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사관학교' 출신 '황 뎀버(Whang Denver)'는 나의 조카의 별명이다. 필자와는 겨우 한살차이 밖에 나지 않으니 사회에서 만났더라면 친구사이가 되었을지도 모를일이지만 씨족사회에선 어쩔수 없이 따라야만 하는 족보에 의한 서열이 그렇게 되어있기에 그가 나보다 나이가 같던 많던 적던 그와 나는 영원한 아저씨 조카 사이일수밖에 없다.
그의 별명이 '황 뎀버(Whang Denver)'라고 불리우게된 것은 이십대 시절 '존 덴버(John Denver)'가 불러 국내에서도 꽤 유명했던 'Take Me Home, Country Roads'나 'Annie's Song' 같은 주옥같은 노래를 정말 잘 불러댔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한때 미국의 영화배우 '그레고리 팩'과 컨셉이 비슷한 핸섬한 용모와 감미로운 목소리를 앞세우고 화양리지역의 밤무대에선 제법 잘나가던 '통키타가수' 즉 무명가수생활을 하기도 했다.
참고로 '존 뎀버(John Denver)'는 1997년 자가용 비행기를 몰다 추락해 사망하기 전까지 'Take Me Home, Country Roads''Annie's Song''Rocky Mountain High''My Sweet Lady' 그리고 나의 애창곡 'Sunshine on My Shoulders'같은 주옥같은 컨트리계열의 노래를 감미롭게 불렀던 미국의 컨트리 팝가수다.
아무튼 그런 '황 뎀버'는 나와 같이 1970년대초 쯤에 '남산사관학교' 에 머물며 동거동락을 함께 하며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 냈던 바로 남산동 고모님댁인 남산사관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남산사관학교'에 머물던 시절 '황 뎀버(Whang Denver)'는 우리들의 용감한 행동대장으로써 그당시 한국에 주재하고 있던 외국인들의 우편물을 취급하던 명동 중앙우체국앞에서 외국인들에게 우표를 얻어 사촌형인 우리들의 '켑틴'에게 상납을 하거나 휴일같이 결혼식이 많은 날에는 퇴계로에 있던 LCI같은 예식장에서 결혼식에 온 손님들에게 답례품으로 주던 종로복닥방집의 '모찌 세트'를 얻어와 어린시절 '남산사관학교' 생도들이였던 우리들의 간식을 해결해 주던 그런 고마운 조카이기도 했다.
30대시절 무영가수외 성남에서 수출업을 하고 있던 그의 사업장에서 업무차 만난 것을 마지막으로 서로의 연락이 끊어졌으며 먹고 사는게 무엇인지 솔직히 오랫동안 그를 까맣게 잊고 살았던 듯 싶다.
작년 일월인가 이탈리아 로마를 여행중 '트레비분수'에서 동전을 던지고 '스페인광장'에서 1.6유로짜리 '본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로마의 명동이라고 일컬어지던 '꼰도띠(Condotti)' 거리를 바라보고 있던 중 로마가 무대가 되었던 '그레고리 팩'과 '오드리 헵번'이 주연을 한 '로마의 휴일'이란 영화가 생각났고 주인공이였던 '오드리 헵번'이란 여배우에 이어 까맣게 잊고 있었던 바로 그 '황 뎀버(Whang Denver)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조카가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이였다.
'맞어 맞어,,,,그레고리 팩을 꼭 빼 닮았던 조카 '황 뎀버',,,,그 친구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독신주의자였는데 결혼은 했을까,,,' 등등 그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였다. 궁금증은 그때 뿐 귀국을 하고 바쁜 생활에 쫓기다 보니 다시 그를 까많게 잊어버리고 말았는데 엇그제 고모님의 부음으로 삼성의료원 장례예식장에 참석해서야 실로 20년만에 극적으로 그를 만날수 있었다.
너무도 반갑기에 나도 모르게 그와 허그를 하며 조카 '황 뎀버'를 보니 올해 나이 55세였던 조카 '황 뎀버'는 별로 나이가 들어보이지 않았으며 스무살때 보았던 선량한 모습과 착한 표정과 착한 미소와 착한 목소리를 여전히 지니고 있었다.
삼성의료원 영안실에서 헤어져 창동숙소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주 오래전 그가 자주 불렀던 'Annie's Song'이란 '존 덴버'의 노래가 머리속에 떠올랐으며 헤어지면서 두손으로 내 손을 잡고 나즈막히 속삭이던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이였다
'재곤 아저씨,,,아저씨 덕분에 제가 기타라는 악기를 연주할수 있었으며,,,제 인생이 Am로 살게 된 것 같아요,,,건강 조심하시고요,,,,우리 자주 만나야 되는거 맞잖아요,,,꼭 연락 드릴께요,,,그리고 참 언제 우리 함께 모여 옛날처럼 통키타 치며 라이브 한번 하셔야지요,,,'
'당근이지,,,가까운 시일안에 한번 뭉치자구,,,노래실력 아직 안죽었지,,,,'황 뎀버(Whang Denver)'의 노래도 한번 듣고 싶구만,,,우리가 벌써 오십대 중반이니 서로 서로 건강 잘 살피고 지내자구,,,아무튼 오늘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어서 정말 반가웠네,,,,'
도시였습니다
첫댓글 옛날에는 별로 들어보지도 못했던 존재 "암"이 현대에 와서 마치 저승사자인양 우리 주위를 맴돌면서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도시님의 조카가 통키타라이브를 생각하고 있는데 그나이 또래의 내 조카는 "대장암"사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암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 삼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어려웠던시절 소방공무원에 합격하여 꽤 높이까지 올라가 내가 퍽이나 기특해 하던 놈인데...다음미사때는 사랑하는 조카를 위하여 주님께 간절히 기도 하렵니다.
그분의 쾌차하심을 주님께 기도드려봅니다. 그나이에 암이라니,,,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지요,,,저또한 5년전 암으로 인해 작은매형과 영원한 이별을 한 일이 있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