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단군조선이 멸망하고 그 정통성을 계승할 후계자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모수가 부여를 건국하여 정통성을 계승했고 고구려와 백제가 뒤를 따랐다. 백제 건국의 주요세력이 고구려 유민이었으니 고구려를 계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큰 뿌리를 봤을 때 백제 또한 단군 조선을 계승한 것이 맞다.
9세기 경, 백제가 최전성기를 이뤄낸다. 왜로 진출하여 무역으로 크게 발전했고 고구려와의 전투에서 승리하며 군사력 또한 막강했음을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 주목해본 것은 한강유역의 쟁취여부이다. 백제의 전성기라 불리는 4세기 말, 그리고 각 각 고구려와 신라의 전성기인 5세기, 6세기 또한 한강유역을 차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강유역을 차지하려다가 백제의 왕 2명이 전사하기도 했다. 예로부터 큰 강을 중심으로 문명이 번생했다는 점 또한 생각해 볼 만하다. 바다로 이어져있어 무역에 유리하다는 점, 지형 자체로 방어가 된다는 점 등을 이점으로 뽑을 수 있겠다. 그 중에서도 역시 농사를 포함한 생활이 편리하고 큰 물주기가 주는 고즈넉함을 누렸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한강유역이 삼국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했다. 나라의 기세를 펼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느낀다. 남북국 시대를 지나며 잃어버린 만주와 요동지역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하준>
고구려에 이어 백제와 가야를 배웠다. 두 나라는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알려진게 적다. 백제의 몰락과정은 그나마 있지만 전성기 때 기록은 별로 없다. 가야는 중앙집권화된 나라로 보지 않아 사국시대가 아닌 삼국시대라고 불렀다.
공부하면서 다시금 정통성, 신화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사실도 아닌(말이 안 되는, 말에서 사람이 나온다느니..) 아야기를 왜 그렇게 중요하게 다루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 때 이런 글을 읽었다.
「신화가 일정 부분 과정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하지만 과장이 섞여 있다고 무조건 부정하는 건 옳지 않아요. 신화에는 일정한 시대적 요구와 역사적 사실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배움책 308~309쪽)」
내가 말도 안 된다며, 그 의미마저 부정하고 있음을 알았다.
왜 이런 이야기가 생겨났을까, 단군조선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것이겠다. 또 하늘과 바다를 신성하게 여겼단 것도 알 수 있다. 사실인지 허구인지를 알 수 없을 때도 있고, 그것보다 그 일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는 것 같다. 그것에 주목하는 힘 길러가야겠다.
백제의 국력이 한강 유역을 장악하냐, 못하냐 따라 바뀌는 것도 신기했다.
<총,균,쇠> 같이 지리의 중요성에 대한 책들을 읽었었지만, 한 나라의 흥망을 이렇게 바로 좌지우지 하는게 신기했다.
우리 마을이 왜 이 위치에 있을까도 얘기 나눴다. 아이들이 자라기 좋은 환경, 자연이 가까이 있는 점, 도시 일터와의 거리, 경제적으로 변화가 적은 곳. 자본주의 시선으로 보면 마지막 이유는 바보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알맞았다. 홍천, 최근에 개척한 고운마을도 함께 생각해봤다. 모든 조건이 딱 알맞은 곳은 찾기 어렵다. 그 때, 우리가 양보해도 되는 것은 무엇인지 꼭 지켜가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게 중요하겠다. ‘우리 마을은 처음 시작할 때 어떤 고민들 했을까’ 헤아려 볼 수 있었다.
마을의 소중함 새삼 느꼈다.(얼라 선배들은 어디에 마을을 일구려나..?)
땅, 위치, 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에 연연하진 않는다.
전쟁은 어떨 때 일어날까? 다른 나라를 침략해 약탈하기도 하지만 자기가 나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전쟁으로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떤 사람도 나쁜 사람이 되기는 싫을거고 그 모습을 스스로 자각한다면 망설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전쟁은 대부분 내가 옳다고 ‘확신’할 때 일어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시키는거다. 계몽이라는 이름으로 침략하던 제국주의 국가들이 그 예이다.
이 때 그걸 알아챌 수 있는 힘은, 내 뜻이 옳다고 생각하더라도 과연 그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나 관찰하는데 나오는 것 같다. 만약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그 뜻을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다. 뜻이 옳다 하더라도 생명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르니까. 달려나갈 때 거리두고 바라보는게 중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