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단맥 분기점 도솔봉, 제비추리봉 정상 풍경-
광양(제비추리)단맥 첫날<따뜻한 남쪽도 고도가 높아지니 눈 천지!!!> 제2126023015호 2023-02-16(목)
◆자리한 곳 : 전남 구례, 순천, 광양시 ◆지나온 길 : 매재-갈미봉-월출봉-형제봉-등주리봉-도솔봉-730m봉-제비추리봉-백운산자연휴양림-영산마을 ◆거리및시간: 7시간54분(09:22~17:16) ※도상거리 : 약17.6m <보행수(步行數) : 34,669보> ◆함께한 이 : 고송부님과 둘이서 ◆산행 날씨 : 구름 많고 흐림 <해 뜸 07:21 해 짐 18:12 / ‘최저 1도, 최고 8도>
대중교통으로 서울 출발 구례에 아침에 도착 좋은 세상이다. 서서히 봄이 시작한다는 입춘(立春)날 아침에 마음으론 먹을 갈아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직접 써서 대문에 걸고 과시하고 싶었으나, 솟을대문도 없고 악필인 관계로 프린트기로 뽑아은 인쇄물,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란 글귀를 유리창에 붙인지 12일째로 얼었던 땅이 녹아 물이 되고 만물이 소생하며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 절기를 3일 앞둔 새벽시간 어둠을 가르는 알람소리에 놀라, 아이들이 잠에서 깨지 않도록 조용한 동작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도둑처럼 조명조차 밝히지 못하고 살금살금 스마트폰 전등으로 침구부터 정리하고, 이틀간 산행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주섬주섬 배낭에 챙겨넣고 첫버스를 이용하면 장점이 많으나, 문제는 새벽일을 시작하는 민초들로 초만원버스라 승차하기조차도 고통스러워 의식적으로 피하고 2번째 시내버스 시간에 맞춰, 현관문을 나서 응암역정류장에서 702a(시내버스)로 영천시장에서 750번 버스로 환승해 신용산역에서 하차해 용산역으로 이동<KTX(용산/05:50-익산/07:07)-무궁화(익산/07:34-구례구역/08:51)>열차표를 매표해 구례구역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9시 전이니 좋은 세상이다.
-들머리했던 매재풍경, 호남정맥 능선에 흡수된 지점-
오늘의 목표 약 22km에 겨울산행이라 만만치 않은 하루일정 익산역에서 무궁화열차로 환승해 구례구역에서 고송부님과 합류한다. 열흘 전에는 날머리 했었던 고갯마루가 오늘은 반대로 들머리로 선정한 매재에 택시로 도착 산행복장을 꾸리고 지형을 살펴보고 산행을 시작한다.(09:22) 폭설이 몰아치고 혹한으로 인해서 두발이 묶였을 때는 이땅에는 봄이란 계절은 영원히 실종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자연의 순리에는 역행이란 단어는 없으므로 차디찬 얼음장 아래서는 더디더라도 동토가 녹아내려 흘러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교교목과 관목들은 새순을 틔울 준비에 충실한 능선에서 지나온 산자락을 내려다보며 깨달음을 얻었다. “광야(曠野)를 제대로 들여다보려고 마음먹었다면 일단은 높은산에 올라서 멀리서 내려다 봐야 정답이고, 덩치 큰 산이던 아담하고 작은 산이라도 상관없이 산을 정확하게 살피려면 탁 트인 광야에서 산을 우러러보아야 진가가 눈에 들어온다.” 강력한 느낌으로 코끝이 찡해진다. 갈미봉을 지나 월출봉에서 호남정맥구간에 들어선다. 월출재부터 시작된 오르막을 극복하느라 한 시간을 소요하고서야 가까스로 형제봉(弟), 형제봉(兄)과, 등주리봉 그리고 도솔봉 전망테크에 올라서 목표했던 코스(따리봉-밥봉-하천산-남도대교코스)를 올려다보니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호남정맥 월출재 이정목, 兄 형제봉 정상석, 도솔봉에서 바라본 백운산-
처음 계획했던 코스를 접고 갑자기 광양단맥으로 변경한 까닭은? 백운산종주는 호남정맥를 비롯해 개인적으로 두세 번은 다녀온 코스라 그냥 밋밋한 마음인데, 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제비추리봉 능선에 어딘지 모르게 호기심이 발동했고 미답지라 관심이 끌리는데, 고송부님께서도 은근하게 제비추리봉으로 관심을 유도한다. 나중에 사실을 알았지만 고송부님께서는 능청스럽게도 제비추리봉을 진행하려고 사전에 충분하게 정보를 준비언제라도 기회가 오면 출발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음에도 직설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상대가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도록 유도했었으나 나쁜 의도가 없었으므로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었다. 아무튼 반론이 없었으니 즉석에서 산행코스를 가칭 “호남, 광양(제비추리)단맥”으로 변경하기로 의견일치를 보고 실행했다.
-광양(제비추리)단맥 시작점에서 바라보니 한눈에 들어온 산줄기-
호남, 광양(제비추리)단맥 : 호남정맥 백운산 도송봉(1,123.4m)에서 분기해 남쪽으로 812.1m봉, 730m봉, 제베추리봉, 도치재, 517.1m봉, 철암박이산, 가마고개, 내우산, 내우정길, 남해고속도로 굴다리, 우산길, 광양교육지원청, 광양버스터미널, 인동리 철도, 광양동천, 광양서천이 하나된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20.6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직진해야 마루금인데 사정상 휴양림으로 하산하니 아쉽다-
호남, 광양(제비추리봉)단맥 뒷이야기와 스케치 도솔봉에서 제비추리봉까지 거리는 6.7km로 사전준비가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지도까지도 준비하지 않았으나 독도에 난해한 구간 없이 단순한 능선덕분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2시간 30분이 경과할 때쯤에 1차 목적지인 제비추리봉에 무사히닿았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흘러가는 능선을 자연스럽게 따르면 그만인데, 정상판에서 굳이 뒤돌아서 백운산둘레길 따라 백운산자연휴양림으로 가야한다고 우기는 까닭을 몰랐으므로 서로의 주장이 강력해 충돌직전에 이르러서야 진심을 읽었다. 힘들어서 여기서 종료하고 싶다는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아차려 미안했다. 단거리인 휴양림으로 하산에 동의하며, 대신 옥룡사지까지 걸어야한다는 조건을 붙였는데, 백운산자연휴양림 정문에서 옥룡사지까지 1.4km중 70%만 진행하고 양산마을(도선국사마을)입구 평상에 주저앉아 택시를 부른다. 자투리시간에 양산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봤는데 단순한 벽에다 미화용으로 도선국사의 고로쇠 전설과 어린시절 고향에서 체험했던 이야기들을 만화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도선국사와 고로쇠물 광고를 그럴듯하게 표현한 만화-
-60년대 어린시절에 경험했던 이야기를 지금 생각하니 재미있다-
에필로그 택시로 광양읍 버스터미널로 이동해 기사께서 추천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겸해 반주(맥주 1병과 소주3병)를 나누어 마시고 숙박할 모텔을 정했는데 시설을 보잘 것 없었으나 가격이 착했고 온돌방이 따뜻해 산꾼들이 하룻밤 묵어가기엔 안성맞춤인데 고형께서 캔 맥주를 고집하시니 어쩌겠는가? 짧게 건성으로 말벗해주는데 산행하기다 힘들었다. 수동적으로 하는 일은 항상 재미없고 힘듬을 실감하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지만 금방 잠들지 못하고 잠깐 딴생각이 떠오른다.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온 동안에 크고 작은 수많은 사건사고의 연속이었지만 돌이켜보면 마음먹기에 따라서 결과가 결정되는 일이 많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이며,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로 상대에게 호의를 보이면 그도 살갑고 따뜻하게 대접해 주었으니 모든 것이 자신 탓으로 다정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인간관계를 결심하고 눈꺼풀의 무게를 버텨내지 못하고 곯아떨어진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23-02-20 계백 (배상)
클릭하시면 저에 관한 조금 더 많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goodhong.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