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태어나 처음으로 국악뮤지컬을 보게되었다. 사실 이 공연을 보기전까지는 국악은 좀 지루하고 재미없을거라는 편견이 없지않아있었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재미없을거라는 생각은 잊혀졌다. 무대가 열리면서 커다란 꽃나무가 오른쪽에 보이면서 무대밑에서 연주자분들이 악기를 연주하시는데 반주소리와 무대가 너무 잘 어울리면서 배우들 전체가 첫등장하셨는데 벌써부터 흥미진진하고 설렜다. 초반부의 강렬한 인상은 아직까지도 생각하면 두근두근거린다. 배우분들이 다 퇴장하시고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간단하게 내용을 요약하자면 명창 박록주가 가족을 위해 소리꾼을 하면서 사랑하지도않는 나이많은 사람과 혼인을 해 살고있는데, 록주의 스승은 록주의 마음에 사랑이 없기때문에 소리가 영혼없이 텅텅 비어서 난다고한다. 어느날 당시 글쓰는학생이었던 소설가 김유정이 노래를 하고있는 록주에게 반해 편지를 보내며 마음을 전하지만 록주는 그를 내심 좋아하면서도 자신은 혼인을 했기 때문에 편지를 계속 반송한다. 하지만 김유정은 포기하지않고 끈질기게 편지를 보내 결국엔 록주가 김유정을 집으로 들여서 어린것이 버릇없게 뭐하는짓이냐며 혼을내는데 김유정은 자신의 사랑을 계속 표현해서 록주는 글을 계속쓰고 자신을 찾아오면 김유정을 사랑하겠다고 한다. 몇년후 폐렴에 걸린 김유정이 '동백꽃'이라는 소설을 들고 록주를 찾아온다. 하지만 록주는 그를 사랑하면서도 그의 마음을 받아주지않는다. 결국 김유정은 떠나고, 록주는 김유정의 소설을 읽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제서야 록주의 소리가 마음에서 우러나오게 된다. 록주가 소설을 읽을때는 김유정이잠시 등장해 점순이 역할은 록주가, 남자는 김유정이 맡아서 연기를 하는데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깝고 슬펐던것같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속에서도 웃음을 주는 요소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마지막에 록주가 노래를 부를때는 꽃잎이 떨어지면서 음악과 배경이 너무 잘어우러지고 정말 애절해서 눈물이 나기도했다. 커튼콜을 할때는 여운이 가시지않았고 특히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악기연주하시는분들이 위로 올라오셔서 연주를 하시고 배우분들이 모두 무대위에서 노래를 하시는 부분이었다. 그 부분에서 전체적인 내용들이 내 머리속에 스쳐가면서 더 슬펐던것같다. 국악뮤지컬이 이렇게도 감동적이고 여운을 남길줄은 정말 몰랐고, 만약 연주자분들과 배우분들의 호흡이 안맞았다면 이렇게 멋진 공연이나올수 없었을것이다. 또 무대셋팅도 너무 멋졌다. 꽃잎이 떨어지는것이며,달빛에 꽃나뭇가지그림자가 비치는걸 묘사한것까지 너무너무 멋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공연을 보고있을때보다 보고난후에 생각하니 여운이 남아서 더 짠하고 안타깝고 애절한 느낌이든다. 이 공연을 위해 준비하신 모든분들께 이렇게 멋진 공연을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싶다. 다음에도 이렇게 멋진 공연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