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땅살이] 하지 : 밀 거두기 * 장마 준비 * 메주콩 넣기!

[지현]

 
하지를 이틀 앞둔 6월 19일에는 
황금빛 밀 거두고, 푸릇하게 익은 완두콩 따서 먹고, 
여럿 난 팥 옮겨심기도 하고, 다음 주 들어갈 메주콩 밭자리 만들기도 했어요. 
갈때마다 상추 넉넉히 따서 밥상에서 함께 나눠먹는데, 어느해 보다도 넉넉하게 상추잎 선물받고 있어 고마워요. 
그리고 때가 때인 만큼 계속 김매기!  김매기!!  풀덮개!  풀덮개!! 
 

 
*
김매기를 했다. 얼마 하고나서 붉은팥이랑 개골팥을 옮겨 심었다. 붉은팥 2구덩, 개골팥 1구덩이다. 둘다 잘 자라면 좋겠다. 드디어 빈밭이 채워져 다행이다. 완두도 몇개 땄다. 다음주엔 다 거둬야겠다. 
 
 
*
김매기 마치고는 곧장 함께밭으로 간다. 먼저 하고 있으면 같이하는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같이 한다. ..그렇게 해야할 일 끝나고 일을 찾아 헤매다 밀 수확도 이끌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돕고.. 완두 기세가 좋진 않지만 그럼에도 씨앗 받을 것과 함께 맛있게도 먹는다. 역시 나야~ ... 오이가 열렸다! 
 
 
*
오늘은 김매기, 해바라기 옮기기, 밀 거두기, 완두콩 땄다. 무성한 풀들이 쌓이니 뿌듯하긴 하나 너무 더웠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든다... 완두는 몇개를 따서 바로 먹으니 단단하고 맛있다. 그 작은 씨앗이 많은 열매를 맺으니 신기하다. 고맙다. 
 
 
*
오늘은 김매고 물주고 풀덮개 하는 일을 중심으로 일했다. 밭 살피다가 오이를 발견해서 좋았다. 오이소박이가 정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니 기쁘다. 김매기 하는데 더워서 힘들었다. 함께밭 할때도 동생이랑 다음주에 와서 하자고 해서 싹 하진 않았다. 그래도 선배니까 힘들때 더 열심히 해야지 하고 더 힘내게 되기도 했다. 책임감이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큰 힘을 내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참! 학교 오이가 열렸다
 
 
 
 
 
 
 
 
일 다 마치고 평상에서 한가로이 잠깐 쉼 누리는 것도 하늘땅살이 재미 가운데 하나인데, 
잘 누리고 있었네요.^^ 

거둔 첫 완두콩! 저마다 깍지 하나씩 들고 맛있게 먹었죠. 

---

 
 
 
 
하지 엿새인 6월 26일에는
메주콩 심고, 긴비 준비했어요. 
긴비 준비로 완두콩 익은것 따기, 상추와 오이 따기, 고랑 풀매기.. 
해마다 상추 꽃시절이 장마와 맞물려 상추 씨앗 받는 일에 긴장, 부담, 체념이 마음 안에서 오고갔는데, 
올해는 지난해부터 생각했던 우산씌우기를 드디어... 했지요^^
 
어떻게 고정하면 좋을지.. 상상해본 것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짠~ 나타나 빛알찬 밭 고랑 풀도 매고,
상추 위에 우산으로 비가림도 작품처럼 멋지게 만들어준 흑기사가 있었어요. (옷차림도 흑기사 같았죠)
바로,,, 삼일학림 승민선배에요! 
배움터 사이방학으로 쉬는 때인데, 이렇게 동생들 만나는 일정으로도 보낸거지요. 
비가림막은 큰 태풍이 오지 않는 한 절대 뒤집힐 일 없게 단단히 만들었는데요, 밭 오가며 이 작품을 볼때마다 
승민이가 계속 기억될 것 같아요. 든든하고 고마웠어요. 
 

 
*
오늘은 반가운 선배와 같이 하늘땅살이 했다. 승민이형! 이름과 얼굴은 잘 아는데 같이 지낸적은 없는 그런 사이. 반갑다!! 밭일 (김매기, 상추 우산)도 같이 하고, 하다가 얘기도 나누고 좋았다.... 몇주 전부터 부산물 옮기는 걸 하려 했는데 계속 까먹었다. 이번주에는 절대 잊지 말자 해서 메모도 해놓고, 불날 알림하고 오늘 했다. 앞으로 여름학기 몇번 없지만 꾸준히 해가자.... 오이 거뒀다. 좋다! 오이소박이의 꿈이 이루어지겠다. 
 
 
*
인수에 놀러온 승민이오빠가 함께 갔다. 이렇게 함께 하는게 흔한 일이 아닌데, 우리를 향한 관심과 사랑 느낄 수 있었고, 고마웠다. 
 
 
 
 
 
밭에는 여러 꽃들 피어나고 저마다 차이는 있어도 
작물들 자람도 쑥쑥이에요. 

 
 
*
큰 오이를 땄다. 꽤나 크게 자라서 따서 같이 맛 보았다. 함께밭과 몇 학생이 딴 것까지 보태서 같이 맛 보았다.
 
 
 
*
김매기 열심히 했다. 최근에 비가와서 그런지 흙이 촉촉했다. 메주 심는 동무들은 메주를 심었고, 상추에 우산도 씌워줬다. 내 밭에서는 뿔시금치 두 뿌리 거두고, 김매기 하고, 밭 정리하고... 했다. 참 알찼다고 느낀다. 그렇게 일 끝내고 나면 시원하다. 
 
 
 
*
오늘은 메주콩을 넣었다. 옛날에 메주콩 심을 때 새들이 알까봐 된장콩, 된장콩 거리면서 심던게 생각났다. (선생님, 기억나세요?) 메주콩이 정말 귀여웠다. 동글동글.. 내가 넣은 씨앗에서 다른 무수히 많은 씨앗이 다시 나온다는게 상상이 안된다. 경험한 일이지만 내 앞에 손바닥위에 놓인 씨앗은 그냥 귀여운 메주콩인데 참 신기하다. 메주콩 구덩이 주변에 수숫대를 엄청 꽂았다. 마을같이 생겼다. 
 
 
 
*
오늘은 날씨가 좀 선선했다. 새벽이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어떤 곤충들이 아주 많다. 이게 인간때문이라면.. 아주 슬프겠다. 밭에 갈때 승민이 오빠가 왔다. 홍천에서 놀러왔는데 같이 하게됐다. 알고 지내긴 했지만 대화를 해 본 적도 , 잘 알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감사하게도 기회가 생겼다. 물론 내가 친화력이 있지는 않지만, 생각보다는 좀 친해져서 좋았다. 홍천 삼일학림 움터 이야기도 들었다. 보기에도 그렇고 듣기에도 진짜 즐거워 보였다. 진~~짜 재밌겠다. 선배들이 한둘 고민하고 결정하고 가고 하는거 보면서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이제 내년이 마지막 (빛알찬에서) 이라는 걸 떠올리면 멀리 있지 않구나.. 실감이 난다. 
 
 
 

 
뜨거운날
새벽길 함께 걷고,
함께 땀흘리고.
작은 것 하나도 나눠먹고, 
작물들 소식과 자람에 가슴 철렁과 기쁨 오가는, 
참 많은 배움이 펼쳐지는 하늘땅살림 참 고맙습니다. 
 
다음주에는 비소식 있지만 비올 때 하기 좋은 일들 생각되는 것들 있어 비오는 상황보며 밭일 이어가려 합니다.^^
 
 

오늘 밭에서 거둔 상추와 아욱은 밥상에 전해 이웃들과 나눠먹었어요. (벗이 이렇게나 이쁘게 상추를 씻어두었네요) 

---

 
 
 
 
덧) 옥상밭 눈뻘개 감자 소식!
 
하준이가 씨로 심은 눈뻘개감자를 거뒀어요.
너무나 귀여운 감자들이 나와서  당황스럽고 웃기고 신비했어요.
너무 작아서 말리다 쪼그라들까봐 걱정 되고, 알맞게 서늘한 곳 찾기 쉽지 않고, 
다음주 장마소식 있어 습해질 것 그려지고, 이미 싹 난 것도 있고, 땅에 심기기 전 지난 겨울 싹이 길게 자란 감자에 마음앓이 했던 것 떠올려져 신문에 돌돌감싸 냉기 직접 닿지 않는 냉장고 가장 아래 한켠에 두는 선택을 했어요. 
이듬해까지 기다리지 않고, 8월말에 심고 10월말쯤 거둔 것으로 겨울 보내려 하는데요, 
땅속에서 작고 귀여운 감자에게 무슨 일이 또 생길지 재미있는 마음으로 기다려질 것 같아요. 
 
 

*
옥상밭 감자 거뒀다. 아주 작은 감자들이 있었다. 너무 귀여웠다. 작은 것에도 이리 웃을 수 있단게... 신기하고 좋았다. 앞으로 또 심고 거둬서 더 큰 감자가 나오고 웃고 먹고 할 날이 기대된다. 귀엽고 소중하다. 
 
 

[풍성한가을^^]

쪼꼬미 감자...ㅎㅎ 귀엽네요^^
승민이도 다녀갔구나! 반갑네요^^

빛알들 밝은 얼굴에서 하늘땅살이 하는 기쁨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보는 제가 미소짓게 됩니다:)

[지현]

풍성한가을이 반가워^_^
학림선배 함께 할 기회가 이렇게 선물처럼 주어지니 참 좋더라고.

하늘땅살이하는 빛알들 진심인 마음. 나도 종종 배우게 돼.

큰 바람과 비가 한번 지나갔는데 오늘 보니 우산이 듬직하니 우뚝! 잘 서있네^^

[명기]

벗이 씻어둔 상추도 마을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