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기도 인지는 모르지만
이 아침 묵도합니다,
마음속에 늘 숨어지내는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위한 묵도였으며 하지만 그럴 적마다 그것보다
더 가여운 것들이 너무 허름해서 웃을 입힙니다,
거울을 봐도 그 속에 나를 닮은 사람이 있고
길을 걸어도 나를 따라 걷는 그림자가 있고
꿈을 꾸어도 나를 닮은 사람들이 나를 맴돕니다,
개울가 짐 검 다리를 건널 때도 물속에 나를 닮은
사람이 나를 따라짐 검 다리를 다라 건넙니다,
도대체 나를 따라다니는 영혼들은 한치의
빈틈을 주지 않습니다,
그냥 허름함에 기대 살고 싶어도 달라붙어 다니는
저 영혼들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삽니다,
인생은 무거운 맷돌을 등에 지고 고해의 바다를
건너는 고독한 나그네가 분명합니다,
경계는 없지만 스스로 선을 긋고 그 안에 머물고
울타리가 높을수록 감추고 싶은 게 많은 것처럼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무거운 짐을 만들고
절실했던 것조차 지나고 나면 그냥 그런 것처럼
우리는 매 순간을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목줄에 묶인 강아지가 천방지축 날뛰는 끈 풀린
강아지를 보면 얼마나 부러운 충격일까요,
지나쳐서 무너지고 모자라서 비틀대고
중심을 잡고 사는 일이 소신 없이는 어쩌면
곡예사 보다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조금만 기우뚱해도 휘청거리고 좀 더 심한 건
내풍에 더 휘청거린다는 겁니다,
이럴 때마다 묵도합니다,
이빨 빠진 동그라미도 좋으니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외로움과 고독은 다릅니다,
고독은 결코 외로움이 아니라
자기의 소리를 듣기 위한 침묵의 시간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