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을 가진지 7년정도 되는 아시내님이 계시다.
귀농카페를 통해 처음 알게 되고 영월에서 사실적에 친교를 가지다가 홀연 없어져서 황당해 했는데
필리핀에 아들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도움도 많이 주시고 아들이 그곳에서 공부하는 동안 아들의 보호자처럼 많이 도와 주셨는데
최근 영월 산골 오지인 아시내계곡을 개척하여 귀농을 준비하고 계신다.
벌써 봄부터 이곳에다 터를 닦고 계시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들으면서도
한번을 가 보지 못한 것이 우리부부에게는 빚진 것처럼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러면서도 시간을 못 내서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오늘 시간을 내 보았다.
오늘은 김치는 많지 않고 절임배추가 주여서 오전에 시간내기가 그래도 좀 괜찮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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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오는 동안 사진을 좀 찍으려고 카메라도 챙겨서 나섰다.
이렇게 바쁠적에는 일부러 사진 찍으러 나서는 것이 어려우니 이렇게 잠시나마 오고가는 길에 짬을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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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내계곡에서 우리집 까지는 차로 30분정도 거리이지만 이것저것 감안해서
세시간을 가고 오는 시간으로 잡았는데 남편 아무렴은 우리동네 입구에서 시간을 잡아 먹고 있었다.
다리공사를 하느라고 파 헤친 논바닥에 옛날 유적지가 나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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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쳤으면 좋으련만 남편은 차에서 내려 한참을 들여다 보고 참견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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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이런곳이 있었는데 이건 무얼하던 곳일까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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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중간쯤에 있는 계곡이다.
이곳을 지날적마다 멋있어서 차를 세우고 들여다 보는데
올해 이곳의 사계를 찍고 싶었건만 봄에만 찍고 여름은 놓쳐 버리고 말았다.
내년에 다시 도전을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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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곡은 들여다 보면 무척 신비해 보이는데 조금 그리고 조금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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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파노라마로 펼쳐지듯이 그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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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도 역시 내가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곳이다.
이곳의 사계도 역시 사진찍고 싶어 했는데 여름을 못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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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산들이 무릎을 맞대고 이거리 저거리 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릴 때 상대방의 다리사이에 내 다리를 끼우고,
<이거리 저거리 각거리 천두만두 고만두 고모네집에 갔더니 암탁수탁 잡아서 자기네끼리 다먹고,
우리집에 왔단봐라 양대콩을 볶아서 주나 보자 때꼼팔~>
하여서 걸린 사람이 다리 하나를 접는 게임이다.
이 놀이를 하다가 한번은 볶은 양대콩도 안 줄 만큼 한이 맺힌 고모네 이야기가 궁금해서
양대콩을 볶아 보았더니 아무리 이가 좋은 사람도 전혀 이가 안들어 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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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역시도 봄출사를 나갔을적에 갔던 곳이다.
400년된 엄나무와 소나무가 사이좋게 살고 있는 곳~
엄나무꽃이 바다속의 산호초처럼 피어날 적에 꼭 이 나무아래 와 보아야지 하고 다짐을 했는데
이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다 떨구고 나서도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는
이 무심함이 나무에게 미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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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를 끝낸 들녘에는 콩가리 그리고 소의 여물거리로 쓰여질 옥수수섶이 자리를 하고 서 있다.
어린시절 겨울에 심심할적에 이 옥수수 낫가리는 소꿉장난 장소로 유용했다.
가운데에 굴을 뚫어서 처음에는 다리 하나 밖에 안 들어 가던 곳을 점점 넓혀서 나중에는 아이들 서넛이 들어가
놀아도 되는 아지트가 된다.
따뜻해서 이곳에 모여 놀면서 집에서 가져온 찐고구마며 옥수수 쪄 말린 것을 따 먹으며 놀았던 추억의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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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산아래 고향집처럼 여름에만 와서 농사하는 빈집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한 때는 저곳에서 몇 식구가 북적이며 살았을텐데 지금은 쓸쓸하니 그림으로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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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다가 보니 어느새 아시내계곡 입구 베이스캠프를 친 아시내님의 하우스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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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는 차가 못 들어가서 입구에 차를 세우면서 보니 연세드신 할머님이 김장할 배추를 다듬고 계신다.
어디 가서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면 그냥 못 지나가는 성격 때문에 인사를 드리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처음 보는 나에게 쌈 싸 먹으라고 속이 노란 넘으로 골라서 배추 한포기를 들려 주셧다.
아시내님이 앞으로 사실 이 동네가 보나마나 인심이 좋으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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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내님은 차가 도랑을 건너오다 빠져서 포크레인으로 꺼내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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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없기 때문에 필요한 짐을 실어 나르는 작은 덤프트럭이 있는데 그게 그만 개울에 빠져 꼼짝도 않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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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중에도 밝은 얼굴로 인사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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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금방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나는 혼자 다리를 건너
궁금하던 아시내계곡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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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흔들리는 작은 갈대들의 모습이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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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을 건너 뒤돌아 보니 먼길을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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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렇게 신작로가 가까이 있으니 일단 베이스캠프까지는 큰 불편없이 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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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을 하던 할머님은 그 구경이 시들해 지셧는지 집으로 돌아 가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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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곡을 좀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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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나 내가 제일먼저 관심을 가지는 곳은 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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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보다 꽤 수량도 많고 곳곳에 작은 폭포도 있어 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듣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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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맑아서 가재가 기어 다니는 것도 보이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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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골짜기에서 물을 끓어와 동네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하는듯하다.
그러고 보니 다리를 건너 올적에 보이던 파이프들이 이 식수 파이프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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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가을을 아쉬워 하듯 신갈나무 잎사귀하나 아직 고운색을 간직하고 물위에서 뱃놀이를 즐기고 있다.
조그만 소리로 동요하나 불러 본다.
<낮에놀다 두고 온 나뭇잎배는 엄마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푸른달과 흰구름 둥~실 떠 가는 연못에서 사알살~ 떠~다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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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얹어 사는 이끼는 아직도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물방울들이 이 이끼를 키우고 있는 것 같다.
한참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가물 때인데 이리 잘 자란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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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계곡을 올라가니 빈 집이 하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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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척 좁은 계곡이더니 올라 갈 수록 조금씩 넓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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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누가 쌓았을까 얕트막한 돌담이 정겹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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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길을 올라 갈 수있는 오토바이와 짚차 한대가 서 있다.
나중에 아시내님에게 여쭈어 보니 진짜 자리를 잡을 곳은 이곳으로부터 1키로정도 위쪽에 있는데 그곳을 오르내릴
용도로 서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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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아무렴의 솜씨가 더해진다면 충분히 살고도 남을 깨끗한 집 한채까지만
답사를 하고 나중을 위해 진짜 고지는 남겨두고 다시 아래로 내려와
현재 베이스캠프로 쓰고 있는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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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동안 이곳에서 생활하셨던 텐트가 한쪽에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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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집지을 때 필요한 공구들이 필요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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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선 살 집을 짓는 중인데 난로가 하나 따뜻한 온기를 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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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그만 강아지 한마리가 나를 보더니 깜짝 놀라 구석으로 피한다.
아까 차에서 내리니 강아지 깨깽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바로 그 주범인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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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에 나무를 넣고 있는데 이 강아지 야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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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녀석이 왜 남의집것을 만지느냐고 사납게 짖어 댔다.
얼마나 사납게 짖는지 피해야하게 생겼다.
한참 동안 짖도록 내 버려두었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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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살살 달래 보았다.
절대로 말도 안할 자세이다.
목을 외로 꼬고 나를 쳐다도 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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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내밀어 그러지 말고 잘 지내보자고 했더니 약간 동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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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금씩 망설인다.
내민 손을 잡아 볼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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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천히 손을 잡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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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금새 내 손을 가지고 장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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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강아지와는 친해 졌으니 현재 진행중인 집안 구경을 한다.
물을 이렇게 실컷 쓴다.
산에서 내려 오는 물은 이렇게 늘 틀어 놓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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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집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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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구경을 하고 오니 강아지는 이제 마음을 놓아도 되겠는지
난로옆 한쪽에서 곤히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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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차를 빼고 포크레인에서 내려 정식인사를 하는 아시내님과 남편아무렴~
처음 하는 산골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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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유리창 밖으로는 이런 풍경이다.
산골생활의 필수품인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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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내님이 차와 과일을 준비해 주시는 동안 따뜻하게 해가 들어오는 임시거실에 앉아 있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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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자에 은은한 멋을 수놓은 것이 보인다.
태백의 산이~님이 직접 해 놓으신 것이라고 한다.
꽃향유로 수놓았으니 가을에 하셧나 그러고 보니 한참동안 산이~님 소식을 못 들었다.
봄에는 열심히 아시내 진행 상황을 올려 주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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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내님 진행 상황을 알려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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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계신 분도 소개해 주신다.
겨울에 들어 가기 전에 일단의 집을 완성을 해야 한다고 일부러 도와 주러 오신 분인데 한옥짓기의 전문가라고 하신다.
약간 노총각이라 시골로 와서 살고 싶은 처녀를 중매해 달래서 사진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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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는 어느새 잠에서 깨어 총각 옆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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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간에 시간이 없어 차만 마시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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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은 읍내로 자재를 사러 가시는 길이었고,
우리는 점심 때가 되기전에 돌아와야 했으므로 서둘러 나무다리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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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내님이 잘 하시고 계셔서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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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 오다가 멀리 개울물이 흘러 가는 방향의 산을 사진 찍어 보았다.
바다로 가는 이 물처럼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아름다운 귀농터가 잘 정착 되어 지는 그날까지
파이팅 아시내님과 그 함께 하는 님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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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영월은 어느 계곡이나 풍경화네요
4대강 고고학적 가치가 있고 없는 문화유산이 포크레인 기사의 의식 수준에 달려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