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일요일 에이미트 금천점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금천동 주민들이 모여들었어요. 어른 5명에 아이 5명. 그간 동네 촛불에서 보던 반가운 얼굴들 이었지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먹지도, 사지도, 팔지도 맙시다’라는 프랑카드와 선전현수막을 들고 금천동 주민의 뜻을 알리기 위해 모였어요.
미국산 쇠고기 전문점 ‘에이미트’, 청주 금천동 사람들한테 딱 걸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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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사장을 찾아 ‘우린 금천동 주민이고,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그간 우리 동네에서 동네촛불과 불매스티커 등을 음식점에 붙여 왔다’는 등의 질문과 경과를 이야기 했어요. 사장은 당황해서 거의 답변을 못하고 어쩔 줄을 모르더라구요. 참 답답했어요. 주변의 다른 동네 지사장과 친구들이 대충 얼버무리며 너스레를 떨었어요. 어쨌든 앞으로 우린 가게 문 닫을 때까지 1인 시위 등의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게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인척이나 계모임, 친구들 정도였고, 가끔 한보따리씩 사가는 분들은 혹시 음식점을 하는 사람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어요. 지나가는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게 동네에서 저렇게 떡하니 장사를 할 수가 있어요?’하며 고생한다고 격려해 주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나 같은 서민들은 한우 비싸서 평생 쇠고기 한첨 못 먹을 판에 싼거 좀 먹으면 어때? 그럼 한우도 싸게 팔라구 그래!’하시며 한마디 내지르시는 할머니도 계셨어요. 동네에서 이런 갈등과 불신을 만드는 것 자체로도 ‘에이미트’는 너무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지요.
개업 집을 찾은 사장 친구들이 이런 저런 사정 얘기를 꺼내 놓았어요. 자기도 소를 키워서 이런 장사하고는 뜻이 다르지만 어쩔 수 없다고, 정말 고생이 많다고 하시는 분에 집에 전화했더니 아이들이 절대 미국산 쇠고기 사가지고 오지 말라고 했다고 암담해 하는 분도 있었어요. 한보따리씩 사가며 친구니 어쩔 수 없다고, 미안하다고 하길래 ‘가족들과 절대 먹지 마세요’라는 당부에 ‘네, 알겠습니다. 고생하세요’하고 가셨어요. 그 과정을 사장 부인이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짓더라구요.
저녁 때 쯤 아이들 3명과 부부가 찾아왔어요. 그 중 한 아이가 나를 보더니 ‘여기 미국산 쇠고기 팔아요? 엄마는 왜 이런 데를 왔지?’하며 한 걱정을 하더라구요. ‘먹을 수도 없고 안먹을 수도 없고...’그러더니 급기야는 옆에 세워 둔 피켓을 들고 함께 서 있겠다고 했어요. 아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더욱 가슴이 아팠어요. 녀석은 ‘아줌마 힘들지 않으세요? 좀 쉬었다 하세요.’ 하며 내 걱정까지 하더라구요. 결국 엄마한테 한 소리 듣고는 피켓을 내려 놓았지만 고민하고 갈등하는 표정이 역력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멀리 사라질 때까지 내게 손을 흔들며 ‘힘내시라고’ 격려까지 하네요. 아무런 선택권도 없는 아이들에게 이 무슨 몹쓸 짓인지. 이 땅에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를 내쫓을 때까지 끝까지 싸워야 겠다는 마음을 굳힌 하루였습니다.
앞으로 매일 1인 시위를 하기로 하고, 서로 당번 요일을 짜고 저녁때가 되어서 헤어졌습니다.
http://cafe.daum.net/gmofree에서 퍼왔습니다~ |
첫댓글 수고하십니다~ 퐛팅!!
수고하시네요. 지금 들어오는 쇠고기야 위험하지 않다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사먹으면 위험한 쇠고기가 더 빨리 들어오겠지요. 일본에서는 불매운동때문에 수입품들이 발 못붙힌다는 이야기 들었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하면 우리 먹거리 우리가 지킬수 있지않을까요?
정말..고생 많으십니다!!! 갠적으로..옆에 화환을 누가 보낸건지,,궁금하네요~ 일부러 한문으로 한듯 -.-??ㅋㅋㅋ
광우병 수입 반대 현수막 내린 집 많은데요...다시들 걸어주셨음 좋겠어요~!! (저부터도 실천할께요..i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