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재개발 시장이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3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는 일부 재개발 구역은 재건축 시장에서 이탈한 강남권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투자 과열조짐까지 엿보이고 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 규제로 재건축 투자가치가 반감되면서 규제가 덜한 재개발 추진지역으로 투자자들이 옮겨가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 6월말 `2010년 재개발 기본계획'을 내놓은데 이어 오는 10월께 추가로 3차 뉴타운 개발지역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재개발 '투자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실장은 "재건축 투자로 재미를 본 투자자금이 재개발 시장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며 "일부 유망 재개발 구역은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재개발 지분 매매가가 한두달새 평당 100만∼200만원이나 급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로 5000만∼1억원 정도의 소액자금으로 지분을 매입한 뒤 가격이 뛸 때까지 묻어두기식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뉴타운 후보지, 1단계 구역 `인기몰이'〓지난 2차 뉴타운에서 탈락한 송파구 마천ㆍ거여동 일대는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투자자들이 매물을 싹쓸이한 상태다. 그나마 나오는 매물도 현지 중개업소가 선취매를 해 일반 투자자들은 매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몇달새 가격도 급등해 현재 대지지분 10평(실평형 25평형)짜리 빌라 매매가 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또 대지지분 5평짜리 다세대주택도 1억1000만원을 호가한다.
구로구 구로2동과 구로본동 일대도 구로구가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서울시에 신청할 방침이어서 매수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대지지분 10평 규모 다세대주택은 1억2000만원으로 올초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 대지지분이 5평정도인 다세대주택도 6000만∼7000만원선이다.
이밖에 영등포구 신길동과 금천구 시흥3동 일대도 해당 자치구에서 뉴타운 후보 신청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다.
서울시의 `2010년 재개발 기본계획'에서 1단계(2004~2005년 사업인가) 사업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입지여건이 뛰어나고 대단지 건립이 가능한 관악구 신림동 신림4구역과 성북구 종암동 종암4구역 및 삼선동 삼선3구역, 성동구 금호동 금호13구역, 동작구 흑석동 흑석4 5구역, 은평구 녹번동 녹번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거품ㆍ사업성 따져봐야〓하지만 일부 재개발 구역은 특정 중개업소가 속칭 `찍어 돌리기'를 일삼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찍어 돌리기'란 재개발 매물을 중개업소간에 웃돈을 주고 수차례 이상 반복 거래해 가격을 올리는 수법을 말한다.
당연히 `찍어 돌리기'를 한 물건은 가격이 이상 급등하고 해당 지역의 매도호가마저 큰 폭으로 뛰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다가구 주택 등의 지분 쪼개기가 많이 이뤄진 곳도 주의해야 한다. 지분 쪼개기가 많이 이뤄진 곳은 조합원이 크게 늘어나 일반분양 가구가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진다. 예정 건립가구수와 조합원수 등을 따져 일반분양 가구수가 많은 곳을 노리는 게 수익면에서 유리하다.
재개발닷컴 민병우 부장은 "최근 재개발 투자가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가격거품도 많이 쌓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지분쪼개기가 많이 이뤄져 분양 가구수가 적은 재개발 구역도 수익이 불투명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사업속도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조합 추진위원회가 바로 구성될 수 있고 조합원 동의률이 높은 곳을 골라야 한다. 추진위가 2∼3곳씩 난립한 곳은 조합원 갈등으로 사업지연이 예상되므로 투자를 삼가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