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하기휴가 나흘째
사흘을 집에서 빈둥빈둥 뭉개고 너무나 아까운 시간들
만추님과 전날 이야기 끝에
더덕 산행을 하기로 했기에 배낭을 들러 메고 집을 나섰다.
마음이 끝없이 침잠하거나 한없이 허기질 때면 가끔 찾아서 맘을 풀어놓곤 하던 내 맘의 산이다.
거제는 지역적 특성이 주는 경이로움이 남다르다. 해변을 끼고 달리면 오른쪽은 산이 부르고
왼쪽은 바다가 손짓해서, 그 유혹을 뿌리치면서 달리는 느낌에 사뭇 설렌다.
와현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 망치해수욕장, 학동몽돌해수욕장 남들은 이름만 들어도
오고 싶어하는 곳을 틈만 나면 달리니 이도 내가 거제에 살면서 누리는 특혜가 아닐까 싶다.
그 아름다운 곳들을 뒤로하면 나타나는 것이 동백숲이다. 불타듯 한.
동백꽃이 떨어진 자리는 그 아픔이 아물었다는 표시로 빨간 열매가 열린다.
사과같이 빨간 열매가. 그걸로 아마 동백 기름을 짠다지...
가라산은 거제의 최남단 해변에 위치한 거제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해발580m이며
노자산과 같은 준령에 있다. 보통은 학동 뒷산을 노자산, 다대 뒷산을 가라산이라 이른다.
가라산의 유래는 금관가야의 국경이 북으로는 해인사 뒷산(가야산), 남으로는 거제도의
남쪽 끝 산까지였는데, 남쪽으로는 가야산이 가라산으로 변음 되어 구전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대다수 다대마을 뒷편으로 가라산을 오르지만 나는 오지막에서(내출)오른다.
차를 대밭골 입구에 세우고 오를라치면 커다란 해송이 나란히 양쪽에서 인사한다.
우린 반가운 인사를 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200여m오르면 인가가 1채 보이고 뒤이어 20여분 오르면 산에서 내려오는
약수물이 나오는데 여기서 물을 담아 가야 한다.
가져간 물이 있기에 여기서 쉬면서 잠시 산을 올려다보니 산은 온통 물안개에 휩싸여 있다.
때죽나무, 생강나무, 느티나무, 당단풍나무, 그 많은 나무들 사이로 산 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순간 마음이 서늘해지면서 소름이 돋기도 하고,
영화 속 한 장면 같다는 생각에 아름답기도 했다.
비가 온 후 산이지만 땀은 물 흐르듯이 쏟아졌고,
귀를 때리는 매미소리가 적막한 산을 휘두르고 있었다.
땀이 흐르든지 말든지 묵묵히 발길을 재촉하면 훤한 빛이 보이는데
거기가 정상이라고 속으면 안 된다.
하늘이 보이는 잡풀이 우거진 소롯길이 나오는데 갖가지 야생화가 저마다 뽐내고 있는
앙증맞은 길이다. 진마이재다.
다만 찔레꽃과 같은 가시나무가 있으니 조심해서 걸으면 된다.
여기서 오른쪽은 노자산을 오르는 뫼바위로 향하는 길이고,
왼쪽은 가라산을 오르는 길이다.
흐르는 땀을 훔치면서 조금 더 오르면 진짜 영화 센스센스빌리티에 나오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곳이 나오는데 멋진 절경에 그만 무아의 경지에 빠지게 된다.
그곳에는 안개와 나무들이 숨바꼭질하고 있었다.
그 감흥을 가슴에 품고 잠시 더 오르면 가라산 정상이 나오는데,
거기서 우린 가라산 정상을 가지 않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거긴 내가 가면 늘 잠을 자기도 하고 쉬기도 하는 널직한 이름 모를 벼랑바위가 있기 때문이다.
가라산 정상은 오히려 잡목으로 우거져 있어 조망이 좋지 않으나 이 바위에서 내려다보면
앞으로는 학동해수욕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외도와 내도가
오른쪽으로 보면 날씨가 맑은 날은 멀리 대마도가 보이는 멋진 곳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내 바위가 나왔다.
한데 오늘은 바다가 보이기는 하나 안개바다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하얀 안개가 무럭무럭 피어오르고 있었다.
우린 여기서 막걸리 한 잔을 마시며 안개의 바다에 흠뻑 빠져들었다.
한 두잔 정도 남겨 사삼단지 바위신령에게 오징어포와 함께
잔을 따르고 절을한다, 언젠가 후배 안해가 위암수술을 받고 퇴원을 했는데
한100여 뿌리 캐다 주고 이틀을 앓았기에 늘 막걸리를 남겨와 형식적으로라도
제를지내고 사삼을 캐기 시작한다.
눈에 뵈지않던 사삼들이 막걸리제를 지내고나면 거짓말같이 온통 사삼밭으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곳 사삼단지는 거의가 요모양새다 바위틈으로 나무뿌리 틈새로 파고들어
채취가 곤란하고 거의가 크기가 동삼처럼 작고 크지가 않다.
만추님 신기한가 드라이버 하나가지고 바위 틈새를 열심히 헤집는다.
한 두어시간 남짓 수확량이다.
거제산 더덕이 작어서 그렇치 한 100 뿌리는 훨 넘는다.
바위틈에서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하니 다 밑둥이 둥그렇고 우스꽝스런 형체들이
재미있다.
온통 안개속에 휩싸인 산속에서
땀에 절고
우린 여름 산의 그림을 즐겁게 감상하면서 내려왔다.
-하긴[아무]-
행복하세요^^*
나도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나는 어떤게 아름다운 마음인지
광부처럼 많은 곳을 찾아다녔어요
무엇이 나로 하여금 아름다운 마음을
추구하게 하는지 한 번도 다른 사람
들에게 말한 적이 없지만
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것이
아름다운 마음을 추구하게 하네요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런건가 봐요
첫댓글 간듯 본듯 어리 덕분에 실감나게 감상했네
이렇게라도 보니깐 넘 반갑지 사삼 한뿌리 뚬쳐주까 ㅋㅋㅋ
선배님 계속 그렇게만 사세요 진짜 건강해 보이네요 누가뭐래두 건강이 질인께
하긴반갑다 사진으로 모습보니 반갑다 그런데더덕은 캐서다뭐하니 만이먹고힘내라
종환아 부럽구나.... 산을 벗삼아 모든 근심과 잡념을 훌훌 떨쳐버리고 맑은 공기 마시며 사는 너의 모습보니 참으로 보기 좋네. 건강한 모습 계속유지하고 9월9일 전병기 딸 혼례식때 시간 좀 내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