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색으로 같은 사이즈로 같은 모양으로 양말을 많이 샀습니다.
아무 세트를 눈감고 집어들어도 발에 딱딱 맞습니다.
양말의 모양이 틀릴 수가 없습니다.
편하고 스트레스 없는 양말 신기에 즐겁습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데 멜로디는 세상에 없는 멜로디입니다.
이 나이 먹도록 들은 노래가 몇 천곡이고 연습한 노래가 몇 백곡이고
18번 노래가 몇 십곡인데도....콧노래를 부르면 왜 그리 단조로운 멜로디가
흘러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뇌 공장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
새 양말을 신으며 피부에 와닿는 부드러움과 매끄러움에
또 즐겁고 기쁩니다.
'오늘도 잘해 보자!!'
발을 토도독 두들기는데 눈에 들어오는 새삥 양말의 말끔함입니다.
어릴 때 기운 흔적 한 두군데는 있었는데
양말 기워 신었던 기억은 세상에 처음부터 없었던 듯 지워져 있었습니다.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해도 역시나 미래는 과거보다 더 편해져 온 거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는 오랜 중학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대뜸 전화해서 하는 소리가
'이제부터는 니가 다 내야해'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지는 돈이 없으니 앞으로 만날 때
나보고 돈 다 내라는 이야깁니다.
그런 이야기를 참 진지하게도 합니다.
물질은 편한 방향을 향하는데 사람의 삶은 여전히 굴곡집니다.
...돈없으면 수퍼 앞에 돌맹이 두 개 갖다놓고 거기 걸터 앉아
새우깡 안주삼아 막걸리 한 병 까면 되는 것이지....주지육림을 즐겨야만 만남이냐??
양말 빵꾸난 것을 신을 때에는
소주 25도 짜리 병스메(이 말의 어원을 모르겠습니다. 일본말인가?)를
깡으로 각자 1병씩 들이키기도 했는데 새우깡에 막걸리면 황제의 술상이지요.
사람의 입은 간사하고 경박스러워서 더 부드럽고 더 편한 것만 찾는 듯 합니다.
새 양말을 신은 발이 이십대의 발처럼 굳세 보입니다.
받들어~~~ 엄지!!!
세워~~~~~ 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