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동아 국내 연예인 마약 전과자 명단

[whitneylove]

출처: 여성동아
http://www2.donga.com/docs/magazine/woman_donga/200112/topic03.html)

우리나라에서 대마초를 비롯한 마약류의 복용이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앞서 구속되었던 연예인 가운데 상당수는 그후 재기에 성공하지 못하고 팬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갔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마약복용 혐의로 연예인이 구속된 것은 1975년. 당시 구속된 18명은 모두 대마초를 피운 혐의였다.

대마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전부터 삼베옷의 원료로 이용해온 식물. 그런 대마초가 환각 목적의 흡연물질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60년대 중반 미군들을 통해서다. 그리고 10여년 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기 가수 18명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무더기로 구속되면서 대마초의 존재가 널리 알려졌다.

불과 일년 뒤인 76년, 이번에는 가수 김세환 김정호 김도향, 개그맨 송영길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어 하남석 이동원 채은옥 등 무려 35명의 연예인이 구속된 것은 77년. 이들은 대마초 흡연 사건을 계기로 가요계에서 축출됐다가 80년 복권돼 가요계에 복귀했지만 재기에 성공한 가수는 조용필을 비롯한 몇몇에 지나지 않는다.

80년에 그룹 ‘사랑과 평화’의 멤버 김태흥 최이권 이근수 김명호 이창남 등 5명이 역시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된 뒤, 한동안 뜸한 것 같던 구속 사태는 83년 다시 시작됐다. 가수 김수희 이명훈, 개그맨 주병진, 탤런트 홍예리 등 17명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것이다.

연예가에서 히로뽕 사범이 처음 나온 것은 86년. 가수 김태화, 채은옥, 영화배우 염해리 등이 히로뽕 상습복용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던졌다. 특히 ‘빗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채은옥은 77년 대마초 흡연에 이어 또다시 히로뽕 복용 혐의로 구속됨으로써 그뒤 가요계로부터 영영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인 87년에는 젊은이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던 록그룹 ‘들국화’의 전인권 허성욱, ‘부활’의 양홍섭 성권일 김태원 이승철, 가수 김현식 등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전격 구속되었다. 그 가운데 전인권은 90년대 들어서도 97년과 99년 히로뽕 투약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되었다.

89년에는 <애마부인 3>로 인기를 누렸던 영화배우 김부선과 가수 이승철 등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되고 8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화려하게 데뷔한 그룹 ‘무한궤도’ 출신의 신해철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 가운데 가장 충격을 던져준 사람은 역시 이승철. 그룹 ‘부활’ 출신의 이승철은 당시 솔로 가수로 데뷔해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등의 히트곡을 내놓으며 가수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70년대 대마초가 주종 이뤘지만 80,90년대 히로뽕·코카인 등장

우리나라에서 코카잎에서 추출한 코카인이 문제로 등장한 것은 90년. 일본에서 건너와 톱모델로 활동중이던 노충량이 코카인 등의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된 것이 시작이었다. 아울러 영화배우 전세영, 탤런트 임옥경 이순규 등 7명이 히로뽕 및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탤런트 허윤정이 히로뽕 투약 혐의로 역시 구속되었다. 그런가 하면 일년 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되었던 이승철이 또다시 구속돼 충격을 안겨줬다.

이 가운데 재기에 성공한 사람은 가수 이승철뿐이다. 87년 영화 <지옥의 링>을 통해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던 전세영은 89년 한때 5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으며 활약했지만 90년 대마초 흡연으로 체포된 뒤 이렇다 할 활동을 보이지 못했다. 또 80년대 중반 황신혜 유인촌과 함께 드라마 <첫사랑>의 여주인공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허윤정 역시 히로뽕 복용 사건 이후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눈에 띄지 않는 역할을 전전하게 됐다.

92년에는 ‘테리우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가수 신성우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게임’의 싱어로 입단했던 88년, 리더 겸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집에서 대마초 1g을 은박지로 만든 파이프에 넣어 4차례 피운 혐의였다.

신성우가 뒤늦게 입건된 것은 그 무렵 그가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우고 있다는 악성 루머가 그 발단이었다. 또 90년 발생한 여자 탤런트의 히로뽕 사건에 연루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억측도 빌미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언론은 그녀가 한남동에 있는 테리라는 한국 남자집에서 히로뽕을 했다고 보도했는데 공교롭게도 신성우의 별명이 테리우스였던 것. 다행히 그는 초범인데다 88년 이후 대마초에 손을 댄 적이 없다는 점이 인정되어 검찰 조사 하루 만에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93년에도 연예인들의 마약복용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92년 발표한 데뷔곡 ‘꿈’으로 KBS 방송가요대상과 MBC 10대가수신인상을 수상했던 이현우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된 것을 시작으로 록그룹 ‘H20’의 김준원, 사진작가 김중만, 가수 신해철 등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되었다. 또한 랩가수 현진영 이탁 등이 히로뽕 상습투약 혐의로 구속되었다.

93년 1월 가장 먼저 구속된 이현우는 92년 10월과 12월 중순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인으로부터 구입한 대마초 7g을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생 이모군과 함께 서울 성동구 자신의 집과 이모군의 집에서 흡연한 혐의였다.

93년에 구속된 연예인 가운데 가장 충격을 던져준 사람은 89년에 이어 두번째로 구속된 신해철. 그는 89년에도 KBS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로 1위를 차지한 다음날 검거되어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에는 방위복무중 대마초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졌다.

당시 군 수사기관은 전년인 92년 11월30일 방위병으로 입대한 그가 낮에는 경기도 광명시 근교에 있는 부대에서 방위병 복무를 하면서 퇴근 후나 휴일을 이용해 대마초를 피웠다고 밝혔다. 88년 대학가요제 출신의 그는 곧 솔로 가수로 전향한 뒤 ‘재즈카페’ ‘도시인’ 등의 실험적인 노래들을 발표하며 사랑을 받았었다.


영화배우 박중훈과 개그맨 신동엽은 정상급 스타로서 마약복용 기록 세워

95년에는 또다시 가수들이 입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가수 조덕배 박광현 박준하 양홍섭 박인수 심신 김승진 등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되고, 지예와 김부선이 불구속 입건된 것. 특히 89년에도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되었던 영화배우 김부선은 이후 3차례 더, 같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끝내 재기하지 못했다.

95년에 구속된 연예인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았던 연예인은 바로 영화배우 박중훈. 지금껏 구속된 연예인 가운데 연기자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톱스타였기에 그 충격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그가 당시 신혼 3개월의 몸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당시 그는 한 방송국의 영어회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알게 된 미군무원으로부터 대마 28g을 25만원에 구입한 뒤 미군무원의 친구인 영어회화강사 등과 어울려 4차례 흡연한 혐의를 받았다.

박중훈은 앞서 구속 혹은 불구속되었던 연예인들과 다르게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된 다음날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적으로 “날 믿어준 많은 분들과 나로 인해 매도당한 선후배 여러분께 큰 죄를 지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런 뒤 박중훈은 당시 촬영중이던 <마누라 죽이기>의 촬영에 곧바로 합류했다. <마누라 죽이기>의 촬영은 그의 구속 사태로 일시 중단됐는데 강우석 감독이 “영화는 박중훈 개인의 영화가 아닌 만큼 개봉 여부와 관계없이 촬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이 작품으로 그해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인기스타상을 수상하며 대마초 소동에 관계없이 배우로서의 건재를 과시했다.

또 같은 해 80년대 ‘바람 바람 바람’ 등으로 인기를 누렸던 가수 김범룡이 히로뽕 상습투약 혐의로 구속되었다. 검찰에 따르면 95년 2월19일 새벽 1시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자신의 집앞에 세워둔 그랜저 승용차 안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등 두 차례 대마초를 피운 혐의와 89년 서울 성동구 옥수동 친구의 아파트에서 분말로 된 히로뽕 0.03g을 미화 1달러짜리 지폐에 말아 흡입한 혐의였다.

당시 그가 피운 대마초는 자신의 처가가 있는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인 손윗동서로부터 건네받은 것. 그는 10회 사용분인 10g을 빈 필름통에 숨겨 귀국했다고 한다. 그는 조사과정에서 “히로뽕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한 차례 흡입했으며 대마초는 바쁜 가수 생활에 따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89년부터 피워왔다”고 진술했다.

90년대 후반 들어서는 그래도 연예인들의 마약관련 구속 사태가 뜸해졌다. 국내 VJ의 효시였던 재키 림이 대마초와 코카인 복용 혐의로 구속되고 가수 전인권 조덕배 하광훈, ‘해바라기’의 이주호, 탤런트 유퉁 등이 히로뽕이나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 혹은 불구속된 정도. 이 가운데 전인권은 세번째, 조덕배는 두번째 구속되면서 ‘마약 연예인’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박중훈에 이어 두번째로 메가톤급 충격을 안겨준 연예인은 99년 12월에 구속된 개그맨 신동엽. 데뷔 이후 톱스타로서 인기를 누려온 데다 슈퍼모델 이소라와의 결혼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태여서 충격은 더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동엽은 98년 8월 미국에서 귀국할 때 대마초 3g을 몰래 가지고 들어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과 친구 오모씨 집 등에서 3차례 흡연한 것을 비롯, 대마초 7g을 6, 7차례에 걸쳐 흡연한 혐의였다. 그는 전날 오후 한 방송국의 프로그램 녹화를 마치고 귀가하다 검찰에 연행됐다.

신동엽의 대마초 흡연 혐의로 인한 구속 역시 박중훈처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 이뤄져 놀라움을 안겨줬다. 당시 가수를 제외하고 정상급 연기자가 대마초를 피운 예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구속되었던 연예인들은 대부분 한때 반짝 인기를 누리다 침체의 길로 접어들면서 그 허탈감을 이기지 못해 유혹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신동엽의 구속으로 인해 연예인 두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만년 조연 신세를 면하지 못했던 탤런트 윤다훈이 그를 대신해 MBC 성인시트콤 <세 친구>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오른 반면 연인이었던 슈퍼모델 이소라는 신동엽이 구속된 충격으로 당시 진행을 맡고 있던 SBS 연예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를 펑크내면서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

하지만 신동엽은 이듬해 2000년 2월 열린 최종 공판에서 대마관리법 위반자에게는 엄벌이 원칙이지만 대마초 흡입에 습관성이 보이지 않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이후 마약퇴치를 위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을 약속한 점 등이 참작돼 비교적 가벼운 2천만원 벌금형에 처해졌다.

약 9개월 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진 신동엽은 같은 해 11월 MBC 오락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러브 하우스’ 코너를 맡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재개한 이소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이소라의 사랑할까요>가 6개월 만에 막을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힘든 시기를 함께 넘긴 두 사람이 그후 결별했다는 사실. <이소라의 사랑할까요>를 끝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이소라는 현재 사업가로서의 야심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신동엽의 구속 사건으로 한동안 주춤한 것 같던 연예인 마약 복용은 이듬해 2000년 힙합그룹 ‘업타운’의 멤버 김상욱 김영진 이현수 등이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이어 인기그룹 ‘드렁큰 타이거’의 서정권, 탤런트 박세준, 에로 영화배우 박미진 등이 히로뽕 투약 혐의로 줄줄이 구속된 것. 또한 가수 조정현과 강산에는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됐다.

연예인 마약복용 사건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유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연예인 마약 계보가 다시 들춰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의 잘못을 뉘우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연예인들조차도 평생 ‘전과자’라는 멍에에서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