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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의 동맥경화증은 비만·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 심혈관 질환자가 늘면서 덩달아 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에서 다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221명에게 혈관검사를 시행한 결과, 절반 정도인 109명의 다리에 동맥경화가 진행 되고 있었다. 2001년 미국 조사에 의하면 70세 이상 혹은 흡연과 당뇨병이 있는 50~69세 인구의 13%가 다리 동맥경화 환자였다. 우리나라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다리 동맥경화 증상을 근육통이나 관절염으로 여긴다는 것. 분당서울대병원 심장센터 정우영 교수는“상당수의 환자가 물리치료를 받거나 침을 맞다가 뒤늦게 찾아 온다”며“다리동맥경화가 진행되면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쉽게 감염을 유발시켜 발 궤양이 생길수 있다”고 말했다.
어떨 때 의심해야 하나
예전에 걷던 거리를 통증 때문에 걷지 못하거나, 등산 등 꾸준히 하던 운동을 언제부터인가 휴식 없이 할 수 없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없는 경우, 피부 색이 변하고 다리근육이 팍팍하게 굳어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리 동맥경화로 인한 통증은 운동을 멈추면 바로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혈액 공급이 부족한 탓에 일정 거리 이상 걷거나 오르막을 오르는 경우 통증이 심해진다.
다리 동맥경화가 악화되면, 다리 근육을 움직이지 않아도 통증이 온다. 다리의 혈액 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심장으로부터 가장 먼 부위,즉 발이나 발가락 등이 썩는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환자
3~4명 중의 한 명꼴로 다리 동맥이 완전히 막혀, 발가락이나 다리를 절단하는 수도 생긴다. 특히 당뇨 환자는 보통 사람에 비해 다리 절단 위험이 10배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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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간단한 진단법은 발목 혈압을 재는 것이다. 혈압계를 발목에 둘러 나온 수치가 자기 혈압 수치의 80~90% 이하라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이 경우는 혈관 초음파, CT, MRI, 혈관조영술 등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
좁아진 동맥은 의료용 풍선이나 금속그물망(스텐트)으로 넓히는 시술을 하거나 좁아진 동맥이 혈전 등으로 완전히 막히지 않도록 약물치료를 한다.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는 “좁아진 말초 동맥을 넓히는 시술은 전신 마취 없이 2시간 정도면 가능하다”며“시술 후에는 예방 목적으로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저(低)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리 동맥경화 환자의 60~70%는 거꾸로 심장의 관상동맥이나 뇌동맥에도 동맥경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정우영 교수는“이들 환자는 전신 혈관에 동맥경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심장과 뇌혈관 검사를 받아야 하며, 반대로 심장병뇌졸중 환자는 다리 말초동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 다리말초동맥질환 의심하라
-걸을 때 다리나 골반의 통증이 쉬면 사라진다.
-다리가 저리고 찌릿찌릿하거나 힘이 없다.
-다리나 발이 항상 차다.
-다리나 발의 일부 피부 색이 검게 변했다.
-다리에 털이 없어진다.
-발이나 발가락이 쉴 때도 타는 듯한 통증이 있다.
-다리나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하지 피부에 탄력이 없어진다.
각 항목 2~3개가 해당되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