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99학번 친구가 쓴 글입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오늘은 노동절이였구... 고대에서 개그콘서트를 하는 날이
었다... 덕분에 고대에는 사람들이 들끌었다...
3가지 종류의 사람들...
개그콘서트 보러 친구끼리 연인끼리... 즐거운 얼굴로
노천극장을 향해 가던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걱정이 하나 있다면 갑자기 흐려진 하늘에
서 비라도 오지 않을까 였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종류의 사람들...
29일 메이데이 본집회에서의 충돌...
오늘 아침에 문화제를 보고 종로로 향하던 사람들에 대한
전경들의 봉쇄... 사수대의 연행...
그 때문인지 연신 스피커에서는 격앙된 목소리만 뿜어져
나오고 선동적인 문구로만 가득찬 깃발을 휘날리며
민주광장을 채우고 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은 단지 개그콘서트가 싫어서 유치한 코메디가
싫어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나머지 한 종류의 사람들...
머리엔 하이바를 쓰고 방패에 곤봉을 들고 서있던 전경들
....
학교를 둘러싸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사람들은 연신 노천극장으로 몰려갔다....
묘한 대비.. XXX가 말한 것처럼 말그대로 묘한 대비였다
내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진 잘 모르겠다...
개그콘서트를 가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
민중의 삶이라는 명분으로 길거리로 뛰어나온 학생....
누가 옳은가?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
한다...
하지만...
하지만...
저녁 늦게 학교에서 내려오면서...
정문 앞 길을 점거하고 서있는 학생들을 보았다...
마스크... 목장갑...
화염병... 쇠파이프...
소위 사수대 사람들이 줄 맞추어 서서 투쟁가를 부르며
쇠파이프를 바닥에 두드리며 그렇게 전경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이미 길가에는 깨진 유리병과 돌멩이들로
어지러웠다...
거기서 딱 몇백미터 떨어진 노천극장에선...
사바나의 아침에서 추장이 막대기로 바닥을 두드리며
무슨말인지도 모르는 말들을 뱉어내고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 속에서...
묘한 긴장...
같은 공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공간에서 이러나고 있는 일들이였다...
그렇다고 개그콘서트에 갔던 사람들을 민중의 삶에는
관심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몰아부친다면...
그건 너무 심한 비약이리라....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묘하게 겹치는 두 장면...
사수대 대장이 쇠파이프를 바닥에 치며 투쟁가를 부르는
것과... 웃음 속에서 개그맨들이 막대기로 바닥을 치며
따라하기도 힘든 말들을 뿜어내는 모습....
나에겐 혼란이였다...
어쩌면 인간의 모습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선 쓴 글은 아니였으니...
그냥 같이 생각해 봤으면 한다...
적어도 노동절이 무슨 날인지...
오늘 머리 터져가면서 싸우던 사람들이 무엇을.. 누구를
위해 싸우는 것인지....
방법의 부적절함만을 이유로 외면하고 부정하지 말고...
적어도 그들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정도라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야 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말하고 싶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말하고 싶다..
행동이 없는 공허한 말...
하지만 그 말이 진실이라면.. 행동이 없다라도.. 그건 진
실이다...
개그콘서트 좋다...
재밌다...
인생은 즐기기 위해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지하게 대학생이라는 아직 때묻지 않은 이성에게
묻는다...
"당신은 왜 사십니까? 당신의 삶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이때...
"즐기기 위해서요"라고 대답한다면.. 할 말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말이 부끄럽고 뭔가 부족함을 느낀다
면...
그런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꼭 운동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찾는 것이 귀찮고 당장 눈앞의 삶만 아둥바둥
살아간다면...
나이가 들고 세상에 물들어...
"난 이 세상 내 몸 하나 행복하고자 우리 가족 행복하고
자 이세상을 삽니다"라른 말을...
아무런 느낌없이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난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오늘은 노동절이였고....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티비 방송을 위한 공개방송처럼...
즐겁고 재밌는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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