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보내며 내게 평안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한다.
천붕이라는 말로 흔히들 표현하는 아버지의 운명하심앞에서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하다.
수시로 그런 생각을 했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내게는 어떤식으로
부닥쳐 올까하고. 끝도 없는 아픔만이 있을거라고.
하지만 우리가족은 평안하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나
평화스러웠기에, 확신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의 내 아버지의
하나님의 나라로 이끌리심을 확신할 수 있었다.
주님은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앞에서 내가 드린 기도들을 모두
들어주셨다. 수차례의 사탄과의 싸움에서 아버지가 승리하게 하셨고
마지막에 하늘나라 천사의 손을 잡고 가셨다. 아버지가 한마디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는데 주님은 기적적으로 그 기도마저 들어
주셨다. 나의 아버지는 소리없는 입술의 떨림으로 '서로 사랑하거라'는
말을 수십차례 하시며 평안히 가셨다.
평소에 아버지는 교회에 나가고 싶어하셨다. 아버지는 안식일날까지
기다리셨다가 평안한 주일 아침 고요히 잠드셨다.
아버지를 하나님의 푸른 초장에다 잠들게 한후, 나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한동대에 오기전 작년 2월에 난 하나의 작업을
했다. 언제가실지 모를 아버지의 목소리를 녹음해야 겠다는 그런 생각에서
였다. 초소형 마이크를 아버지의 가슴에 달고는 인터뷰형식의 질문을
했다. 살면서 가장 행복하신 때가 언제였는지, 섭섭했던 점은, 엄마와의
결혼에 대해서, 가족 한사람 한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은 뭔지, 병이
낳으시면 뭘하고 싶으신지, 어딜 여행하고 싶은지, .......
아버지를 보내고 1년 동안이나 잊고 있었던 테입이 생각났다. 수십개의 테입을 하나하나 확인하다가 생생하게 녹음 된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었을때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을 얻는 듯했다. 아버지의 육성에 우리가족들은
슬픔과 기쁨의 도가니에 한참을 보냈다.
고맙다. 친구들아. 이렇게 염려해줘서 너무 고맙구. 난 평안하게 잘 살고
있단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평안과 감사를 드릴수 있다는 것은 주님이 우리 믿는 자에게 주신 기적이라 말하고 싶다.
p.s) 친구들아!
너희들도 부모님과의 인터뷰를 해봐라. 좋을 듯하다.
그리고 고맙지만 부조는 절대 사양하겠다. 너희들의 마음만으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