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사에키 카요노의 작품 '비의 능선'입니다. 일본에서 구했던 이 작품의 화보집. 이 작품도 괜찮은데 번역되었으면 해요.
한 시대를 잘 담아냈다고 할까...일본 원판으로만 봤는데도 가슴에 와닿던 작품입니다. 근데 너무 길어서 번역될지는 미지수. 그리고 대히트를 칠만한 만화는 솔직히 아닌것 같구..
소화 시대 여성의 삶을 그리는 걸 목표로 삼은것 같아요. 소화 시대 원년, 전범 히로히토가 막 즉위했던 해에 탄생한 한 여성의 삶을 그립니다.
시대 변화와 함께 변해가고 성장하는 이야기가 잘 그려집니다. 군국주의 시대에서 처참했던 패전 후 참상, 그리고 그 후 부흥 시대에 비즈니스계에 뛰어들고 아이들이 자라나고 ...
한 마디로 소화 시대가 흘러가는 걸 보여준다고 할까..
군국주의의 압력이 심해지면서 교수인 여주인공의 아버지도 압력을 받게되고
여동생은 학생운동하다가 고등경찰에게 걸려 심한 고문을 당하고 45년 8/15가 지난 후에야 상처가 남은 몸으로 돌아옵니다.
여학생인 여주인공이 물에 빠진걸 낯선 남자가 보고 구해줬고 인공호흡을 해줬고...
결국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입맞춤을 했다고 그 사람에게 형식상의 맞선을 보고 시집가게 됩니다.
여주인공에겐 이미 여주인공을 사모하던 남자가 있었고 떠밀리다 시피 한 결혼이라 그 여학생은 이 남자에게 마음이 가질 않지만 이 남자는 상당히 유능하고 패기만만한 장래성 있는 남자. 알고봤더니 이 사람이야말로 내 운명의 사람이라는 설정.
참혹한 2차대전 시기에 16세의 나이로 시집가게 된 여주인공. 시집가고 나서 남편은 징집되어 나가고 시누이, 시부모와 함께 처참한 전쟁시기를 거치게 됩니다.
여고생 나이의 여주인공과 시누이가 쌀을 구하기 위해 몸뻬에 배낭을 매고 다니는걸 보고 전쟁의 비참함이 다가오는..게다가 패전 후 미군들이 들어오고 굶주림에 지쳐있던 여주인공에게도 미군의 유혹이 들어옵니다.
뷰티풀 걸 어쩌고 하면서 초콜렛을 들이대는 미군..이걸 가져가면 배고프지도 않고 시어머니한테도...
순간 넘어갈 뻔하다가 미군을 뿌리치고 나오는 여주인공. 반대로 시누이는 미군에게 키스를 해주고 그런 먹을 것을 잔뜩 받아다 쌓아놓았다가 여주인공에게 들켜 혼이납니다.
굶주리는 식구들에게 나눠줄 생각도 안하고 혼자 쌓아두고 먹던 얌체 시누이.
나중에 이 시누이는 일본의 부흥기가 시작되어갈 무렵 연예계에 스카웃되어서 잘 나가는 배우로 성공합니다. 웬지 용서할 수 없던 전개....
천벌을 받아야 속이 시원할것 같던 그 시누이가 잘나가는 여배우가 되자 이래서는 안 돼 하면서 분개하며 읽던 대목..
고등경찰에 끌려갔던 여동생이 나타납니다. 특고의 가혹한 고문으로 등에 심한 흉터를 입은채로..그러나 이제는 자유럽게 살수 있게 된 시대. 예전에 '투사'였던 여동생의 남자친구는 이제는 야쿠자로 흘러들어가 두목이 되어있고 둘은 결혼합니다.
미군이 들어오면서 혼혈아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어느날 거리에서 주인공의 친정 아버지는 기절할 장면을 보게 됩니다.
10살도 안되보이는 혼혈아가 배고픔때문에 남자들에게 치마를 걷고 아래를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죠. 주변에는 성냥불을 켜들고 지켜보는 남자들로 가득했고...그 아이와 불쌍한 전쟁 고아들을 거둬주는 주인공의 여동생과 야쿠자
남편.그렇게 거둬졌던 혼혈아이는 나중에 잘 자라서 여주인공의 큰 아들과 사랑하게 됩니다.
가문이 운영하던 백화점을 살리기 위하여 미군과도 안면을 트고 열심히 뛰는 여주인공. 그러는 과정에서 미군 장교에게 청혼을 받게 되지만 마침 남편이 살아서 나타나는 바람에 흐지부지됩니다.
이제 자유로운 시대도 되었겠다, 남편과는 헤어져도 되겠다는 마음을 먹은 여주인공. 그러나 남편은 그런 마음을 눈치채고 여주인공을 데리고 등산을 하려 갑니다. 힘들게 산을 오르는 여주인공. 힘들게 넘어가니 아래에 펼쳐진 장엄한 녹색의
풍경..발 아래의 여러 개의 산봉우리..
여러 고개를 넘고 넘어서 산정상에 오르자 남편은 말해줍니다.
'인생에는 이렇게 여러 개의 봉우리가 있는 거야..우리는 그것을 하나 하나 넘어가야 하는 것이고 ..'
그 날 비로소 진정한 부부가 되어 내려온 여주인공.
그러나 친정에 갔다가 변을 당합니다. 여주인공을 사랑했던 옛날 남자가 여주인공을 그대로 덮쳐버린 것이죠. 심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스스로 손목을 그어대거나 남편에게 정말 나를 사랑할 수 있느냐며 옷을 벗어보이는 등 퇴행적인 행동까지 하는 여주인공..
그러나 남편과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사람들의 이해 속에 회복하고 그때 생긴 아이는 아무탈없이 여주인공과 남편사이의 아이로 잘 자라게 됩니다. 21세에 엄마가 된 여주인공..
큰 아들은 성장하고 나서 자신의 출생비밀을 알게되지만 그것과도 싸우면서 성장해갑니다.
그 후로 일본의 부흥기는 계속되고 사업은 커갑니다. 호경기에 힘입어 사업은 계속 커가서 큰 백화점이 되고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도 잘 커가고 별 걱정도 없고..그리고 놀랄만큼 변한 거리를 보면서 전쟁 때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만큼 발전한 것에 감개무량해 하는 여주인공.
그러는 와중에 남편이 술집에서 도망나온 견습 기녀를 도와주다가 외도 관계로 발전하지만 이미 여러 일을 함께 겪은 부부였는지라 흔들리지 않는 여주인공.
외도상대였던 기녀는 폐병으로 죽고 남겨진 딸은 여주인공이 데려와 자신의 딸로 알리면서 키우게 됩니다. 성장하면서 이 딸아이는 법적으로는 큰오빠로 되어있는 여주인공의 큰 아들을 사랑하게 됩니다. 오빠와 가까워지는 여자들을 모조리 질투하며 밀어내는 막내딸. 사실은 피가 안섞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감정이었지만 남매인줄 알기 때문에 힘든 사랑이 되어갑니다. 부천만화정보센터에 있는 걸 읽었는데 번역판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일본에선 완결이 나왔다고 하는데 완결편까진 아쉽게도 없더군요.
첫댓글 그림 이뻐요
아...우리나라도 이런 만화 좀 많았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읽을 만화가 없으니 원...ㅠㅠ
일러스트가 참 곱네요~^^
요즘 우리나라도 좋은 만화 많이 나오던데;; 화보집 좀 내면 좋겠어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