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났다.
나보다 더 나를 잘아는 친구,,,윤서진
친구가 사는 구영리에 놀러가서 “선바위” 십수년 만에 가보았다.
버스타고 내려서 길을 물어보니,,,자장면 아저씨,,오토바이에 둘타라나 ?태워준다고,,, 걸어서 나무며 물소리 상쾌한 공기 정말 좋았다.
친구와 길걸어 가며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누면서 구경간 선바위,,이렇게 운치있는 곳이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조용한 경치에 취하고,,사랑하는 친구의 향기에 취하고,,,그러던 중,,
시간은 아쉬운 이별을 예감하고,,,
다행히 그 친구 꼬셔서 울집 델꾸와서 놀다가 랑한테 아이들 맡기고 단골 술집에 들렀다.
송엽주가 유명한 이곳,,,,오고가는 잔속에 그동안 얘기들,,,어쩜 몇 달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 같은 나보다 더 나를 잘아는 친구,,,,,,윤서진
-- 서진아,,,나 있잖아 ,,,,그 사람 찾았어 !
-- 뭐 ? 그 사람이라니 ? 누구 말인데 ?
-- 왜 있잖아 ? 20살 때 내 첫사랑 ...
-- 정말 ? 김영철 인가 하는 그 사람 ?
-- 그래 맞어 맞어 그사람이야,,, 아직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네 ?
-- 그런데 그사람을 직접 만났다는 거야 ?
-- 아니...만난 것은 아니고 ,,,그 사람 홈피를 찾은거야
-- 헐,,,,난 또,,,괜히 놀랬잖아
-- 그치만 난 지금 마음이 너무 싱숭 생숭해
-- 그런데 넌 어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니 ?
-- 뭐가 ?
-- 20년전 니가 처음으로 그 사람하고 사귄다고 나한테 말할때도 지금의 니 표정하
고 똑 같았다는 거 너 아니 ?
그랬다. 친구는 나보다 더 나를 잘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린 송엽주 잔을 가득 채우고 건배를 했다.
이곳 주막의 벽에는 수많은 낙서들이 가득하다. 수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벽에 적으며 한잔 술로 시름을 달래던 이곳,,,,,,
나도 볼펜을 꺼내어 어느 벽 한 귀퉁이에 낙서를 했다. 지금 내 앞에 앉은 친구와 그 옛날 맨 처음 만나던 날,,,,그날부터 몰래 몰래 가슴속에 암기해온 시 한편,,,
화살과 노래 (롱펠로우)
하늘을 향해 나는 화살을 쏘았네.
화살은 땅에 떨어졌으나 간 곳을 몰랐네.
너무도 빨리 날아가버려
눈으로도 그 화살을 따를 수 없었네
하늘을 향해 나는 노래를 불렀네.
노래는 땅에 떨어졌으나 간 곳을 몰랐네.
눈이 제 아무리 예리하고 빠르다한들
날아가는 노래를 누가 볼 수 있으랴.
오랜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한 느티나무에
부러지지 않고 박혀있는 화살을 나는 보았네.
그리고 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친구의 가슴 속에 살아있는 것을 나는 알았네.
내가 낙서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친구가 한마디 던진다.
--야 ! 너 기억력 엄청 좋다...그렇게 긴 시를 어케 외우고 다닌다냐 ?
내 볼펜을 뺏은 친구가 그 집 벽면 어느 귀퉁이에 아주 짧게 낙서를 한다
-- 친구란 ?
함께 술독에 빠지고 싶은 사람.
송엽주를 마시던 그날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술,,,뒷골 땡기지 않는 술의 효과를 그녀와 난 직접 생체 실험하고 있었다.
친구가 취중에 부른 노래는 내 가슴속에 고이 고이 갈무리 되고 있었고,
우리가 그렇게 술독에 빠져 잠들고 있을 때,,,
주막집의 창문 밖으로는 어느덧 동이 훤하게 터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