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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장소 : 2023년 4월 18일 10:00~12:00 어린이도서관 배움터 3 · 참석자 : 김지애, 박용미, 박유진, 김세은, 오경아, 송근아 · 발제 및 진행자 : 이희인 · 서기 : 송근아 · 책정보(여러 버전인 경우, 대표적 1권만) : 슬이는 돌아올거래, 정재은 외 7인 글, 문학동네, 2020년 --------------------------------------- 세월호 참사 9주기 '세월호, 책으로 마주하기' 2023 동화분과 발제글 <슬이는 돌아올 거래> 토론일:2023년 4월 18일 발제자: 이희인 1. 세월호 참사 9주기 '세월호, 책으로 마주하기' <슬이는 돌아올 거래>를 읽고 나서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안부 인사는 상대방의 건강 그리고 안전이다. 코로나에 처음 걸렸을 때, 나도 모르게 행동 했던 것은 주변사람들의 안부였다. 혹시나 내가 마주쳤던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진 않았는지? 나 스스로 안전을 점검하게 되었다. 언제 부터인가 ‘안전한가?’라는 질문이 당연하게 되었다. 건강만 해서는 안 된다. 안전해야 한다. 건강한 모습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그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은 순간부터 우리에게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세월호의 침사가 있고 9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누군 가에게는 “세월호”는 깊은 상처가 되어 가슴 아픈 슬픔으로 남을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흐려져가는 과거 일 수 있다. 후자가 나를 설명한다. 수학여행 떠났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안전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준 어른으로 자책을 하다가 결국은 잊고 살기를 택한 것 같았다. 어도연에서 이렇게나마 책 읽기를 하며 “세월호”를 마주하며 다시금 현실을 마주한다. <슬이는 돌아올 거래>에 담긴 모든 작품은 “세월호”를 모티브로 따와 만들어진 작품으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소중한 이를 떠나 보낸 아픔을 그대로 보여준다. <슬이는 돌아올 거래>에서의 배경은 미래의 지구이다. 한반도 끝의 진도에서 태어난 슬이가 주인공이다. 달 체험을 하러간 슬이가 ‘달로호’가 아닌 ‘머나먼여행호’를 타면서 일어난 일이다. 슬이가 떠난 지 77일 만에 다시 우주 공항에 도착하여 다시 지구로 내려가는 데, 슬이의 시간이 지구의 시간은 77일 후가 아니라 더욱 머나먼 미래의 지구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 동안의 지구에 남은 가족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은 슬이를 기다린다. 61쪽의 “종일 헤매며 다니다가도 슬이는 항상 돌아왔잖아. 어딜 갔다가도, 무얼 하다가도, 모두가 기다리는 곳, 집으로. 이제 알겠지? 슬이는 돌아올 거래. 꼭 돌아올 거래.” 라고 마무리 짓는 동화가 슬이가 집에 안전하게 돌아 왔으면 하는 바람과 간절함을 담는다. 이 작품에서 슬이를 기억하고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는 모습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위안을 준다. 2. 논제(나누고 싶은 생각들) 1. “슬이는 돌아올 거래”를 읽고 가장 좋았던 문단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2. 이 책의 주제, 메시지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3. 아이들에게 세월호에 대해 설명하고 책을 추천한다면 어떻게 소개하고 싶으신가요? 4. 세월호 참사를 가슴 속에 기억하기 위한 노력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5. 이 책에서 키워드를 뽑자면? ----------------------------------------------- 기록
- 표지 이야기. - 커버를 벗기면 2015년에 타일을 모아 만든 팽목항 ‘기억의 벽’에 있는 타일들이 나옴. - 2023년, 볍씨 학교와 제주에 있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아이들’ 모임의 아이들이 함께 4월16일 단원고 아이들이 하려고 했던 수학여행을 그대로 실행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출발하여 진도에 온 후, 진도에서 단원고 학부모들과 함께 다시 제주도에 가서 단원고 수학여행에서 계획했던 일정 그대로 다니는 중. 아이들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공연도 준비했다고 함. - 지애님은 세월호 사건의 일자가 이상하다. 조카가 4월 4일에 태어났는데, 그날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은 4월 16일. 그 일자의 차이는 어떻게 된 것일까? - 발제글 낭독 : 희인님의 글 함께 낭독
- 처음에는 <슬이는>을 읽고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작품이 더 편했다. 왜냐하면 처음 읽었을 때 <슬이는>에 들어있는 ‘달로호’, ‘머나먼여행호’ 등 <슬이는> 작품 속의 명칭들을 세월호 사건에 대입하여 읽어보니 다르게 읽혔고, 그 의미를 알게 되니까 내가 전에 ‘얕게’ 이해했던 부분에 대해 느낌표가 생겼고, 의미를 독자가 찾을 수 있도록 ‘묻어놓은’ 것 같았다. - <슬이는>은 작가가 ‘나는 세월호를 이야기 할 거야’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인 것 같았다. 그래서 오히려 창작물의 의도가 느껴지니 집중하기 어려웠다. - <복자할머니>가 제일 좋았다. 가장 찡하고 와닿았다. 처음에는 할머니 이야기할 때 가볍고 재밌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할머니가 가진 슬픔이 드러나면서 깊이 마음을 울렸다. - 나도 <복자할머니>와 <그 아이가 사는 집>이 가장 와닿았다. <그아이>는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씨랜드 사건도 떠올랐다. - <복자할머니> 사투리는 어디 사투리일까? 강원도? 확실치 않지만 강원도 같기도 하다. - 나는 세월호 여파가 강하게 남아있던 2015년 1주년 때 <금요일에 돌아오렴>을 읽고 강렬한 슬픔에 휩싸였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그 기억이 많이 희미해졌고, <슬이는 돌아올거래> 문학작품을 읽었더니 문학이 주는 완충장치 덕분에 조금은 좀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세월호를 아직도 추모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안심, 안도와 감사의 마음을 가장 많이 들게 해던 책이다. 그게, 잊고 살았던 나의 이기적인 마음일 수도 있다. 이기적인 마음이다. 하지만 그래도 안도가 - 나는 오히려 이렇게 동화를 쓰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다 아니까 이런 작품을 읽으면서도 이런 목적을 다 알고 있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 사건을 모르는 상황에서 이 작품을 읽을 땐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졌다. - 슬픔을 강요하는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이 작품도 거부감이 들었다. - 이 작품을 읽으면서 계속 세월호를 떠올리게 되어서 작품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 나는 사실 위주로 파악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좋겠지만,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이런 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태원 사건도 생각해보면, 세월호와 색이 좀 다를 수 있겠지만, 객관적인 숫자나 통계적인 파악에 그치는게 아니라, 희생자 한명에 집중해서 그들의 하루하루, 희생자 주변인의 하루하루를 들여다보는 신문기사를 보면서 감정적인 이해와 공감도 필요하다고 본다. - 그리고 이 책이 오직 ‘슬픔’만 표현한 책은 아니다. 세월호를 다룬 연극도 있는데, 그 연극이 그렇게 재밌다더라. 재밌기도 하고 웃기기도 한다더라. 영화 ‘생일’에서도 희생자 아이들을 언급하며 슬퍼하기만 하는게 아니라 떠난 아이들을 떠올리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고 깔깔거리며 그들을 추모하고 떠올린다고 한다. 그들을 기쁘게 따스하게 기억하는 길로 우리가 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는 것 같다.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해서 모두가 위로받고 치유받는 과정에 있는 게 아닐까. - 나도 감정에 빠져서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눈물이 나고 ‘슬프기만’ 했는데, 오히려 ‘슬픔’에 빠지기만 하는게 아니라, 그들을 떠올리며 기억해주고, 말해주고, 떠올려주는 것을 그 유가족들이 원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유가족들의 심리를 다룬 글에서 보니, 유가족들은 내 아이를 떠올리지 않게 조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 아이를 편하게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걸 더 좋아한다고 한다. - <그 아이가 사는 집>을 읽으면 씨랜드가 너무 떠오른다. - 옛날에는 아이들에 관해 정말 안전불감증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안전불감증이 있었고, 요즘들어 사람들이 많이 깨어졌다고 본다. - 이태원 사건에 관해 누군가가 한 말이 떠오른다. “‘안전의 규칙’은 누군가의 ‘피’ 위에 생겨났다.”는 말이었다. 당시 정말 믿을 수 없었다. - 예전에 나도 그런 위기를 경험해 본 적이 있다. 그 위험과 공포심을 경험해 보아야 인식하게 된다. - 옛날에는 지하철에 ‘푸쉬맨’도 있었다. 정말 미개했다. - 현재 세월호는 어디에 있을까? 인양 후 어떻게 했지? - 선체는 현재 목포에 세워져있다. 다른 어떤 장치도 없이 그냥 세워놓기만 한 것 같다. 2024년 10주기가 되면 목포 ‘고하도’에 설립될 기념관에 영구 보관할 예정이라고 한다. - 선체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한다. - 당시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배가 가라앉으면 밖으로 나오는 걸로 당연히 알고 있지만, 불안한 상황에서 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를 내리면 그저 기다리고 있기만 할 것 같다. - 요즘 아이들은 생존 수영을 배우고 있는데, ‘떠 있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진정한 생존 수영을 배우고 있다. 페트병에 기대어 떠오르는 법. 이제 그런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실제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 현재 ‘세월호 팽목 기억관’은 컨테이너에 임시로 만들어져있다. 너무 실망스러웠다. 2024년에 제대로 된 기념관이 설립된다니 다행이다. - 기념관이 세워질 섬 고하도는 가는 길이 여러 곳 연결되어있다. - 그러나, 우리가 아이의 삶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단체 여행, 활동을 완전히 막을 수도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 그저 우리가 경험에서 배웠던 것들을 토대로 그런 사고가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 <슬이는 돌아올거래>는 슬이가 ‘돌아올 거라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작품의 대상은 누구인걸까.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 이미 시신까지 찾은 희생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이 다시 돌아올거라는 희망이 과연 위로가 되는 것일까? - 각자 이 책을 읽고 느낀 ‘키워드’는 무언가요? - ‘기억해주자’ <슬이는>에서 사람들이 슬이를 잊지 않은 것처럼, 우리도 아이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자. - ‘그리움’ <복자할머니>에서도 그리움이 느껴졌지만, <슬이는>에서도 슬이가 돌아왔을 때 부모는 이미 죽고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없을 텐데, 그때 느낄 슬이의 감정이 너무나 ‘그리움’ 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글들 속에서 ‘그리움’이 느껴졌다. - ‘기억’ - ‘상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다는 것, 함께 살아간다는 것. 이렇게 책을 기억하고 넋을 기리고, 마음 아파하고, 충분히 그렇게 하고 희망을 가지고 함께 상생한다는 메시지가 느껴진다. - 나는 책 작품의 키워드라기보다는 ‘계속 감’. 삶은 계속 된다. 이 책도 결국 남겨진 이들을 치유하고 위로하기 위해 만들어졌듯이, 기억도 그리움도 삶을 계속 살아나가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 나는 책 속에서 느꼈다기보다는, 오늘 이야기를 해보니, 매일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행복이 기억에 남는 걸테니.
-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을 건가요? - 네. 아이와 같이 읽고 대화 나눠보고 싶어요. - 아이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대화 나눠보시고 이야기 전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