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安逸)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라!
일찍이 홍자성은 그의 ‘채근담(菜根譚)’에서 말하기를 “사람이 순경(順境)에 처해 있을 때는 눈앞의 모든 것이 흉기(凶器)로 화하여 몸 전체의 기운이 빠져 나가도 깨닫지 못한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우리가 순탄한 환경에 오래 처해 편안함이 일상화되면 자제력을 잃고 안일(安逸)에 빠져 쉽게 위태롭게 되는 것을 경계하여 이른 말이다.
“곁에 있을 때 잘해라. 익숙함과 편안함에 속아 소홀히 대하다 나중에 그 사람이 떠나가면 그땐 아무리 후회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당연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지금 조건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감사할 줄 알며 그 사람이 행복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 지금 너의 곁에서 너를 대가없이 사랑해주는 사람이 너의 전부이고, 두 번 다시는 없을 소중한 사람이다.”(색과 체,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중에서). 이 또한 인간은 누구나 오랫동안 편안함에 젖으면 쉽게 안일의 타성(惰性)에 빠져 할 바를 잊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들이 지켜야할 가장 큰 계명으로 두 가지를 말하였으니, 하나는 뜻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는 것이다. 비록 원수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피조물이니 당연히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인데, 하물며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하는 이에 대한 사랑은 마땅히 내 몸보다 더욱 사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좋은 여건이 계속되면 타성에 젖어 안일에 쉽게 빠지는 경향이 있이 이를 잊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진리이신 하나님을 뜻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랑하고 받든다면, 우리는 그의 가르침과 인도하심에 따라서 이런 안일에 빠지는 타성을 극복해 갈 수가 있을 것이다.
“너희는 스스로 (안일에 빠지지 아니하도록)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 등으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환란의 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환난을 능히 피하고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누가복음 21장 34,36절). 우리가 진리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항상 깨어서 기도하며 살아간다면 쉽게 안일에 빠지는 타성을 극복해 나갈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백강 이경여 선생은 사람이 쉽게 안일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신독(愼獨: 비록 혼자 있을 때라도 마음을 바르게 하여 몸과 마음의 도리(道理)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하는 것)에 힘쓸 것을 다음과 같이 임금에게 권면한 바가 있다.
“인(仁)을 숙련하는 공부가 어찌 일조일석에 되는 것이겠습니까. 정자(程子)는 말하기를 ‘천덕(天德)·왕도(王道)는 그 요체가 홀로 있을 때에 삼가는데 있을 뿐이다(程子以爲: 天德 王道, 其要只在槿獨)’고 하였습니다. 홀로 있을 때를 삼가지 않아서 유암(幽暗)하고 은미(隱微)한 데에 문득 간단(間斷)되는 곳이 있다면 어떻게 날로 고명(高明)한데에 오르겠습니까.”<효종4년 1653년 7월2일 백강 이경여 선생 상차문(上箚文)에서>.
그러므로 우리가 항상 깨어서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홀로 있을 때에라도 마음을 가다듬어 행실이 흐트러지지 아니하도록 하며 살아간다면, 쉽게 안일에 빠지는 나쁜 타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2024. 7. 4.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