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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사비나 (30세이상 남자들만의 벳남 생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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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주재원 생활 야그 스크랩 싱가포르-13> 두배로 잘 벌면서 커피는 더 싸 !
LoBo 추천 0 조회 386 17.03.31 16:11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가는 동안 무뚝뚝했던 택시기사가 STARBUCKS 간핀이 보이자 건물 뒷골목에 차를 세우며 ' 미안하다' 했다.

아마도 비오는데 조금 멀리 세워서 그런가보다


계단을 올라 건물 앞으로 돌아왔다. 커피숍은 호텔과 입구를 같이 쓰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빈자리가 별로 없어 현주가 안쪽 창가로 들어 가고 난 커피를 주문했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를 달라고 ?더니 사이즈를 물어보길래 " Midium ' 이라고 해줬다.


주문을 하고 나니 바로 옆 소파에 자리가 나서 현주를 불러 들였다

여기도 노트븍이나 책 펴놓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잠시후 현주가 우리 커피를 쟁반에 들고 오는데 벌써 묵직해 보였다, 커피잔을 받아 들어보니 이건 뭐 고추장 단지다.  두잔 합치면 1리터.

현주가 이리 큰 건 첨 먹어본다며 커피만큼 쓴 핀잔을 했다.

도대체 내가 뭘 시킨 거야 ? 영수증을 보니 사이즈가 grande 로 적혀 있었다,

STARBUCKS 의 사이즈 명칭이 유별나서 생긴 헤프닝이지만 우리가 원한건 tall 정도의 사이즈였다,


가격은 아메리카노 5 $ (4,100원)  라떼는 6.4 $ (5,248원)

참고로 한국에서 아메리카노 그랑데는 4,600 원.  싱가폴보다 10% 이상 비싸다. 1인당 GDP로 한국의 두배인 싱가포르가 스타벅스 커피값은 더 쌌다.


따뜻한 커피가 들어가니 현주가 몸이 좀 풀리고 정신도 돌아오는 거 같다. 어제 오늘 싱가포르를 돌아본 느낌을 이야기 해 주었다

' 중국풍의 가구나 그릇을 별로 안 좋아하고 명품은 관심이 없으니까 살게 별로 없다. 물가가 비싸다...

  미술관, 공연, 야경도 문화수준이 높거나 깊어 보이지 않는다. 보여주기 위해 급조한 느낌...

  하루 보니 다 본거 같다. 여행 의욕이 저하된다. 그냥 숙소에서 애들이나 기다리고 싶다... '

어느덧 여행취향이 나랑 비슷해져 버린 현주.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어디까지 동조화 될지 걱정된다. 



잡지를 들처보며 느긋한 오후를 즐긴다


『 I love this bar』라는 네온사인이 켜져 있는 길건너 2층 상가의 발코니엔 허벅지가 머리통보다 굵은 백인 부부가 말없이 앉아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러다 맥주잔이 비면 안으로 들어가 또 한가득 채워 오기를 반복했다, 현주가 그 모습을 보고 " 저런 백수생활은 못 버틸거 같아 " 


중국 한족으로 보이는 아줌마 아저씨가 주문후 빈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길래 '옆에 앉으시라'고 우리가 안쪽으로 들어갔다. 

잠시후 또 한 남자가 왔는데 세명이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는 게 들려왔다. 유창한 버터발음은 아니지만 일상대화는 거리낌없이 하는 걸 보니 싱가포르의 저력이 느껴졌다,


화장실을 다녀온 현주가, 호텔까지 먼 줄 알고 " 언능 가서 셔틀 타자 ' 고 한다.

딱 Tall 과 Grande 간극만큼 커피를 남긴 채 옆 사람들에게 ' 바닥에 지팡이 좀 달라' 고 했더니 놀라며 ' 누가 놓고 간 줄 알았다 ' 고 한다.


비는 일찌감치 그치고 블럭을 돌아 조금 올라가자 우리 호텔 담장옆 오솔길에 다다랐다

쉬고 났더니 몸과 맘이 상쾌하다



셔틀버스가 현관 앞에 잠시 서더니 바로 도로를 타고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시각이 정각 5시.

기름을 넣고 오려나 ?


현주랑 로비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5시 15분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14분이 됐는데도 버스가 안 나타난다.


프런트에 가서

"  셔틀버스 정시에 오냐 ? "

"  당연하죠 " 하며 아가씨가 일어나 현관 밖을 내다 보더니 

"  5시차 갔는데요 " 한다.  엥 ? 


시간표를 보여 줬더니 오늘이 Public holiday 라는 것이 아닌가,
내가 한국에서 확인했을땐 싱가폴이 어제까지 춘절휴일이었고 오늘은 평일 월요일이라고 알고 왔는데 여기도 한국처럼 오늘까지 대체휴일인가보다. 아까 떠난 버스를 탔어야 했는데 눈앞에 보고도 놓쳤다,


다음버스는 7시. 남는 2시간동안 호텔 뽕을 뽑기 위해 난 수영하고 현주는 헬스를 하기로 했다.

방에 들어왔는데 청소가 안되어 있고 화장실에 가보니 짜증이 확 밀려왔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목욕타올을 걸친채 로비로 내려와 '청소가 안되어 있다' 고 했더니

"  오늘 휴일이라 청소 안해줍니다. 수건이라도 갈아 드릴까요 ?  아님 유료로 청소서비스 받으실래요 ? "

어제도 오늘도 청소를 안 해주면 그럼 내일 하루만 깨끗한 방을 쓸 수 있다는 거네 ? 이 호텔은 투숙객보다 직원이 상전이구만.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새 수건만 부탁했다.


야외 수영장에 갔더니 아이들과 어른 대여섯명 정도만 보이고 한가하다. 그런데 남들은 다 파란 수건이고 나만 흰 수건이다. 꼭 면빤스에 난닝구 입고 수영 온 기분이다. 알고 봤더니 헬스장 옆 락커룸에 수건이 비치되어 있어 내가 별도로 가져올 필요가 없었다.

선베드를 하나 정하고 물속에서 자맥질을 두어번 하자 현주가 오는 모습이 보였다. 잠수해서 개구리 헤엄으로 건나 갔더니 현주가 " 어떻게 숨 안쉬고 그렇게 할 수 있어 ? " 하며 놀란다. 현주는 헬스를 하려고 갔더니 운동화가 없어서 그냥 방에서 요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라고 하고 헤어졌다.


횅한 수영장에서 혼자 놀기도 멋쩍고 낮잠을 못 잤더니 슬슬 졸립다. 따뜻한 햇살에 선베드에 누워 수건을 덮고 눈을 감았는데 ... 비가 한두방울 떨어진다. 지나가는 소나기겠지 ...하고 귀찮아 눈을 안 뜨고 버티는데 비가 점점 거세져 수건이 다 젖을 정도로 계속 내린다.

베드 밑에 밀어놓은 신발까지 젖을까봐 어쩔수 없이 주섬주섬 챙겨들고 맨발로 수영장을 나와 계단을 올라가는데 중국 꼬맹이가 날 신기한 듯 처다본다 " 뭘봐 XX ! "


헬스장 옆 마른 바닥에 앉아 수건으로 젖은 발을 닦고 양말과 신발을 신으니 좀 걸을 만하다.

그런데 아뿔싸 !

Key 가 없다, 키가 없음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복도출입문도 열 수가 없어 객실로의 접근이 차단되는 시스템이다. 원래 현주랑 헬스끝나고 같이 올라갈 심산이었다. 창가로 가서 현주를 부르는 것도 아닌거 같고... 프런트에 또 가서 머리 조아리며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여직원이 겉으론 흔쾌히 일어나 엘리베이터까지 동행해 키를 인식시켜 주었다. 속으론 " 빙신, 가지가지 하네 " 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방으로 들어와 현주에게 일련의 황당한 상황들을 토로했더니 " 애들 액댐을 대신 했다고 생각해 " 라고 위로했다.

얼른 샤워하고 수영복 빨아 널고 현주는 요가 대충 끝내고 다시 로비에 내려왔다.


7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창밖은 아직도 눈부시게 화창하다.


테이블 위에 놓인 과자를 몇개 집아 먹는데 셔틀버스가 들어온다



버스안에는 오늘도 이슬람 복장의 낯 익은 여자 두세명만 앉아 있다. 기사가 목적지를 물어보니 모두 한바퀴 돌고 호텔로 돌아오는 사람들이다.

싱가포르 도착 이틀만에 이렇게 시간이 남아도는 신세가 되다니, 참 처량맞다


어제는 왼쪽편에 앉았으니까 오늘은 변화를 줘서 오른편에 앉았다

차가 오차드로드로 진입하자 빗방울이 차창을 타고 흘러내린다,






<인용사진>




<인용사진>










어제 다 본 코스라 밍밍하다.



40여분 도는 사이 주변이 어둑어둑해지고 거리까지 한적하자 기분이 빠르게 가라 앉았다. 

근원적인 외로움 같은 것이 밀려 온다



원래는 애들 없는 사이 둘만 라이브밴드 클럽 같은 곳에도 갈 계획이었는데... 호텔 도착했을땐 완전히 컴컴해져 버려 의욕자체가 안 생겼다.





프런트에 앉아 있는 눈망울이 똘망똘망한 남자에게 ' 내일 마리나베이 샌즈호텔을 가려는데 셔틀버스 어디서 내리는게 젤 가깝냐 ' 고 물어보았다. 택시비라도 아낄려는 심산이었다.

근데 아무리 가까운 곳에 내려도 걷기에는 너무 힘들 거라며 말렸다, 대신 아까 스타박스 앞에서 타는 시내버스 번호를 알려 주었다,





방에 들어와 맛없는 컵라면과 싱거운 과일, 빵으로 저녁을 떼우고 있다


컵라면 1회용 용기





애들 기다리며, 애들 이야기하며 긴 밤을 보내고 있다. 

' 나이 들면 아예 못 걷는다' 고 운동하라는 바가지는 덤


어제 오늘 장 본 것


9시 22분. 현주가 애들 안 온다고 걱정을 한다. Night safari 까지 들리면 10시 넘을 거라고 걱정 말라고 했지만 나도 애들이 보고 싶다.


살짝 자다 깨보니 10시가 넘었다, 이젠 애들이 올 시간인데...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11시 거의 다 되서야 애들이 무사히 돌아왔다,


봉제인형 비싸고 음료수 비싸고 맥도널드 맛없고 락커 4 $ 인데 10 $ 넣었더니 잔돈이 안 나오다라고 완전 상술이라고 투덜

미리 낸 입장료를 제외하고 둘이 아낀다고 한게 250 $ 정도 (205,000 원) 썼으니 완전 바가지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나온 시간은 9시. 나이트 사파리 갈 시간도 안되고. 30분만에 간신히 택시 잡았다고 한다.

택시기사에게 " Treetops hotel " 가자고 하니 " Three tops hotel " 로 잘못 알아듣더라고...


은재가 아빠 선물이라며 내민 마술 손수건


애들도 컵라면등으로 대충 허기를 떼웠다.


오늘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내 의도와 의지랑은 전혀 무관하게 하루가 지나갔다.

인생이란게 그런건가... 운명론을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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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7.03.31 17:04

    첫댓글 수많이 많은 재미없는 날들중
    한두번의 좋은 추억으로 인생을 꾸려가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드세요.

  • 작성자 17.03.31 17:53

    옳은 말씀이십니다
    인생이 즐거운 날보다 평범하고 무덤덤한 날들이 더 많은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긴 시간을 버텨내는 것이 여행같은 추억같습니다

  • 17.03.31 18:30

    낯선 곳에서의 낯선경험들이
    새로움을 주고
    그것들이 삶의 활력과 창의성을
    키우줍니다.

  • 17.03.31 17:37

    우리나라 커피값 소득대비 너무 비쌈에 이해가 가지 않은 1인입니다.

  • 작성자 17.03.31 17:54

    저도 4000원 이상되는 커피값은 도저히 타협이 안된다능,,,

  • 17.04.01 11:05

    이원장...
    큰딸도 공연 준비 관련 싱가폴에 출장 중이든디....
    나만 못가봤네...
    다음에 이원장 동선따라 다녀가봐야겠네..
    여기는 오늘부터 4일간 청명절 연휴인디.....
    난 일복이 많아 4/4일 하루만 겨우 쉴수있을것같아.....
    언제쯤 내려 놓을수있을까!!!!
    자네가 부럽네...

  • 작성자 17.04.01 11:11

    미세먼지는 다 수원으로 보내놓고 거긴 태평하게 청명절 연휴라고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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