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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평생 봉사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서원한 백승완 병원장. 그는 하심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친절을 가르치며 환자들에게 자비인술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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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의 졸업반에 키는 작지만 맑은 눈망울을 지닌 남학생이 있었다. 그는 정식 의사가 되기 전 평생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의술을 펼친다는 장기려 박사를 꼭 만나고 싶었다.
일주일의 시간을 내어 박사가 있는 경남 거제를 찾아간 그는 정성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는 박사를 보며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평생 봉사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의과대학 불교학생회 지도
2009년. 파란 하늘아래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오봉산을 병풍처럼 두룬 이곳은 양산 신도시다. 양산타워와 새로 들어선 아파트 몇 구역을 지나면 양산 부산대학교 병원이 쉽게 눈에 띈다. 로비에서 진한 약냄새 대신 원두커피 향으로 방문객의 코끝부터 반긴다.
로비의 다른 한 쪽 끝, 정확하게는 1층 가장 구석진 자리에 병원장실이 위치해 있다. 소박한 이 공간에서 만난 사람. 바로 20여 년 전 ‘봉사하는 의사’를 발원했던 그 청년이 지금 이 병원의 최고 책임자 백승완 병원장(57, 원광)이다.
“병원은 딱딱하고 삭막한 곳이 아니라, 치료와 휴식을 함께 실천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발원했고 그 발원을 건물에 반영했습니다. 특히 어린이병원은 ‘걸리버 여행기’의 장화와 같은 모습일 겁니다.”
부산대 의과대학 출신으로 동 대학 병원 마취과에서 의술을 펼치기 시작한 그가 2004년 1월 4일 결성된 양산 부산대 병원 추진위원단 단장으로 병원 준비를 시작했으니 꼬박 5년 만에 작품을 낸 셈이다.
양산 부산대학교 병원은 대지 231,000㎡에 1721개의 병상을 갖춘 대학병원과 어린이병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2011년까지 치과병원, 간호센터, 한방병원 및 임상연구센터, 재활병원 등을 두루 갖춘 전국 최대 규모의 국립대 종합 의료타운으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환자들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해 11월 24일 진료를 시작한 이후 불과 100여 일을 조금 넘긴 현재 예상했던 방문 환자수를 훌쩍 넘겼다.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에는 ‘영남권 의료 허브’를 지향하는 전문 의료진과 최첨단 시설, 환자를 고객으로 모시는 환자 중심 운영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특히 의료서비스에 관한 백 병원장의 원력은 누구나 인정하는 ‘핵심’ 원동력이었다. ‘없습니다, 안됩니다. 모릅니다’가 없는 ‘삼무(三無) 운동’을 전개하고 ‘초심’과 ‘하심’을 바탕에 둔 친절교육이 병원장의 담당과목. 그의 교육 원칙과 기준은 ‘불교’였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할머니 손을 잡고 법당을 다녔습니다. 대학에 와서는 의과대학 불교학생회를 시작했고, 그 때 월정사 현해 스님으로부터 받은 불명에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지요.”
백 병원장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후배들을 위해 10년 동안 불교학생회 지도법사를 맡았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스스로를 더 깊은 수행으로 이끌어 주었다. 50여 명의 의과대학 간호대학 재·졸업생들과 함께 강원도부터 제주도까지 대한민국에 안 가본 절이 없었다.
“학생들에게 강조했던 것이 ‘하심’이었습니다. 탐, 진, 치는 사람을 가장 괴롭히며 그것을 버려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경전의 한 구절을 놓고 학생들과 토론하며 밤을 샌 적도 있지요. 의사가 된 제자가 그 때의 토론을 후배들에게 다시 전한다고 인사하더군요. 사실 그 인사를 받을 분은 따로 있습니다. 제 공부를 이끌어 준 동국불교대학 고순호 법사이십니다.”
매년 300여 스님 무료진료
백 병원장은 그저 이름만 ‘불자’에 걸쳐놓은 지식인이 아니었다. 경전 한 권을 3년에 걸쳐 지도하는 고 법사로부터 공부한 불교를 학생들에게 회향했고, 그 제자들이 장학회를 결성해서 다시 후배들에게 전달했다.
이러한 그의 원력에 안적사 회주 덕명 스님, 지리산 선재회 등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힘을 보태주었고 내원정사 주지 정련 스님의 후원으로 부산대학교병원 법당 개원도 가능했다.
백 병원장은 송광사와의 인연도 특별하다. “병원 응급실에 스님이 들어오신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치료를 맡겠다고 했는데 그 분이 지금의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이셨어요.
그 후 스님의 주치의가 되어 송광사로 7~8년을 다녔고 매년 두 번씩 300여 명의 스님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과 각종검사를 대중공양으로 올렸습니다. 그 때 함께했던 동료들의 열정과 신심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덕분에 송광사 역시 백 병원장의 든든한 후원처가 됐다.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에서 환희불교복지대학을 개설해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지난 2006년 8월에는 몽골 의료봉사를 함께 실천했다.
그리고 양산 부산대병원의 ‘자경원’ 법당도 송광사에서 불사를 맡았다. 이곳은 앞으로 지역 사찰인 통도사에서 운영을 책임질 예정이다.
백 병원장은 몽골 외에도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등 제 3세계 오지마을에서의 의료봉사를 다양하게 실천해왔다.
얼마 전 라오스 의료봉사 도중에는 신장 이식이 필요한 어린이를 발견, 양산 부산대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환자의 가족과 함께 담당 의료진도 한국으로 초청했다. 라오스에 선진 의술 자체를 전하기 위해서다. 백 벽원장은 이 같은 활동을 앞으로도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백 병원장에게는 ‘삼무운동’ 외에 없는 것이 세 가지 더 있다. 술, 담배, 고기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술과 담배는 의사로서의 판단이었고, 육식은 스님들을 가까이 접하면서 스스로 멀어지게 됐다.
“채식을 하니까 머리가 맑아지고 화가 나지 않습니다. 훈계를 위해 화를 내야 할 경우에는 며칠 전부터 준비할 정도입니다. 물론 저 역시 사람이어서 실수를 하게 되고, 일이 풀리지 않아 힘들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항상 기도를 합니다.”
세계 오지서도 의료봉사
백 원장은 육체의 치유는 병원이 담당하지만, 정신의 병과 고통은 종교가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매일 아침 관세음보살을 염하며 모든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잠자리에 누워 또 다시 관세음보살을 염하며 잠드는 것이 그에게는 일상의 수행이 됐다.
“좋은 사람이란 남을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지식인이 아닌 지성인이고. 지성인은 곧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결국 ‘하심’이지요. 자신을 낮추는 것은 선비정신, 서양에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부릅니다. 같이 하고 나눌 수 있는 것. 그것이 제가 살아가는 철학입니다.”
백 병원장과의 만남을 회향할 즈음 응접실 탁자 위에 놓인 조병화 시인의 ‘나 하나 꽃피어’가 눈에 들어왔다. 고(故) 장기려 박사가 개신교의 신앙 정신을 실천했다면, 양산 부산대학교 병원을 꽃밭으로 가꾸어가는 그는 바로 백의관세음보살의 이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것 아닐까.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양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989호 [2009년 03월 10일 08:18]
첫댓글 얼마 전에 갔던 대형병원에도 기독교의 예배는 있는데 불교 법회는 없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분이 보현행원을 알고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보현의 노래가 대학병원에도 널리 퍼지길 발원합니다.마하반야바라밀......_()_
정말 뜻밖입니다. 국립대학병원의 병원장님께서 내놓고(?) 불자임을 나타내시고 가르침을 실천하시다니요...그러기가 쉽지 않으실텐데... 인연이 된다면 한 번 뵙고 보현행원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이곳을 톻해 선생님 소식을 듣게 되군요. 글 공양하신 분 감사합니다. 여전히 옛날 모습 그대로 이시군요.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마하반야바라밀. 내분비 김용기교수님도 불자로 알고 있는데 잘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찬탄하고 함께 기뻐합니다 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것 아니겠느냐....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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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무마하반야바라밀다 !!!!!!!!!!! 얼굴에 보현행자라 쓰여있네요 ^^ 고맙습니다................_()_
고맙습니다.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온통 꽃밭이 되는것 아니겠느냐..나무마하반야바라밀
선생님의 에너지가 한다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 건너 있는 환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_()()()_
저렇게 날리시면(?) 아마도 저희같은 범부 중생들은 이 생에서 보현행원의 밝은 가르침을 접할 수 는 없었겠지요. 더 많은 중생을 위하여 지금의 선생님이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부디 오래 오래 법을 전해 주시길 청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