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집 번역은 시대를 넘어 조상과 대화하는 것” | |
마산 양덕동 조용돈씨 “개인 저작물 망라한 문집은 당시 시대상 엿볼 수 있어” | |
“조상의 행적을 좇을 수 있는 생생한 기록이죠.” 8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조용돈(77)씨는 책자 한 권을 건넸다. 그의 5대조인 농계 조창현 선생이 지은 시, 기행문 등을 엮어 1811년 간행한 문집인 ‘농계처사유고’다. 문집은 개인의 저작물을 망라한 전집으로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어 정치, 경제, 사회, 문학적 사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 특히 집안의 역사도 엿볼 수 있어 문중의 결속과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농계처사유고’는 소실될 위기를 겪었다. 조선시대 병란으로 인해 자료가 불에 타버렸으나 조씨의 부친인 조회규씨가 지난 1965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자료를 찾고 흩어진 글을 모아 유고를 완성했다. 당시 편집된 문집은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돼 있다. 조씨는 부친의 유업을 이어받아 한문에 능한 조카 이중균(72)씨를 통해 지난해부터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번역 중인 글은 문집 중 ‘영호기행’으로 당시 조창현 선생이 영남과 호남을 여행하며 남긴 기행문이다. 그는 “문집은 개인과 집안의 역사 및 당시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훌륭한 자료”라며 “문집을 번역하는 것은 시대를 뛰어넘어 조상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국가에서 발행한 ‘국고문헌’의 한글 번역률은 지난 2008년 기준으로 27%이고 문집, 기술서 등 민간의 일반 고전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사진= 김용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