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네 여행8 - 고라에 내려 걸어서 고라코엔에서 설산을 보며 단가를 생각하다!
4월 3일 하코네 유모토역 箱根湯本駅(상근탕본역) 코인로까 에 배낭을 넣고는 등산
열차 를 타고 스위치백으로 올라 50분만에 해발 540미터 고라 强羅 (강라)에
내려서는 소운잔 早雲山(조운산) 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를 타기전에 고라코엔
强羅公園 을 보기로 하고 마을로 들어가니 집들은 참으로 운치가 있어 볼만합니다.
고라코엔 强羅公園 공원은 일본 최초로 프랑스식 암석정원 으로 열대 허브관, 부겐빌라관
이 있으며 장미덩굴 아치가 멋있는데 여름에는 야간 개장을 해서 불을 밝힌다는데
직원은 돈을 받지않고 혹시 하코네 프리패스 를 가지고 있지 않으냐고 묻기에 내
보이니 확인하고 무료입장 이라고 말해주니 “아리가또 고자이마스”가 절로 나옵니다.
중국인 부부 도 돈을 준비했었는데 무료라는데도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는게 놀랍네요?
몇년 전에 영국 런던 에 갔을때 트라팔가 광장을 지나 “차링크로스기차역” 에서
그리니치로 가는 기차표 를 끊는데.... 창구의 직원이 무엇이라고 되묻던게 떠오릅니다.
우리는 지하철 주말권 을 갖고 있었지만 기차 라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인데 창구 직원이
어떤 표든지 가진게 없느냐기에 긴가민가 하며 보여주니 “표를 끊지 말고” 그냥
타랍니다? 그냥 돈받고 기차표만 팔면그뿐 일터인데..... 참으로 친절한 사람들
이네요? 감동은 이어지니.... 친구가 기차에 고급 카메라 를 놓고 그리니치역에 내렸습니다?
설마 찾을수 있을라고? 그런데 관광을 하고 역으로 가니 종점역에 보관하고 있어 찾았네요?
공원은 장미가 피는 계절 5월에 오면 좋을거라 생각을 하면서 분수대 앞 벤치에 앉아
솟구치는 분수와 푸른물, 노란꽃에 건너편 산에 흰눈을 한눈에 보노라니 좀 있으면
시 한수는 저절로 쓸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일본에 왔으니 단가 라면 더 좋을테지요?
단가(短歌) 는 일본의 옛 시인 와카 和歌(화가) 를 계승한 시로 탕카 라 하니 신가풍의 여명기
낭만주의의 발흥기, 자연주의의 융성기, 사생주의(아라라기) 의 전성기, 자유율
구어 단카의 대두기, 전시중의 단카, 전후의 단카로 이어지는데 제1기 신가풍의 여명기
는 메이지 초년인 1868년 부터 1897년 까지로 신다이와카(新題和歌) 의 제창이 있었습니다.
제2기 낭만주의의 발흥기 는 1898년부터 1908년까지로 요사노 뎃칸은 시가집 『도자이난보쿠
를 간행하고 구태를 타파하는 스케일 크고 거침없는 가풍 을 수립했으며 그의 처
아키코(晶子) 는 『미다래가미(みだれ髪)』에서 정열적이며 아름다운 가풍을 선보였으니
『미다래가미(みだれ髪)』 에서 "자유분방한 정감과 풍부한 재능" 으로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요사노 뎃칸과 결혼한 이후 묘죠파 明星 가인으로 활약했으며 가집으로 『사호히메
(佐保姫)』, 『마이히메(舞姫)』 『신역 겐지모노가타리(新訳源氏物語)』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기요미즈데라 절 쪽으로 향하여 기온 길을 걷고 있자니,
어렴풋이 달은 벚꽃에 희미해져, 오늘 밤 이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아름답게 생각되네.”
“부드러운 살갗 속의 타오르는 것 같은 정열의 피에 닿지도 않고,
외롭지는 않습니까, 사람의 도리만을 이야기하는 당신은.”
やは肌のあつき血汐にふれも見でさびしからずや道を説く君
내 속의 뜨거운 피를 보고도 내버려두니 외롭지 않으신지요? 나를 가르치시는 그대여
その子二十櫛にながるる黒髪のおごりの春のうつくしきかな
스무살 여인은 빛나는 머리결을 흩날리는 한창 때의 아름다움이어라
君死にたまふことなかれ 제3절 (전장에 나가있는 동생을 슬퍼하며)
君死にたまふことなかれ
すめらみことは戦ひに
おほみづからは出でまさね
かたみに人の血を流し
獣の道に死ねよとは
死ぬるを人のほまれとは
大みこゝろの深ければ
もとよりいかで思(おぼ)されむ
아우야 절대로 죽지 말거라
천황은 나아가 싸우라 하고
정작 그는 전쟁터에는 나오질 않는구나
피 묻은 유품만을 남기고
짐승처럼 죽으라 하는구나
죽는 것이 대장부의 명예라 하는구나
천황의 마음이 깊다면
이를 어찌 생각하실는지
すめらみこと=天皇
かたみに=たがいに
大みこゝろ=天皇のこころ
도우카이의 작은 섬 바닷가의 백사장에서
나는 눈물에 젖어
게 벗 삼아 놀았지
友がみな われよりえらく 見ゆる日よ
花を買ひ来て
妻としたしむ
친구가 모두 자신보다 훌륭해 보이는 날은
꽃을 사들고 와서
아내와 어울린다
목이 검붉은 제비새끼 두 마리 들보에 앉고 자신 낳아 길러준 어미는 죽어간다
あかあかと 一本の道 とほりたり たまきはる1)我が 命なりけり
아주 환하게 한줄기의 도로가 이어져있다 다마키하루 나의 생명이 되는도다
건너편 산에 눈이 쌓인게 보는데 " 큰 大(대)" 자라... 문득 떠오르는게 그럼 저건 틀림없이
오봉절에 조상들이 길을 잘 찾아들수 있도록 피운 무카에비 (迎え火, 마중하는 불)라?
조선의 "백중과 추석" 이 하나로 합쳐진 양력 8월 15일 명절을 오봉(お盆,추석) 이라 합니다.
조선의 명절 백중(百中) 은 음력 7월 15일로 망혼일(亡魂日) 또는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
하는데 이 무렵이면 백가지 곡식의 씨앗(種子)을 갖추어 놓았다 하여 유래된 명칭으로
익은 과일을 조상에게 바치고 제사를 지내며 머슴(노비) 에게도 용돈과 하루 휴가를 줍니다.
중국에서 유래해 조선을 거쳐 일본에 전해진 음력 7월 15일 백중(양력 8월 15일) 오봉절은
조상의 영혼 을 맞아들여 대접하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이니 일본에서는
젊은 남녀가 모여서 봉오도리 盆踊り ぼんおどり 춤을 추는데 일종의 윤무(輪舞) 입니다!
우리나라의 명절인 설날, 한식, 단오, 백중 과 추석이며 동지 는 모두 중국의 명절 이던 것이
한자와 함께 조선에 전해졌으니 몇년전에 강릉시가 5월 단오제 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다
중국 네티즌들이 분노해 "한국인이 중국의 명절까지 훔쳐간다" 고 난리가 났던게 떠오릅니다.
우리 고유의 명절로는 12월에 부여의 영고(迎鼓), 10월에 고구려의 동맹(東盟) 과 동예
의 무천(舞天) 에 삼한의 상달제, 백제의 교천, 신라의 일월신숭배 가 있었건만
선진 문명인 중국의 문화가 한자와 함께 들어오면서 이제 모두 사라져 버렸는가 합니다.
우리 말 "뫼 는 산" 이라 하고 "가람 은 "강" 이라고 하며 방향을 가르키는 우리 말을 잊어버리고
중국말인 동서남북 이라고 하는데..... 강원도 뱃사람들이 동풍을 "샛바람" 이라고 하니
그럼 중국말인 백두산의 우리말은 "흰머리뫼" 이며 역시 중국말 동해의 우리 말은 "샛바다" 일까요?
공원의 분수 아래쪽에 하쿠운도차엔 白雲洞茶苑 이라고 있는데 종을 치면 다다미 안쪽에서
유카타를 입은 여인이 나와 떡과 녹차 라떼 를 대접하는데 요금은 500엔이라고 합니다.
또 공원에는 Crafthouse 라고 해서 직접 도자기나 유리공예 를 만들 수 있는
집도 있다는데 분수앞 벤치에 앉아 일본 단가를 너무 오래 생각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난지라 화들짝 놀라고는 그만 일어서 예쁜 거리를 걸어서 고라역
强羅 (강라) 으로 돌아와서는 소운잔 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에 올라 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