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일) 대구마라톤대회 풀코스 릴레이 1번 주자로 참가

[강기상]

난생 처음으로 풀코스를 절반씩 나눠 이어달린다는 릴레이 경기에 참가하게 되었다.
 
작년 동아대회때 두철과 안선생님이 이런 종류의 릴레이로 달리는 걸 지켜봤었는데 이번엔 내가 1번 주자이고 안선생님이 2번 주자.
 
대구에서의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일종의 고별인사를 겸한 터라 마음 또한 참 묘하다.
 
토요일 오후, 일행들과 함께 내차로 대구 숙소에 도달, 채비도 갖추고 근처의 대구뽈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술도 한잔씩...그리고...
 
아침5시에 일어나 햇반과 라면으로 식사를 한 뒤 6시에 대회장으로 차를 몰아 출발~
50여분 걸쳐서 대구 구도심을 관통하며 도착한 대구스타디움은 예전의 기억과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안내에 따라 맨 높은쪽 도로에 주차를 하고 대회장 돌다가 물품 맡기고 워밍업을 해보는데 몸도 마음도 영 답답하기만 하다.
 
도대체 경기력이 얼마나 떨어졌을까?
댓쉬 같은걸 흉내조차 내볼 수가 없으니...
 
그러다가 결국 시간이 차고 C그룹 뒤에서 출발~
일단 사람이 많은건 좋다.
하지만 날씨는 벌써부터 덥고 코스는 지랄같은데다 대부분 넓다란 도로이다보니 사람마저 많지 않았다면 정말 큰 마이너스가 될 뻔 했다.
 
일단 5분 페이스를 기준으로 내리막 구간에선 좀 시간을 벌고 오르막에선 살짝 까먹으며 결코 쉽지 않은 런닝을 이어간다.
 
행여 퍼지기라도 하면 혼자 감당할 때와 달리 전체가 무너지기 때문에 한편으론 조심하랴 다른쪽으론 최선을 다하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래도 그런 것도 힘이 부칠땐 도움이 되고 어찌어찌 버틴다는 심정으로 대열을 따라 흘러가다보니 하프지점, 내가 달려야 할 결승점에 이르게 되었다.
 
기록은 1:44:09
전체 페이스는 4'56"라고 나왔고 릴레이 그룹1차 순위는 27, 릴레이그룹 랭크로는 42위가 기록되었다.
(릴레이그룹Rank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막상 경기를 끝마친 뒤에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는 상황이라...
500미터쯤 되돌아가서 반월당역에서 다른 주자들에게 물어봐 전철 2호선을 타고 대공원역까지, 그리고 그 다음엔 3Km 남짓이나 걸어서 스타디움 물품보관소에 도착한다.
 
날은 더 뜨거워졌고 풀코스 주자들은 엘리트  부터 마스터스까지 줄줄이 들어오는데 다들 상태가 좋아보이지들 않는다.
그나마 전반을 뛰길 참 잘했네!
 
이후부터는 두철이 오길 기다리며 눈이 빠지다가 결국 놓치고 안선생님은 운동장 입구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다가 한장 건졌다.
 
매번 풀코스대회는 엄청난 스토리를 남기지만 이번처럼 이색적인 경기는 결코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될 것 같다.
적어도 바닥에서 더 떨어지지는 않았고 가을시즌에 딛고 올라갈 발판은 마련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