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손정민편'을 보고 인간은 혼자서는 나약하다. 그러나 무리를 지으면 폭력적이다
죄형법정주의(회원)
조금 전 2021.5.29 토요일 밤 11시10분부터 방영한 그것이 알고 싶다 손정민편을 보고난 뒤 글을 쓴다. 그동안 의대생 손정민의 사망사건과 관련해서 타살로 몰고 가는 수많은 자극적인 보도들이 나왔었다. 기자들 기사나 유튜버들이 생산해 내는 컨텐츠들은 평범한 스토리로 만들면 자극적이지 않아서 클릭 수가 많지 않다. 특히 유튜버들에게는 컨텐츠 클릭수 증가는 본인의 수입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나는 특별한 프로를 기다려서 라이브로 TV를 보지 않는다. 내 기억에 2002년 월드컵 경기 중계 이후 거의 처음으로 기다려서 이번 방송을 보았다. 어떤 시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궁금해서이다. 사람은 억장이 무너지는 일을 당하면 그 분노를 표출할 막연한 대상이 필요하다. 그건 인간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것을 이용하여 자극적인 스토리로 대중을 흥분하게 만들어서 본인의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은 아픈 일을 겪은 사람을 두 번 죽인다. 의대생 손정민 한강 변사 사건의 실제 진실은 신만이 알겠지만 인간은 이때까지의 학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진실에 제일 근접한 판단을 내릴 뿐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손정민편은 수집된 정보, 증거와 전문가들의 의견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생각든다. 이 변사 사건을 타살이 아니라 사고사로 결론지었다. 이번 방송을 만든 PD도 이렇게 결론내리는 데 부담은 갔을 거라 생각된다. 인터뷰에 응한 손정민군 아버지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방송이 만들어지지 않아 마음이 또 상했겠다 싶어서 자식 잃은 부모에 대한 위로의 마음도 생겼지만, 자식 잃은 당사자들도 아닌 전혀 남인 사람들이 한강변이나 경찰서 앞에서 피케팅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자신의 가족들에게도 그만큼 관심을 쏟는지 의문도 간다. 자신이 알던 많은 사람의 변사를 접하며 사는 게 인간이다. 저기 모인 사람들은 알던 사람의 변사를 접할 때 그 가족들을 찾아가서 저런 격렬한 반응을 보였을까 의문스럽다. 남보다는 피를 나눈 본인의 가족들을 먼저 더 챙겨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나는 내 한 몸 챙기기도 버겁다. 하물며 내 가족까지 챙기려면 더 버겁다. 그런데 피 한방울 안섞인 남의 자식 변사 사건이 결론도 나지 않았는데 타살을 주장하며 피케팅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된다. 인간은 혼자서는 나약하다. 그러나 무리를 지으면 폭력적이다. 그 폭력이 같이 있었던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고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