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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탑을 줍다
갈색 가을, 샹송의 계절에
비 가는 소리
곡선으로 살으리랏다
내가 나의 감옥이다
나이가 수상하다
나는 가장 아프단다
침묵하는 연습
가랑잎
물오징어를 다듬다가
바다에서 바다를 못 읽다
송년에 즈음하면
나는 늘 기다린다
자격
희망을 줄여서 불행감도 줄이자
주소가 없다
미소론
포스트모던한 이별식
있는 내가 없어지는 서울
이어도를 찾아서
입 없는 돌
물공 몸
선녀의 선택
말의 잠을 위하여
심야의 피크닉
눈 밖에 나다
야호(夜好)
주생전 (酒生前)
간고등어 한 손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던져라
빨래꽃
나의 천국은
가까워서 머나먼
물고기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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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탑을 줍다
고개 떨구고 걷다가 다보탑(多寶塔)을 주웠다
국보 20호를 줍는 횡재를 했다
석존(釋尊)이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
땅 속에서 솟아나 찬탄했다는 다보탑을
두 발 닿은 여기가 영취산인가
어깨 치고 지나간 행인 중에 석존이 계셨는가
고개를 떨구면 세상은 아무데나 불국정토 되는가
정신차려 다시 보면 빼알간 구리동전
꺾어진 목고개로 주저앉고 싶은 때는
쓸모 있는 듯 쓸모없는 10원짜리
그렇게 살아왔다는가 그렇게 살아가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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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가을, 샹송의 계절에
세상도 갈색으로 마음 고쳐 먹는 가을
원경에서 근경으로 젖은 바람 불어온다
함께 걸어도 혼자가 되는
갈색 목소리가
외로움의 키가 몸보다 커서, 늘 목이 잠겼던, 목쉰 고독
이 혼자 부르는, 플라타너스 잎잎을 갈색으로 적시다가,
발걸음도 발자국도 다갈색으로 적신다, 바람도 빗줄기도
목이 메이어, 다갈색 골목을 진갈색으로 따라와, 앞장도
서고 나란히도 걸으면서,낙엽보다 낙엽답게 다저녁을
밝힌다, 불빛보다 서럽게 저 혼자서 흐느낀다, 밟히는 낙
엽 소리 젖은 촉감까지
다갈색과 진갈색을 섞바꾸는 키 작은 여자의
죽어서도 외로워
잠긴 목이 안 풀린 에디뜨 삐아프의.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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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가는 소리
비 가는 소리에 잠 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 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의 음정(音程)
밤비에도 못다 씻긴 희뿌연 어둠으로, 아쉬움과 섭섭
함이 뒤축 끌며 따라가는 소리, 괜히 뒤돌아보는 실루
엣, 수묵으로 번지는 뒷모습의 가고 있는 밤비 소리,이
밤이 새기 전에 돌아가야만 하는 모양이다
가는 소리 들리니 왔던 게 틀림없지
밤비뿐이랴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오는 줄은 몰랐다가 갈 때 겨우 알아차리는
어느새 가는 소리가 더 듣긴다
왔던 것은 가고야 말지
시절도 밤비도 사람도........죄다.
시집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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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으로 살으리랏다
..점(点)과 점 사이의 최단거리를 마다하고
..점과 점 사이를 최장 거리로 살으리랏다
..옆길로는 옆걸음질, 뒷길로는 뒷길음질, 오르막엔 솟
구치고, 내리막선 내리꽂히며, 제자리선 비틀거리며, 오
른켠으로 오그라들고, 왼켠으로 외돌다가, 기슭에선 휘
돌고, 소여울에선 소용돌이 치고, 절벽에선 꼬꾸라지며,
검은 세상 어디든 신호를 보내는 반딧불이처럼, 어설프
게 미안해하며, 객쩍게 혼자 웃을란다
..예측불허의 방향에 스스로도 가슴 죄며, 마음 가는대
로 방향은 틀어져, 걷다가 뛰고 뛰다가 걸으며, 정할
곳 없는 전방위(全方位)가 향방이라, 무당 손의 신장 대같
이, 서낭신의 마음꼴대로 살으리 살으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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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감옥이다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시집 ; 다도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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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수상하다
치아가 편치 않다
나이가 들쑤신다
아아주 옛적에는 떡이나 과일을 깨물어
치아 자국으로 임금을 뽑았다니
이가 좋아야 임금이 될 수 있어
잇금이다가 이사금이다가 임금이라 불렀다니*
나이도 나의 치아, '나의 이'의 줄임말 아닐거나
나이[年齡]라는 한자에 이 치(齒)를 넣은 중국인들도
'나의 이' '내 이'를 나이로 기준 삼아
연령을 뜻했는가
사과 한쪽을 집으려다 얼른 주춤한다
보기만 해도 시리고 저린 나이
치과 한번 간 적 없는 나의 이가 쑤신다
정말 이젠 낡은 나이인가.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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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아프단다
나는 늘 사람이 아팠다
나는 늘 세상이 아팠다
아프고 아파서
X-ray, MRI, 내시경 등등으로 정밀진단을 받았더니
내 안에서도 내 밖에서도 내게는, 나 하나가 너무 크단
다, 나 하나가 너무 무겁단다
나는 늘, 내가 너무 크고 너무 무거워서, 잘못 아프고
잘못 앓는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피멍들게 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대적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사랑한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나를 망쳐준 누가 없단다
나말고 나만큼 내 세상을 배반한 누가 없단다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단다.
다보탑을 줍다 (창작과비평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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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는 연습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 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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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모르겠다
내사 모르겠다
눈 딱 감고 송두리째
내던지고 싶은 맘일까
가을나무는
제 몸 제맘대로 어찌 못하는
멍이 드는 가을잎
잎지는 가을나무를 보면
낭떠러지 저 아래
나 모르는 세상으로
뛰어 내리고만 싶어질 뿐
손 털고 일어서
바람에 내어맡기고
어디로든 멀리 사라지고만 싶어질 뿐.
시집 ; 달빛에 젖은 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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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징어를 다듬다가
네 가슴도 먹장인 줄 미처 몰랐구나
무골호인(無骨好人)너도 오죽했으면
꼴리고 뒤틀리던 오장육부가 썩어 문드러진
검은 피 한 주머니만 껴안고 살다 잡혔으랴
바닷속 거기도 세상인 바에야
왜 아니 먹장가슴이었겠느냐
나도 먹장가슴이란다
연체동물이란다
간도 쓸개도 배알도 뺏골마저도 다 빼어주고
목숨 하나 가까스로 부지해왔단다
목고개 오그려 쪼그려
눈알조차 숨겨 감추고
눈먼 듯이, 귀먹은 듯이,입도 없는 벙어린 듯이
이 눈치 저 코치로
냉혹한 살얼음판을 어찌저찌 헤엄쳐왔단다
비늘옷 한벌 없는 알몸으로 너도, 나와 다름아
니다. 남의 옷 한가지 탐낸 적 없이 맨몸으로 살았던 너
의 추위 너의 서러움을 나도 안다, 알고 있는 우리끼리
이렇게 마주친 희극적 비극의 비극적 우연도, 어느 생애
지어 쌓은 죄갚음이라 할 건가.
시집 ;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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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바다를 못 읽다
바다에 와서 바다를 읽어봤다, 바다의, 망망함을 물빛
을 물비늘을 깊이를 수평선을 파도를 해일을.....,물의
변신 물의 언어를, 물에 쓰이는 상형문자를, 해독할 수
없는 태초의 말씀을, 방대한 바이블을
태초의 언어로 된 태초의 경전
창조신의 말씀책을
알아 못 듣는 목소리로 갈매기가 읽고 가도
알아 못 듣는 목청으로 바람이 읽고 가도
나의 문맹(文盲)은
어느 구절에다 붉은 줄을 그어야 할지
어느 페이지를 접어두고
어느 대목을 괄호쳐둘지 몰라
바다에 와서 바다는 못 읽어도,내가 알아낸 건,바다야
말로 하늘이라고,하늘이기 때문에 읽어내지 못한다고,
밤이 되자 바다는 달과 별무리 찬란한 하늘이었으니,아
무리 올라가도 하늘밑일 뿐이던 그 높이가, 눈 아래 두
발 아래 내려와 펼쳤다니,가장 낮은 데가 가장 높은 곳
이라는, 어렴풋한 짐작 하나 겨우 얻은 것 같다.
시집 ; 다보탑을 줍다(창비.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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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에 즈음하면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 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덤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 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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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기다린다
늦은 밤 늦은 귀가를 기다리며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다가
아이들이 돌아온 다음에도 여전히 기다린다
늦지 않는 밤에도 기다리는 나는
나의 귀가도 기다리는 줄 몰랐다
나는 나를, 너무 자주, 너무 멀리, 너무 오래 떠나가서,
늦은 나의 귀가를, 너무 먼 나의 귀갓길을, 돌아오지 않
는 나를, 날마다 기다리고 기다려왔다
나는 어딜 가서 무얼 하느라고 늘 늦도록 돌아오지 않
는가, 나를 기다리게 하는 나는, 언제부터 무슨 까닭으로
나를 떠나가서 이렇게 기다리고 기다리게 할가
내가 부재하는 어디에도 기다리는 내가 있다, 도대체
나는 어떤 나를 기다리느라, 대문간 골목길 정류장마다
그림자를 걸어두고 귀를 열어둔 채, 안절부절 서성거리
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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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초가을 햇살웃음 잘 웃는 사람, 민들레 홀씨 바람 타듯이, 생활은
품앗이로 마지못해 이어져도, 날개옷을 훔치려 선녀를 기다리는 사람,
슬픔 익는 지붕마다 흥건한 달빛 표정으로 열이레 밤하늘을 닮은 사람,
모습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사랑하기에
너무 작은 자신을 슬퍼하는 사람,
모든 목숨은 아무리 하찮아도 제게 알맞은 이름과 사연을 지니게
마련인 줄 아는 사람, 세상사 모두는 순리 아닌 게 없다고 믿는 사람,
몇 해 더 살아도 덜 살아도 결국에는 잃는 것 얻는 것에 별차이 없는
줄을 아는 사람, 감동 받지 못하는 시 한 편도 희고 붉은 피톨 섞인
눈물로 쓰인 줄을 아는 사람,
커다란 것의 근원일수록 작다고 믿어 작은 것을 아끼는 사람,
인생에 대한 모든 질문도 해답도 자기 자신에게 던져서 받아 내는 사람,
자유로워지려고 덜 가지려 애쓰는 사람,
맨살에서 늘 시골집 저녁 연기 내음이 나는 사람,
모름지기 이런 사람이야말로 연인 삼을 만하다 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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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줄여서 불행감도 줄이자
나이도 가졌고 지병도 가졌고,비교하기 따라서는 가
난도 필요한 만큼은,져야 할 책임도 아직 많이 가졌는
데,가진 것이 많은 나를 왜 뒤쫓을까 희망은,장 발장을
추적하는 자베르 경사처럼,그가 설핏하면 나는 그만 불
행해져
내 힘에는 늘 과적이고 과부하량이라
쓸 만하게 굴러가는 생활의 바퀴는 펑크가 나고
자족(自足)의 브레이크도 파열되고 마는데
군침 도는 밤처럼,달디단 낮잠처럼,성남시 모란시
장의 야바위꾼처럼,유혹을 쉬지 않는 고질병,어느새 과
식해서 과체중을 더 보태는, 희망을 덜어내어 불행감을
줄이자,희망을 줄이는 게 희망인 나의 오오랜 희망 희
망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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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가 없다
주어에도 있지 않고
목적어에도 없다
행간에 떨어진 이삭 같은 낟알 같은, 떨군 채 흘린 줄도
모르는, 알면서도 주워담고 싶지 않은, 그런 홀대를 누리
는 자유로움으로, 어떤 틀에도 어떤 어휘에도 담기지 못
하고, 어떤 문맥 어떤 꾸러미에도 꿰어지지 않는, 무존재
로 존재하며
시간 안에 갇혀서도
시간 밖을 꿈꾸느라
바람이 현주소다
허공이 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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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론
국보 제78호
삼국시대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한장 사진만으로도
새 정토(淨土)이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아름다운 극치
극치의 신비 신비로운 절대
이 미소 이상은 모두가 게거품질이고
이 미소 이하는 모두가 딸꾹질이다
안면근육경련이다.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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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한 이별식
가볍게 몇걸음 옮기다 돌아서더니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한다는 말이
다달이 한두 번씩은 어렵겠지만
라디오 FM에서도 괜찮은 음악을 들어보게 되듯이
마음 내키면 마땅한 때를 골라
바람도 쐬듯 그렇게 바람소리 같더라도
사소한 소식이라도
아릿하지만 알음알음으로라도 건네주고 받자고
자발없는 부탁일지 모른다고 윙크까지 곁들이고는
차에 오르더니 다시 내다보며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고쳐서는
타다 남은 심지에
파란 불꽃 다시 켜질지 모르지 않느냔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궂은 비 하늘에다 무슨 고함 발악
질 악다구니라도 내지르고 싶었다, 프리모던(premodern)
이 더 인간적이라고.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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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내가 없어지는 서울
특별시민들이 문맹인지 글자 아닌 삼색신호가 호령하
는 수도 서울 세종로 네거리에서, 세종 임금님과 집현전
학사들께 그지없이 죄송스러워지며, 신호가 심보를 바꾸
기를 기다리는 동안, 소음도 익을 대로 익어 고요가 되었
는지, 갑자기 쥐 죽은 듯 적막해지면서, 온 세상이 깜짝
없어져버렸다
뎅그마니 나만 보였다, 내 눈으로 나만을 대면해야 하
다니 얼마나 놀랍고 민망스러운가, 어쩔 줄 모르다가 두
눈을 떠봤다, 갑자기 홍수가 왜장치며 달려들었다, 봉두
난발한 세상이 달려들었다, 흔적 없이 사라진 것은 나 혼
자뿐이었다, 내가 통째로 없어져버렸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내가 없어져야 내 마음이 편하다면 남들이야 오죽하랴
둘러보니 누구도 나를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있어도 없는 나는 나한테만 있었구나
내가 없는 세종로를
없는 내가 편안한 걸음으로 천천히 건너갔다
신호가 바뀌어도 뛰어갈 필요가 없어졌다.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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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를 찾아서
두 눈 부릅뜬 돌하르방이
절대로 없다 해도 반드시 있는
사강의 고독과, 까뮈의 실존이, 바람의 목소리와 파도
의 흰 비늘로 기다리고, 있는 섬 이어도(以語島)는, 지도
없어서 없다고 할 뿐인, 그림으로써 더욱 현실적인 섬인,
그림으로써 더욱 목마른 섬인
고독한 실존으로 증명되는
고독한 언어가 귀뜸해주는
이어도(耳語島)를 찾아서 이어도(以語島)로 가자고
비린 내음 짠 바람이 머리채를 나꿔챈다.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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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없는 돌
돌은 입이 없어 먹이사슬에서 벗어난 줄 알았는데, 아
득한 저 시대에는 돌도 입을 가져 먹고 살았는가, 돌이
먹어 삼킨 수억만년 전의 동식물들이, 소화도 되지 못한
채 미라가 되어, 박물관에 모여 있었다
입을 가진 돌은 아직도 먹어야 사는가, 전시장 수석(壽
石)에는 먹어온 천둥과 번개 강물과 바닷물, 달과 별빛하
며 눈 서리와 비 안개가 보인다, 물과 바람과 짐승의 소
리까지, 더러는 소화되고 더러는 변형된 채 훤히 내비친
다 얼비친다
온몸으로 삼켜 먹고도, 태연하게 입을 감춘 돌, 보리매
미 울음조차 핥아 빨아 마시고, 시침 때며 살찐 돌에 자
욱진 문양(紋樣), 돌의 몸 돌의 색깔도 그의 식욕이었다,
고요는 아니었다.
다보탑을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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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공 몸
죽은 나무 군데군데 젖어 있어, 들여다보니 새 촉이 트
고 있다.어린 촉마다 이마꼭지에 제 몸만한 물방울을 이
고 있다,눈물의 힘인가
손 뻗치면 닿을 앞뒷안 사이,계곡물 울어,어떤 재회
가 희망되는가,철 따라 눈비 쏟아지고 무지개 뜨고 마른
번개도 쳐,끝난 우리사이,다음을 기대하면 오해가 되
는가,눈물의 힘을 믿으면 안되는가
지구도3/2가 물인 수구(水球),거대한 눈물바다를 다
섯 개나 품었으니,여기 몸 붙인 사람도 양수(洋水)라는
눈물에서 태어난 눈물의 힘으로 살며,눈물의 의미를 새
겨 곱씹는 작은 물공(小水球) 왜 아니랴,제 몸만큼 눈물
쏟아 싹 틔운 목숨 왜 아니랴
눈으로 흘러야만 눈물은 아니라고
뼈가 녹아 살아 녹아 물이 된 모든 물은 다 눈물이라고
눈물 없이 태어난 목숨은 없다고,사랑도 시도 눈물의
자식들
우리 몸의 70% 이상의 눈물,물주머니 물탱크라고
삶만큼 크고 깊은 저수지 댐이라고
수력발전소를 세우라고
새싹들 아우성치며 푸르러가는 봄 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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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의 선택
-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고쳐 쓰다
착하다고 믿었던 남편이 날개옷을 내놓자 기가 막혔지
요, 우리가 정녕 부부였다니? 내 남편이 선녀들의 벗은
몸을 훔쳐본 치한이었다니? 끓어오르는 경멸감과 배신
감에, 날개옷을 떨쳐입고 두 아이를 안고 날개 쳐 올랐
지요, 털끝만치도 미안하긴커녕 억울하고 분할 뿐이었
지요
오오 그리운 내 고향! 가슴도 머리도 쿵쾅거렸지요, 큰
애가 아빤 왜 아니 오느냐고 하자, 비로소 정신이 났지
요, 애들이 제 아빠를 그리워한다면? 천륜(天倫)을 갈라
놓을 권리가 내게 있는가? 아쉬우면 취하고 소용없어지
면 버려도 되는 게 남편인가? 우리 셋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옥황상제님도 잘했다고 하실까? 글썽이는 아
이들의 눈을 보자, 탱천했던 분노도 맥이 빠지고......
아궁이에서 활활 타는 날개옷을 바라보니, 뜻 모를 눈
물이 흘러내렸지만, 분명 나는 웃고 있었지요, 내 하늘은
이 오두막이야, 우리집이야, 마당 쪽에서 아이들 웃음소
리가 까르르 밀려왔지요.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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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잠을 위하여
어떤 자장가도 부르지 마라
쉴새없이 쏟아지는 소음이 되지 말고
이산 저산 돌돌아가며 한생애 메아리칠
한마디로 태어나도록
깊은 단잠 오래오래 누려 재우고 싶어
잠을 자야 힘이 크는 말(言)을 위하여,
입천장에 거미줄 자욱하도록 길게 자거라,
동면(冬眠)으로 독을 키우는 독사처럼,
나방으로 날기 위해 날잠 자는 번데기처럼,
백년 잠을 깊이 잔 숲속의 공주처럼,
왕자까지 불러들인 그 마술의 잠을 빌려
한 백년 만에 깨어나면,
빈 귀에 메아리칠 절명(絶命)의 단발마 같은,
못 잊을 한마디로 태어날 수 있을까,
입과 손이 침묵의 집,
고요의 집이 된다면 적막의 집이 된다면.
다보탑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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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피크닉
밤중 같은 그림 속으로 피크닉을 갔다
모딜리아니의 그림 속 귀 검은 여자가, 목고개 삐뚜름
꺾은 여자가,얼굴이 길고 눈이 큰 여자가,어둡고 어두
워서 깊푸른 여자가, 별그늘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한때의 별들이 풀밭으로 내려와 몸악기를 타주었다
햇볕에도 피지 않던 귀머거리 풀들이 반뜩반뜩 꽃 피
었다
그 바람에 밤중같이 귀먹은 그 여자의 귀도 꽃 피었다
별그늘에 앉아서 꽃 피고 싶은 밤은
모딜리아니의 그림 속으로 피크닉을 간다
젊디젊어서 캄캄한 나는
그녀와 둘이 아닌 하나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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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밖에 나다
사람한테서 신(神)적인 것이 저절로 생겨나 잘도 발효
되던 입원실, 초고층 창턱에서 나는 내 속으로 뛰어들고
말았고, 고치 속 번데기는 문을 닫아걸었고, 나 밖의 세
계는 타인들의 것, 머나먼 외계, 가상의 세계일 뿐
내 속에서 내 손으로 문들 닫아걸자, 내가 없어져버렸
고, 나는 벌써 내 눈 밖에 나 있었고, 침묵의 노크 소리만
안타깝게 들려왔고
갑자기 눈이 환해졌고, 어느새 세상이 내 눈 밖으로 뛰
쳐나가버렸고, 누고 싸고 뀌는 가장 동물스런 동물 중 하
나에 불과하다고, 제 발로 떠난 세상, 한번도 눈에 차지
않던 세상이
들으면 소리가 되고, 바라보면 빛깔과 모양이 되던, 잠
결에도 눈에 밟히던 세상이, 나를 제 눈 밖에 내던져버린
것이고, 없어진 내가 너무 그리워졌고, 한번도 내 눈에
차지 못한 내가, 오직 하나뿐인 내가 되어, 우주보다 크
고 무거워졌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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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夜好)
밤에 눈뜬다
귀도 열린다
기질로나 체질로도 나는 밤이다
어둠에 생기 도는 밤의 종족이다
캄캄 밤하늘이 어머니였다, 현현(玄玄)한 먹빛, 문자향
아늑한 밤하늘은
어머니가 읽어주는 동화책이었다, 두 눈에 모나리자의
미소가 서린 어머니의 자장가였다, 사람이 노래를 부르
지 않고, 노래가 사람을 부르는 오페라, 슬퍼서 감미로운
무궁한 이야기의 음악궁전이었다
별떼 쏟아지는 소리가 시끄러워
한숨도 못 잔 어머니의 목청으로
낮은 음자리로 내려앉는 소리, 음(音)
꼬리 긴 유성 몇개나 나를 향해 돌진해왔다
내일 밤쯤 도착할 8음계 중 어디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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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생전 (酒生前)
기다리지 마라
단잠은 먼길을 떠났고
독서도 독경도 외박중이다
오늘밤
내 잔을 받아라
나는 길이로되 외길이요 지름길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서는 아무도 단잠을 따라잡을 수
없느니
다시 이르기를,
이는 내 독 중의 맹독이니 들어 마시거라
마실수록 초고속으로
숙면의 터미널에 도착하리니
첫닭이 울기 전에 충분하리라
주(酒)의 간곡한 충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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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고등어 한 손
아무리 신선한 어물전이라도
한물간 비린내가 먼저 마중 나온다
한물간 생은 서로를 느껴 알지
죽은 자의 세상도 물간 비린내는 풍기게 마련
한마리씩 줄 지은 꽁치 옆에 짝지어 누운 간고등어
껴안고 껴안긴 채 아무렇지도 않다
오랜 세월을 서로가 이별을 염려해온 듯
쩔어든 불안이 배어 올라가 푸르러야 할 등줄기까지
뇌오랗다
변색될수록 맞들여져 간간 짭조롬 제 맛 난다니
함께한 세월이 길수록 풋내 나던 비린 생은
서로를 길들여 한가지로 맛나는가
안동 간고등어요
안동은 가본 적 없어도 평안 안(安)자에 끌리는지
때로는 변색도 희망도 되는지
등푸른 시절부터 서로에게 맞추다가 뇌오랗게 변색되면
둘이서도 둘인 줄 모르는
한 손으로 팔리는 간고등어 한쌍을 골라든
은발 내외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반백의 주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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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던져라
아비도 할아비도 증·고조 할아비들도, 바다로 살아온
뱃사람들이었으니, 갈릴레아는 바다 이상 그 바다 어부
들이었느니, 찝찌름한 소금물의 혈통대로 갯내음 비린,
시몬 바요나, 그가 바로 갈릴레아 바다이던 큰 어부도
너무 잘 알면 너무 모르게 되는가
그것이 제 자신일 때는 더욱 그러한가
누구에게나 있으리라
찾아내지 못할 뿐
한 생애 헛탕치고 나서야 마지막 그물을 던져볼 거기
진짜배기 횡재가 기다리는
바다만한 상처 하나 찾아내야 한다
더 깊은 상처도 만들어야 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
만 가는, 단 한번만으로 운명을 바꿔주는, 다칠까봐 손해
볼까봐 계산부터 먼저 하는, 지레 겁먹고 엄살떨며 도사
리던 숙맥일수록, 목숨을 결단낼 상처 하나 키워야 한다,
세상보다 깊고 큰, 목숨보다 오래가는 깊푸른 상처에다,
혼신으로 그물질을 해야 한다고, 성소가 세워질 반석이
된다고, 힘줘 일러주는 루가 선생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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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꽃
이 마을도 비었습니다
국도에서 지방도로 접어들어도 호젓하지 않았습니다
폐교된 분교를 지나도 빈 마을이 띄엄띄엄 추웠습니다
그러다가 빨래 널린 어느 집은 생가(生家)보다 반가웠
습니다
빨랫줄에 줄 타던 옷가지들이 담 너머로 윙크했습니다
초겨울 다저녁 때에도 초봄처럼 따뜻했습니다
꽃보다 꽃다운 빨래꽃이었습니다
꽃보다 향기로운 사람냄새가 풍겼습니다
어디선가 금방 개 짖는 소리도 들린 듯했습니다
온 마음이 꽃밭이었습니다
골목길에 설핏 빨래 입은 사람들은 더욱 꽃이었습니다
사람보다 기막힌 꽃이 어디 또 있습니까
지나와놓고도 목고개는 자꾸만 뒤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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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국은
나의 천국은
밤하늘일 게다, 바윗돌 속일 게다, 블랙홀일 게다
까마득한 도착지는 깜깜함뿐일 게다
나의 천국은
너무너무 외로워서 귀신도 못 사는 태평양 한복판, 두
발도 용납 못할 방울섬일 게다, 있어본 적 없어 없는 섬
일 게다, 호이야 호이야~ 목소리만 살면서 울리다가 꾀
이다가 나꿔채는 바람의 손일 게다, 몇억 광년을 달려오
고 있을 어느 별의 조각일 게다, 북극의 극점(極點), 녹아
서 사라지고 있는 빙산일 게다
바보 멍청이로 살아온, 나의 빛과 어둠과 추위와 더위
와 갈증과 포만과 갈망과 변덕‥‥‥의, 아흔아홉 가지 모
양과 색깔에 안성맞춤인 나의 천국은, 세상의 지식이 못
닿는, 세상에는 한 번도 있어본 적 없는 나라, 있는 곳엔
없고 없는 곳에만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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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서 머나먼
번번이 내리고 싶었던 정거장이었다
반드시 내려야 할 것 같은 그런 역이었다
내려서 손차양 얹고 바라다보면
뭔가 모를 뭔가가 알아질 성싶어서
타이르다 강요하는 정거장을 지나칠 때마다
멀리는 고사하고 더 가깝게 보려고 돋보기를 끼다 마
주치는
낯익은, 낯선 숙적의 무리 에워싼 인민재판장에서
팔뚝춤과 삿대질로 질타하는 조목조목의 목록에서
빠진 사항까지 보태주고 싶어지고
그러느라 더 멀리 지나와 아닌 역에 내려서면
되돌아가 빌고 싶어지는 머나머언
가까워서 한번도 못 내린 머나머언
망원역(望源驛)
신(神)이 계신 그곳이 서울에도 있다면, 필시 망원역에
내려야만 찾아갈 수 있을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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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언젯적부터 신의 사제였을라요
쪽수도 깊이도 짚어낼 수 없는
신의 말씀책 속을 헤엄치는 저이들은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가르침을 따라서, 순교 없는 시대를 순교적으
로 살면서, 잘못을 지을까봐 손과 발을 돌려드리고, 혓바
닥과 목소리도 돌려 바치고, 입 하나로 겨우겨우 연명하
며, 말씀만으로도 배부를 수 있는 청빈의 저이들은
태어나 처음 입은 배내옷을
그 한벌을 평생 입고 살다가
그 옷 그대로를 수의로 입고 죽는
저 청빈의 사제들 청빈의 수도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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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프로필.
1941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부ㅡ유익희, 모ㅡ권무원의 첫딸)
1954년 경북 안동군 임동면 중평리 소재 임동초등학교 졸업
1957년 충남 대전여자중학교 졸업
1961년 충남 대전호수돈여자고등학교 졸업
1965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졸업
1965~67년 경남 마산제일여자중고등학교 교사
1967~68년 대전호수돈여자중고등학교 교사
1968~70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심리연구실 연구원
1970년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심리학과 졸업
1970년 서울대학교 교육대학원 유급조교 및 서울사대 음대 강사
1972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1976년 미국 프로리다 주립대학교 대학원 졸업(박사학위 취득)
성신여대 단국대 이화여대 강사
1979~81년 단국대 교수
1981~현재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교수
1965년 3월~1967년 10월 故 박목월 시인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달」,
「별」, 「위로」로 3회 추천 완료로 시단에 등단
1970년 동인지 여류시에 참여
1970년 첫 시집 『달하』 (조광출판사)
1973년 시집 『절망시편』 (노벨문학사)
1976년 시집 『물로 바람으로』 (심상사)
1978년 시집 『날개옷』 (문학예술사)
1980년 동인 결성 동인지 『문채』 10집까지 발간
1980년 시집 『그리스도, 옛애인』 (심상사)
1985년 시집 『달빛에 젖은 가락』 (예전사)
1985년 수필집 『우리를 영원케 하는 것은』 (현대문학사)
1986년 시조집 『지는 꽃을 보며』 (어문각)
1987년 시집 『영원한 느낌표』 (현대문학사)
1987년 수필집 『그리운 말 한마디』 (고려원)
1987년 시선집 『꿈꾸는 손금』 (현대문학사)
1988년 시선집 『멀리있기』 (혜원출판사)
1989년 시선집 『남산길』 (자유문학사)
『나그네 달빛』 (신원문화사)
『풍각쟁이 춤』 (문학사상사)
『문학사상』에 자전에세이 「내영혼의 상처를 찾아
서」를 연재 후 단행본으로 출간
1990년 시집 『월령가 쑥대머리』 (문학사상사)
시선집 『그리움을 위하여』 (자유문학사)
1991년 수필집 『한국여성:우리는 누구인가 상·하』 (자유문학사)
한국대표시인 시선집, 『빈가슴을 채울 한마디』 (미래사)
『문학사상』에 민속서사시(장편소설) 「바람꽃은 시들지 않
는다」를 연재 후 단행본으로 출간
1992년 『계간문예』에 민속서사시(장편소설) 다시우는 새」를 연재 후
단행본으로 출간
1993년 민속서사시(장편소설) 『땡삐 1, 2, 3, 4권』 (자유문학사)
1993년 시집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 (시와시학사)
수필집 『축복을 웃도는 것』 (샘터사)
1995년 12월 『현대시학』 「육사와 목월의 시에 나타난 향토어효과」,
한국시인협회 가을 세미나 주제발표 내용
1996년 96펜문학상수상, 국제펜클럽 한국지부 주최
1997년 시집 『누이』 (세계사)
* 학문저서 한국의 전통아동놀이』 (정민사, 1981)
『인간발달신강』 (문음사, 1983)
『한국 전통아동심리요법』 (일지사, 1985)
『한국전통의 육아방식』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8)
『한국전통사회의 유아교육』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1)
ㅡ 이 저서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상 수상
* 기타 『유아교육론』『아동환경론』『부모교육론』등 학술논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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