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평가원 모의고사 분석과 2009 수능 예상 출제경향
SJR 수리 연구실
평가원 모의고사 논평
난이도 평가
이번 평가원 모의고사를 보고 수리영역, 특히 나형 학생들은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이번 모의고사는 가형이 오히려 쉬웠다-고 할 정도로 나형의 난이도가 높았다. 특히 난이도 상에 해당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되어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았으며, 등급컷도 대폭 내려갈 것이라 예상된다.
수능 난이도의 상승은 이미 예고된 바였다.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뀌면서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난이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난이도 조절을 위한 테스트라고 보면 된다. 원래 평가원 모의고사의 목적이 그거다. 수능 시험의 난이도 조절.
다만 이번 모의고사가 지나치게 어려웠기 때문에 9월에는 난이도가 약간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형은 난이도 상 문항이 지금처럼 10개가 넘는 상황에서 10개 이하로 조절될 것이라 생각된다. 가형은 솔직히 이 난이도 그대로 갈 것 같다. 이 정도면 난이도 적절하다. 특히 작년에 가형을 너무 쉽게 내서 평가원에서 극심한 항의를 받았던 것을 생각해 보면 딱 이 정도 수준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개념 이해와 빠른 계산력을 요구하는 복합 문항의 증가
이번 평가원 모의고사의 특징은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더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원래 평가원 문제는 문제 내에서 정확한 개념을 잡으면 풀이과정은 간단하게 풀리는 것이 대부분이고, 복잡한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문제가 소수였는데, 이번에는 정확한 개념을 갖고 문제를 제대로 이해한 후, 그 다음에 풀 때도 복잡한 풀이과정을 거쳐야 하는 문제들이 대거 출제되었다. 따라서 학생들은 개념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정확하고 빠른 계산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했다.
아직 대부분의 학생들이 개념을 잡는 중이라 (특히 재학생) 계산 능력에서 취약성을 보인 케이스가 많았던 것 같다. 여름방학 때 문제풀이를 통해 계산력을 높이면 9월에는 좀 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10-가,나의 비중 증가
또한 이번 시험은 지난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보다 10-가,나의 비중이 좀 더 높아진 부분이 있다. 그러나 10-가,나의 심화적 개념이 필요한 문제는 전혀 출제되지 않았다. 10-가,나의 기본적인 개념, 혹은 중학교 수준의 개념만 알고 있어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고1 때 10-가,나를 공부하고 지금까지 전혀 들여다 보지 않은 학생들은 문제를 풀면서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3 되기 전에 10-가,나를 한번이라도 정리한 학생들은 문제없이 풀 수 있는 수준으로 10-가,나가 가미되었다. 따라서 지금 다시 10-가,나 개념을 쌓겠다고 할 문제는 아니다. 일단 수1과 수2의 개념을 완벽하게 만든 후에 문제풀이 전 10-가,나 개념을 간단하게 한번 정리해 주고 들어가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가
1. 출제 경향을 파악해야 한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3월에 본 교육청 모의고사처럼 자신의 취약점만 알고 넘어가면 되는 작은 시험이 아니다. 평가원 모의고사의 의미는 먼저 그 해의 수능 시험의 경향을 예고하는 것과, 그 다음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해서 수능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따라서 평가원 모의고사를 보면 그 해의 수능 시험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지금 학생들은 점수에 좌절하고 우왕좌왕하는 것보다는 수능 시험이 어떻게 나올지 그 방향을 정확하게 알아내서 거기에 맞춰서 공부해야 한다. 단적으로 말해 계산능력이 필요한 문제가 많이 나왔다고 시중 문제집을 박스로 쌓아놓고 양치기만 해선 절대 수능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이번 평가원 문제는 정확한 개념 이해 능력과 빠른 계산능력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먼저 개념을 쌓고 양질의 다양한 문제로 응용력과 계산력을 배양하는 것이 바른 대처법이다.
이를 위해 수험생들은 당장 이런 것은 수능에 안 나올 거야 하는 식으로 자위하기 보다는, 전문가의 정확한 정보를 얻어서 발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2. 자신의 취약점을 파악해야 한다.
지금 많은 학생들이 시험지를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일텐데, (그러나 성적표 나오고 등급과 백분율이 나오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 생각된다. 수능은 상대평가고, 대학은 순서대로 간다) 쳐다보기도 싫겠지만 다시 한번 시험지를 붙들고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 혼자서 하기 힘들면 인터넷 강의로 해설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왜 이 문제를 틀렸는지,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나에게 부족한 능력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앞으로의 학습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신만의 네비게이션을 만들어서 목표 성적까지 도달할 수 있는 최단거리를 잡아내야 한다. 이걸 잘하면 9월과 수능 때 분명히 웃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무식하게 공부한다면 그 학생의 성적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3.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다.
모의고사를 너무 자주 보면 모의고사 성적에 휘둘려서 수능까지의 장기 레이스를 망칠 수 있으니 대부분의 공부가 끝난 9월 이후부터 모의고사 연습을 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심리적으로 민감한 수험생들의 입장을 배려한 말이라 생각되지만 어쨌든 모의고사는 아까 이야기한 대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된다.
다만 수험생들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는 것은,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까지 연결된다는 근거 없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모의고사는 계속 못 봤지만 이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서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거나, 계속 잘 나오는 모의고사 점수에 교만해서 공부를 게을리하다가 수능에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점수를 받은 케이스는 얼마든지 많다.
따라서 냉정하고 객관적인 마음으로 상황을 분석하되, 점수에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향하는 초지일관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2009 수능 출제경향
1. 작년 수능보다는 어렵고, 6월 평가원보다는 쉽다.
9월 평가원 시험을 보고 나서야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지금 같은 난이도로 수능을 출제했다가는 평가원 출제진들이 다 자리 내놓고 나와야 할 것이다.
이번 시험은 2009 수능을 어렵게 내겠다는 신호이며, 이를 위해 난이도 조절을 하려고 일부러 어렵게 낸 측면이 있다.
작년 수능 수리가 지나치게 쉽게 나와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았다. 수리 가형의 경우 1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었다. 그러나 수리가형을 어렵게 낼 경우 이과생들이 수리나형으로 몰려 대학 교육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리나형의 난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뀌는 수능의 변별력 확보에서도 난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연초부터 자주 나왔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수리를 지나치게 어렵게 내면 점수가 하향평준화 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고, 수험생의 반발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이번 6월 평가원보다는 쉽게 나올 것이다. 하지만 절대적 난이도가 낮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2. 복잡해진 문제 구조
앞서 말했듯이 기존 평가원 문제들은 문제에서 정확히 개념만 잡으면 풀이과정은 비교적 간단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문제들을 놓고 보면 평가원이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전략을 수정한 것이 드러난다. 사실 이제는 수 많은 문제들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개념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참신한 문제를 만들만한 소재가 바닥난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는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다음에 신속하고 정확한 계산력을 요구하여 문제의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평가원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요소가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그대로인데 좀 더 까다롭고 복잡하게 된 것이므로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를 좀 더 강도 높게 이어나가면 된다.
3. 기본적인 10-가,나 개념의 요구
이번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보았듯이 10-가,나의 기본적인 개념을 요구하는 문제들도 여럿 출제될 것이다. 그러나 10-가의 내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문제는 출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출제 방침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부화뇌동해서 정작 수1, 수2는 제쳐놓은 채 10-가,나에 매진하지 말고, 수1과 수2를 완벽하게 끝낸 후 10-가나의 기본개념들을 다시 한번 봐주면 된다. 배운지 오래 되어서 잊어버린 것이지, 개념 자체가 어려운 건 절대 아니다.
2009 수능 대비 전략
1. 개념을 먼저 완성하라.
이번 평가원 문제를 보고 평가원이 미쳤다느니, 시중 문제집과 다를 바가 없다느니 하는 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렇게 나쁜 문제도 아니고, 참신하고 좋은 문제도 많았다.
시중 문제집의 지저분한 문제란, 학생이 이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평가할 의도는 전혀 없이, 그저 복잡한 계산만 늘어놓게 만든 문제를 말한다.
이번 평가원 문제는 물론 계산이 복잡한 문제가 많이 나왔지만, 그 이전에 먼저 문제에서 정확하게 개념을 파악하고 응용할 포인트를 찾아내야 하는 문제들이 고난도 문제의 주를 이뤘다. 계산은 그 다음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평가원의 의미를 잘못 파악하고 개념공부를 버리고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를 했다가는 9월 평가원과 수능에서 크게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평가원의 그들의 평가 목적과 의도를 버리지 않았다. 개념부터 먼저 잡아야 한다.
2. 양질의 문제를 통해 응용력과 계산능력을 높여라
여름방학 전까지 개념을 확실하게 끝낸 후 여름방학부터 문제풀이에 매진하도록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문제의 질이다. 계산력만 요구하는 질 낮은 문제들로 연습을 해봤자 수능시험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념의 정확한 이해와 응용을 요구하는 양질의 문제들로 수능 수리의 감각을 날카롭게 연마하면서 많은 문제들로 연습을 하게 되면, 계산과정에서의 시간단축과 실수 줄이기는 저절로 완성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면, 9월 평가원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6월 시험지를 다시 펼쳐봤을 때도 ‘어? 이렇게 쉬웠었나?’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3. 10-가,나의 기본개념 정리를 해두는 것이 좋다.
10-가,나는 기본적으로 간접출제가 원칙이다. 그리고 평가원은 원칙을 지킬 것이다.
다만 이번 평가원 모의고사를 보면 10-가,나의 비중이 약간 올라갈 것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지금까지처럼 안하고 대충 넘어가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수1과 수2가 끝난 후 기본적인 개념은 정리하고 넘어가자. 심화적인 것까지 할 필요는 없고, 고1때 배운 기본 개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정도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