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좋은 정보 눈팅만 하다가 회원님들 안부를 여쭤 봅니다.
다들 건강하고 즐거운 봄 보내고 계시죠?
전 지금 병원입니다.
벌써 2주가 되어 가네요.
3월 18일, 주말마다 거의 빼놓지 않는 산행을 마치고
친구넘이 스크린골프 한겜 하자길래 갔습니다.
(전날도 그넘이랑 한겜 했는데 이넘이 홀인원을 했습니다)
하여 등산복 차림으로 집앞 스크린에서 재밌게 치던중
11번인가 첫 샷을 하고 나니 허리가 뜨끔 합니다.
거기서 관뒀어야 했는데, 오늘 산을 너무 빨리 탓나? 별거 아니겠지
하고(현재 1등중, 아싸 공짜 쐬주 먹겠군 ㅋㅋ)
세컨을 치고 의자에 앉으려다 그만 악!!!!!!!!!!!!!!!!!!!!!
기냥 씨러졌습니다. 뭐라 말로 표현 안되는 고통의 폭격!!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친구들 목소리가 울려서 들립니다.
온 몸에 땀이 흐르고 고통은 가라 앉질 않습니다.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바닥에 웅크리고 있길 20여분
119를 불렀습니다. 난생 첨 타본 119는 좀 거시기 했습니다.
왜 이리 덜컹거리고 어지럽던지....
덜컹일때 마다 오는 고통은 친구넘 팔목에 시커먼 멍을 남겼습니다.
십분 간격으로 왕주사를 세방이나 맞고 X-ray 찍고 병실에 누웠으나
조금만 움직여도 죽음입니다.
친구넘 농담에 웃다가 울었습니다.
(나쁜넘. 울 마눌한테 하필 허리라 어쩌고 저쩌고 농담합니다)
조금만 뒤척여도 통증이 와서 잠도 한숨 못잤습니다.
고통 땜시 움직일수 없어 이틀 후에야 MRI 찍었습니다.
현찰 42만원 내라길래 애들 학교 보내러 간 마눌 오면 낼테니 접수 해달라
했더니 보호자 와서 돈내면 해 준답니다.
접수가 늦어 밤 10시에 찍습니다.
담날 아침 회진에 결과 물어보니 디스크에 문제가 있다하고 나갑니다.
마눌 답답해서 담당 선생님 면담 요청하니 수술 일정 많아서 안된답니다.
전 무지 답답합니다.
문병오는 수 많은 야매 전문가들은 저마다 허리의 중요성에 대해 겁을 줍니다.
그들이 겁주지 않아도 전 충분히 겁 먹었습니다.
매일 같은 내용을 물을 수도 없고 눈치 봐서 물어 보면
대답은 늘 같습니다. 디스크에 문제가 있는것 같답니다.
하루는 디스크가 찢어진거 같다고도 합니다.
4일째 벽잡고 겨우 화장실 갑니다. 사람 되어 갑니다.
허리 말고는 다 멀쩡하기에 밥은 무쟈게 땡깁니다.
하지만 3일 동안 화장실 가기 겁나서 굶었습니다.
반찬 세가지 나오는 밥이 무지 맛있어 보입니다.
수술은 안해도 된다하며 움직이지 말고 약먹고 주사 맞고 하면
좋아 진답니다. 하루에 주사 6대씩, 돌아 눕기도 아파서 맞은데 또 맞습니다.
밖에선 못 본 봄꽃 아마 제 엉덩이에 피었을 겁니다.
그렇게 벌써 2주가 되어 갑니다.
출근 시간 크게 구애 안 받다가 아침이 확 달라졌습니다.
6시에 청소 아주머니 방문에 잠깨어 뒤척이면 7시에 아침 먹습니다.
아침을 몇 년만에 먹어 보는지.. 집에서는 누룽지를 끓여줘도
잘 안먹더니 밥풀하나 안 남기고 한 그릇 뚝딱입니다.
아마 퇴원후엔 마눌이 더 미워할 거 같습니다.
아침마다 국 끓이려면 다시 입원시켜 버릴지도....
조식후엔 점호 받는거 같습니다,. 특히 월요일은 병원장님이 먼저 도는데
저에겐 말도 안걸고 병실만 둘러 보고 갑니다. 주욱 거닐고......
무슨 기관장 순시 같습니다.
미리 간호사 와서 방정리 하고...저는 누워 있는데 양해도 없이 창문 열고...
6시에 청소하고 가는데도 아침마다 회진전에 1진이 먼저 와서 음료수 박스나
기타 물품등 각잡아 놓고, 창문 엽니다.
하루는 간호사가 와서 '어디가 아프세요?' 하고 묻습니다.
늘 한결 같이 '좀 어떠세요?' 인데 오늘은 틀립니다.
허리 말고 다른데 아픈데 없나 물어보는구나 하고 딴데는 괜찬아요
했더니 재차 어디가 아프신 거예요? 합니다
순간 저 허리 말고 맘이 무척 아팠습니다.
그래서 침대 맡에 써 있잖소 챠트는 왜들고 다니는 거요?
하고 쏘아 부쳤더니 문 쾅닫고 나가 버립니다. 저 못 됐죠?
그 하얀 천사 옷이 설거지 아줌마 옷처럼 얼룩 질때까지
격무에 시달리는 막내 여동생 같은 간호사에게....
명색이 1인실 특실인데 샤워기도 없습니다.
당근 뜨건물도 안나오고 딸기 담아 파는 것 같은 세숫대 하나 있습니다.
우쒸 허리 아픈데 쭈그리고 앉아 씻으라고.....
찬물에 머리 감고 나면 정신 무쟈게 바짝 듭니다.
그래도 희안하게 무선은 잘 잡힙니다.
제가 넷스팟 쓰는데 신호 무지하게 좋습니다.
덕분에 회원님들께 응석 부리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씩 걸어 다닐만 합니다.
좀 움직이다 누우면 아픈데 그렇다고 누워만 있자니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습니다.
평소 건강하다고 생각하던 넘이 아프니 무지 답답합니다.
같은 병명의 늘 보던 여러 환자들중의 하나이고
결과 또한 별 걱정 할게 없는 환자라 별 말 없을거야 하며
혼자 위안을 삼아 봅니다만, 그래도 조금만 더 앞으로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설명을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같은 증상의 선배 환자들은 보통 얼마정도 치료 시간 걸렸다 걱정마라
일케 얘기해 주면 덜 답답 하련만, 안 아프면 퇴원 하랍니다. 얼마큼이 안 아픈건지??
오늘은 허리 보호대를 10만원 주고 했습니다.
걷기가 좀 편한거 같길래 간호사 한테 좀 일찍 주지 그랬냐 했더니
처방이 오늘 내려져서 그렇답니다.
보호대 하고 거울 보니 수염도 그렇고 글러브만 하나 끼면
복싱 세계 챔피언 같아 보여 혼자 웃었습니다.
쓰다 보니 주절 주절 길어졌습니다.
혼자 독방에 갇혀 있다 보니 말이 많이 하고 싶은가 봅니다.
저희 회원님들 중에 의사 선생님들 많이 계시던데 혹여
그분들께 불쾌한 부분이 없나 걱정도 됩니다.
다소 불만 섞인 푸념들은 아픈 넘 입장에선 그럴수도
있겠다 너그러이 생각하시고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저랑 같으신 증세로 고생하신 분이나
빠른 치료법을 아시는 분은 조언 좀 부탁 드립니다.
(참, 마눌이 제 기록 CD 가지고 다른 병원 함 갔었는데
거기서는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막이 찢어졌다고 했답니다)
낮엔 날씨가 좋더니 또 비가 오네요..
오늘 야식은 또 뭘 먹나????
5시에 저녁 먹고 나면 밤에 무쟈게 배고픕니다.
1인분 배달 시키기 뭐해서 늘 과식하고도 남습니다,
살찌면 허리에 더 안 좋을 텐데,,...ㅋㅋㅋㅋ
죽어봐야 저승을 안다더니 아파보니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회원님들은 저처럼 자신하다 뒤 늦은 후회 마시고
미리 미리 건강 챙기시길 꼭 부탁 드립니다.
특히 허리 조심 하세요..억수로 아픕니다.
다시한번 회원님들 모두 희망 가득한 봄설계 하시고
건강 하시길 빌며 노래나 한곡 해야겠습니다.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땡벌
혼자 서는 이 밤이 너무너무 길어요오오
첫댓글 얼마전...엇비슷~한 상황으로... 집사람이 며칠 병실에 누워 꼼짝 못하는 바람에.. 상당히 공감이 가네요. 주사는 정말 징그럽게 많더군요. ^^; 6인실에서 다른 5명의 아줌마들이 어찌나 재밌는 분들인지 참 즐겁게 지냈고, 자상한 샘들 덕분에.... 암튼, 많이 비교되는 입원생활이신것 같아 맘이 쓰입니다. 몸 조리 잘 하시고... 이젠 뭐 허리가 꼭 중요한 시기는 지나신듯 하니 걱정은 안하겠습니다. 헤헤헤
맘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모님은 괜찮아 지셨는지요? 글구 허리는 문지방 넘어갈 힘만있어도 아니 눈꺼풀 움직일 힘만 있어도 중요하답니다. 그러니 기왕 맘쓰신 김에걱정해 주시길 정중히 협박 드립니다.
켁~~ @.@; 협박에 바짝 긴장...갑자기 자세 바꿉니다. // 저런~ 걱정이네요. 쾌차하셔서 눈꺼풀 보다 더 오래오래 잘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
몸조리 잘하세여...지금 그래도 병원신세라더 질때 몸관리도 하시구...사모님의 소중함도 깨달(?)으시구...^^; 빠른쾌유 빌께여^^
감사합니다 .병원신세가 꼭 나쁜것만 있는건 아니더라구요. 밖에선 늘 음주 현행범인데 술을 안먹어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집사람은 소중함을 넘어 경이롭습니다, 저사람이 저렇게 이쁘고 섹시했나 날마다 놀라고 있습니다 .
빠른 쾌유 빕니다.파이팅!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파이팅!!
재밌으신 분이시군요....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절세고수님 늘 골고루 맘 써주시며 재미있게 해주시는거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힘내시고 빨리 쾌차하세요!!!
로망세님 감사 합니다. 님 덕분에 사귀게 된 귀여운 여인이 있습니다. 특히 그녀의 목소리로 듣는 오 솔레미오 는 정말 저를 즐겁게 합니다. 봄 햇살 가득한 오후에 싱그런 나뭇가지 사이로 흐르는 새소리 처럼..지금도 세번째 트랙만 무한 반복 중입니다..빨리 나가서 제 올드 빤츠에서 들어야 더욱 제맛인데.... 건강하세요..
많이 놀라시고 힘드셨을텐데...이젠 지루한 시간이 해결해줄일만 남으셨네여..빠삐용에 나오는 스티브맥퀸 캐릭터이신가요? ^^* 유머 잃지 않으시니 곧 나으실듯하네요....화이팅!!
감사합니다.님도 화이팅!! ^^* 스티브 맥퀸을 좋아 했었는데 지금 제 몰골은 더스틴 호프만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ㅋㅋ 일단 쌓여 있는 드링크를 되팔아서 요트를 한대사서 저는 폼나게 탈출하려 합니다.그리고 자유의 몸이 되면 병문안전용 상품 개발을 해볼까 하구요.. 과일과 드링크의 천편일률에서 벗어난 환자 맞춤형 문병세트..ㅋㅋ 제가 아픈거 맞죠??
아마 퇴원후엔 마눌이 더 미워할 거 같습니다..... ㅎㅎㅎㅎㅎ 미움 안당하시려면... 고생하시겠네요... 빨리 쾌차하세요... 파이팅~ㅎㅎㅎ 이놈의 파이팅.... 살짝 중독기 있습니다...
감사 합니다. 늘 카페 발전과 회원들의 즐거움을 위해 구여븐 악역(?)을 해주시느라 노고 많으십니다. 그리고 나서 비맞고 혼자 연극 보는 그 맴을 남들은 모를 거예요 그죠?? 늘 맘속에 즐거운 샘물을 담고 사는 skywalker 님도 화이팅~~
그거 무지하게 아프신데도...글 쓰신걸 뵈오니 긍정적인 분이신 것 같네요...치병의 근원은 마음가짐에 있으니 빨리 나으실 겁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길 기원합니다^^
넵.. 고맙습니다. 빨리 나아야죠.. 근원은 마음이라..좋은신 말씀 같습니다. 가만히 저를 되돌아 보는 기회도 된거 같습니다.소변 받아내주며 간병한 친구,매일 좋아하는 초밥사서 퇴근글에 들리는 넘, 멀리 경상도 거창, 전라도 광주에서 찾아와준 친구들..제 자신 소중한 사람이고 제 주변이 모두 감사하다는걸 다시금 느끼구요...회원님들도 너무 감사합니다..
헉~~! 럴수 럴수 이럴수가, 제 별명이 폼만프로 인데...
좋은 별명 가지셨습니다. 전 선천성 몸치 증상이 심해서 '스포츠는 폼이다'는 주장을 마이 합니다. 제 별명은 10여년전 낚시 배울때 하루 종일 꽝치면서도 자세 하나는 죽인다고 친구가 붙여 줬는데, 골프 배우며 다른 친구넘이 또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닉넴으로 국제 기관에 등록 하려고 .... ㅋㅋ 아항 그때 낚시 의자에 너무 거만하게 까져 앉아서 허리가 안 좋은가??? 하여튼 한 폼 하시는 분 뵈니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랑 동갑이시네요... 저도 허리 조심해야 겠습니다.
좋은 생각 마니 마니 하세요. 그럼 몸도 금방 나을거예요. 아자 아자 화이링^^V
고맙습니다.입원 초와는 달리 맘편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며칠은 이런 저런 걱정도 많이되고 아프기도 하고 맘도 힘들더니..제걱정과는 달리 잘 돌아가고 있더군요. 집에 애들도 애비 믿고는 못살겠단 생각이 들었는지 지들 스스로 다 챙기고 손 안가게 하고(심지어 자발적으로 공부도 한답니다) 회사도 오히려 잘 돌아 가고 있습니다. 이참에 나가면 일이나 새로 하나 벌려 볼까나요???
헉!!~!~~ 역시 골프 잘못하면 큰일 나는운동이군요^^ 어떻게 잘 낫고는 있는거죠~~~ 흑!~~~ 빨리 빨리 나아서 오프모임에 나오세요~!~!! 쾌차하시구요^^
네 잘 낫고 있는거 같기道 하고 아닌거 같기道 하고.. 다들 중론이 시간이 약이랍니다. 운동이야 무신 운동이건 잘 못하면 다 문제가 되겠지요.. 운동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하자가 좀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ㅋㅋㅋ 염려 감사드리며 저도 뵙고 싶습니다
와~ 폼만님... 끌빨 내공이 대단하시네요~! ㅋㅋㅋㅋㅋ 앞으로 게시판의 선봉에서 잘 이끌어 주시기를 기대하렵니다. 아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