더라도 그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사랑도 있지만
현실의 많은 사랑은 어긋나고 퇴색되어 바스라져
2.
새벽 낚시가려면 시간이 애매하니까 밤새고 오후부터 자려고 밤에 이것저것 보다가 고스트나인 최준성을 검색해봤어
그러다 예전 팬싸 영상을 보게되었는데
21년 6월의 준성이도
21년 11월의 준성이도
22년 4월의 준성이도
모두 한결같이 활짝 웃고있더라 ^♡^
언젠가 준성이가 라방에서 그런 얘기 했었잖아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마음을 갖고 해야한다'고.
네가 한 그 말이 너에겐 그냥 말이 아니라 약속이고 생활이고 네 진심이라는 걸 거기서 또 발견한 것 같아서 넘 고맙고 예뻤어
한결같이 '고스티랑 만나서 정말 좋다 행복하다'고 표현하는 것 같은 네 미소에 감동받았어
한결같은 사람이 되기도 어렵고
말한 걸 지키며 살기도 어려운데
너는 어쩜 이렇게 대단하고도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어떤 힘의 원천이 너를 이렇게 굳건하게 하는건지
어떻게 이처럼 한결같이 빛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3.
배에 떠있는 동안 노래를 들을 수 없어서 11시간동안 계속 네가 예전에 불러준 '다정히 내 이름을 부르면'을 흥얼거렸어
네가 짧게 불러준 그 곡이 너무 좋아서 요즘 원곡과 준성이 목소리로 계속 듣고 있었거든
'다정히 내 이름을 부르면 내 마음이 녹아내려 언제나
나 하날 위해 준비된 선물 같아 널 안으면'
여기까지 불러줬잖아
그런데 언젠간 너의 목소리로 노래의 마지막까지 듣고 싶어
'잠들지 않는 바다 위를 너와 함께 걷는 것 같아
하늘 아래 너와 나'
이거 준성이가 5월에 불러준건데 요즘 왜이렇게 좋은가했더니 가을노래여서 그런가봐
노래가 21년 10월 18일에 나왔고
가을 바다, 10월, 코스모스 이런 가사가 있네
4.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기적같은 일이라는데
내겐 너무나 당연한 '팬이 가수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가수가 팬을 사랑'한다는 걸 항상 느끼게 해주어서 고마워
🩵🍭❤
덧)
아, 그리고 네가 추천한 책 주문함
근데 왜 에곤 쉴레가 표지에 있는거지?
아무튼 잘 읽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