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최초”
[여군해병대부사관 자매] 아버지(정낙연)의 이야기-
4월이 되면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꽃들의 향연을 즐기고 있을 즈음...
본 기자는 남자들도 견디기 힘들다는 귀신잡는 해병대에 두 자매를 보낸 아버지(정낙연, 49세, 대전거주)를
찾았습니다. 처음 그 소식을 듣고 “아니, 뭐 그런 사람이 있나?”“아마 우락부락(무섭게?)하게 생겼을거야”
라는 생각으로 만나본 그는 상상외로 아주 온화한 분위기에 멋쟁이신 미남이었습니다.
그분도 해병대 부사관 166기로 4년 6개월을 해병 1사단 7연대에서 복무를 마치셨다고 소개 하시면서 살짝
긴장을 하고있는 저에게 두따님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셨습니다.
<▲ 청춘예찬 어머니기자와 해병대 자매의 아버지 정낙연 선생님>
그가 두 딸을 해병대에 보낸 사연은 아주 우연히.. 큰딸이 여고 3학년 1학기때 대학 진로를 고민 하던 중
생겨 났다고 하셨는데요. 지금부터 길고 긴 사연을 두 따님의 아버지인 정낙연 선생님께 들어 보겠습니다.
Q. 남자도 아닌 여성이 군대를 갔다는 얘길 들어본적은 있지만 어떻게 아들도 아닌 두 따님을
해병대에 보낼 생각을 하셨나요?
평소에도 전 딸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어느 날, 대학교 졸업 후 직장 문제까지 얘기 하다가
큰딸은 나중에 공무원이 되겠다고 제게 말하더군요. 잘 생각 했다고 칭찬 해 주었으나, 한편으론 공무원
시험이 하늘의 별따기 인데 걱정이 되었지요.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군대에 보내 직업군인을 시키는 것도 괜찮고 행정, 소방, 경찰, 법무, 군인,
여러 종류의 공무원 중 직업군인들의 복지가 상당히 잘되어 있고 정년보장 측면도 많은 장점이 있는 결론을
얻게 되었지만, 어느 군대?, 계급은?, 딸에게 어찌 얘기하지??? 온갖 고민에 며칠을 끙끙 앓았답니다.
Q. 네. 그래서 걱정이 많으셨겠군요..그럼 그 얘기를 어떻게 첨으로 꺼내셨나요?
어느 날, 큰딸에게 “얘야? 네가 공무원으로 진로를 정한 것은 잘했다.
하지만 공무원의 종류는 많이 있는데 군인 공무원이 되 보는 건 어떻겠니? 충남 당진에 있는 신성대학에
해병대 부사관과가 있는데 아버지 뒤를 이어 해병대 부사관 으로 입대해서 직업군인이 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 하는데...”
“아버지~ !!!!!! 아니 어떻게 딸을 군대 보낼 생각을 하실수가 있으세요???? 아버지가 해병대 나오셨다고
딸을 해병대 보내는 아버지가 어디 있어요?” 하면서 온갖 난리에 펄쩍펄쩍 뛰더니 한 일주일간을 대화를
않더군요ㅠㅠ
<▲ 기자와 대화도중에도 웃음 가득한 얼굴로 연신 세딸을 그리워하는 표정이 역력한 정낙연 아버지>
Q. 어머..세상에 저도 따님의 얘기에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어떻게 그러실수가!.....그래서요~~??
본기자는 너무도 궁금하여 답을 재촉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 제게 다가온 큰딸이 “아버지, 저 직업군인 한번 해볼께요”아마 큰딸이 여기저기
군인에 대해 알아본 모양인지 적극적 이었어요. 그 후 본격적으로 [큰딸 해병대 보내기 대 작전]에
돌입했죠. 여고 3학년 여름부터 대학 수시모집 준비로 체력장과 함께 여자로써 너무 생소한 군대에
대한 기본개념인 태권도, 운전면허등 기본적으로 군인이 갖춰야 할 자격과 소양(素養)을 기르기 시작
했지요.
Q. 네. 그럼 일단은 따님이 해병대를 가기로 결심을 한거나 마찬가지네요. 그쵸? 그럼 여고생이라
체력적으로 약할텐데 체력단련을 하면서 힘들어하거나 포기하는 생각같은건 보이지 않았나요?
그럼요..아주 열심히 체력훈련도 했고 성적도 상위권이라 수능을 본 후 서운치않게 타 대학 경찰행정학과에
두군데다 합격하는 영광이 있었는데도 딸은 해병대를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큰딸 해병대 보내기
대 작전]은 일단 끝이나고 지금 큰딸(해병대 부사관 318기)은 해병 2사단에서 3년째 아주 성실히 복무를
잘하고 있고 올 8월에 중사로 진급 한답니다.
Q. 어머..그러세요? 축하드려요. 그리고 둘째 따님도 올해 해병대에 갔다고 들었는데 둘째는
어떻게 아버지 권유신가요? 아님 언니의 영향도 받았는지요? 두 따님 모두 아버지의 영향력이
좀 있어 보이는데요(ㅋㅋ)
둘째요?...하하하. 둘째는 쉬웠지요. 언니가 대학시절 멋진 제복에 베레모 쓴 모습이 멋있었던지 죽어도
언니랑 똑같이 된다고 여고 1학년때 목표가 주어졌지요..하하하. 당연히 언니가 졸업한 대학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아주 열심히 했지요, 체력은 언니보다 훨씬 좋으나 보기엔 더 여리게 보였는데도 해병대에 합격
하여 지난달 20일 포항 해병훈련단에 입대 해서 지금 열심히 훈련 받고 있습니다. 6월 1일에 하사로 임관
(해병대 부사관 335기)하는데요.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자매 해병 일겁니다..하하하^^
Q. 정말 놀랍습니다. 하나도 아닌 둘을..그것도 남자도 두려워하는 해병대에.. 정말 대단한
자매들입니다. 너무너무 칭찬해주고 싶네요. 따님들이 해병대를 간다고 진로를 얘기할 때
남자로서, 아버지로서 첫 심정은 어떠셨나요?
음.. “해병대 전통 중에 결혼 후 자식을 낳으면 해병대에 입대 시켜 모군(母軍=해병대)의 발전을 꾀한다”
라는 전통의 인계사항이 있습니다 그 인계사항을 이룰 수 있어 좋았지만 한편으론 못할 짓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아내의 반대는 말할 수 없었고요....어휴~~아내 설득 하느라...쩝~~
주변 친척들도 엄청 반대 했지요. “저렇게 예쁜 아이를 왜 해병대 보내냐?”고 난리였지요..하지만 지금은
너무들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고 뿌듯해 하며 주위에 자랑하고 다닌 답니다. 여자 조카 두명이 여자 해병대
라고 하면 주위에선 믿지도 않는데요~ 거짓말 이라고.... 그걸 또 맞다고 열심히 설명하고....지금은 모두들
든든한 팬클럽이 되었지요.
<▲ 딸셋(왼쪽으로부터 막내 정세빈,큰딸 정희,둘째딸 정민희)>
Q. 큰따님이 해병대 부사관으로 임관을 한 후.. 주위로 부터 많은 인사를 받았을 텐데. 기억에
남는 일들은 어떤것 들이 있었나요?
음...군대 동기들이 많이 부러워 했지요. 해병대 가라고 하면 죽어도 안간다는 아들을 둔 동기들, 그리고
제가 사는 동네에 해병대 출신 전우들의 축하는 많이 받았습니다. 어릴적부터 제 딸들의 성장과정을 지켜
봐오던 선·후배들이라 많이 자랑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Q. 그럼 남자가 겪는 해병대와 여자가 겪는 해병대는 똑같다고 생각하시나요?
해병대 뿐만 아니라 군대는 다 똑같지요. 유일하게 모든 것이 남녀평등인곳이 군대 아닐까요? 교육훈련,
급여, 진급 등등 불가피하게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남·녀 해병대는 똑 같다고 봅니다.
Q. 딸들을 해병대에 보낸 후 아버지로서 정말 견디기 힘든 시간은 없었나요?
눈물이 날 정도로 후회 해본 적이 많지요.. 큰 아이가 힘들다고 전화 올 때, 울면서 군대생활 못하겠다고
할 때 견딜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해병대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그때만 생각 하면.......
Q. 아버지(정낙연)선생님의 안경사이로 눈시울이 붉어지는걸 본 기자는 느꼈습니다. 딸이
셋이라고 들었는데... 혹, 셋째 따님도 해병대를 원한다면 보내실건가요?
셋째는 여중 1학년인데 여자 국가대표 축구선수거든요. 그놈도 해병대 가면 좋겠지만 지금은 축구가 우선
이네요. 하하하.
Q. 끝으로 해병대 직속 후배들이기도 한 두 따님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예, 별거 없습니다. “신분이 군인 이기에 국가에 충성함이 우선이고 건강히 군생활 잘하며 해병대
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이정도 ?...쑥스럽네요..
네..긴 시간동안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늘 정선생님의 사연을 듣고 더욱 많은 여군
들이 탄생되었음 하는 마음입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며 많은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 오는길은 한쪽 가슴에 벅찬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아마 흔치 않은 사연을 가진 부모와의 인터뷰라서 그런것 같았습니다.
첫댓글 그어떠한 말보다...대단하십니다.!!
정말 모군의 발전에 공로가 크십니다.
자매 해병 부사관들의 군생활 무사무탈을 기원하며...
아버님의 뒤를 잇는 멋진 해병대 부사관이 되십시요.
정기자님..그리고 이쁜세공주님 반갑고 너무 멋져 눈이부실지경입니다..존경스러워요~
장한 따님을 두셨네요 ^^*
이쁘기도 해라 ㅎㅎ
자매해병 파이팅 !!
횐님들 감사합니다...
좀있으면 딸3해병 정기자구만 ㅎㅎㅎ
존경스럽습니다.
낙연후배 붋다 부러워~ㅎㅎㅎ
한턱 쏴~
얼마전에 출근하다가 라디오 여성시대에서 둘째딸 입대시키고 왔다는 사연듣고 코끝이 찡했는데,....
오늘보니 정말 멋지고 예쁜딸들이네요... ~~멋진 그아버지에 그딸들~~ ㅎㅎㅎ
건강하게 군생활하길 빌면서,조금은 아깝다 라는 생각도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