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은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날입니다. 우수날 후린님이 오케스트라를 초대한 곳은 김포 한강신도시 일대, 겨울 가뭄이 심해 비 소식이 반갑기도 하지만, 후린님은 간밤의 비로 숲길이 질척거리지 않을까 밤새 노심초사 하셨나 봅니다. 다행히 간밤에 비가 조금 왔더군요. 비가 오면 진행자만 긴장, 낙화는 비가 오는지도 모르고 잘자고 나왔습니다.
처음 후린님 공지를 보고 엄청 의아했습니다. 워낙 오지임도를 좋아하시는 분, 보통 임도 중심으로 단순 명쾌 일직선의 길, 이런 저런 길이 끼어들 틈이 없는 담백하신 분인데 이번 김포 한강신도시 둘러보기 코스는 초반 가현산-허산 숲길, 라베니체마치에비뉴라는 핫플레이스, 그리고 모담숲길 이후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에 이르는 아주 다양한 길들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오케스트라 7년, 후린님 공지중에 가장 복잡한 길, 더구나 “해발 215m 가현산은 인천쪽은 경사가 급하고 계단길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김포에서 출발하오니 양해바랍니다”라는 안내문구에 니키타님은 너무 친절하시다고 감동까지 하시더군요. 무뚝뚝한 후린님의 변화, 시작이 아주 좋았습니다. 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2019년 10월 9일 한글날 후린님이 ‘판교신도시 산책’을 진행하셨더군요. 그러고보니 후린님이 ‘신도시’ 탐방에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계신 것 같네요.
김포는 어렸을 때부터 김포공항이 있어서 친근할 뿐 아니라 김포공항 일대가 김포의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양천구, 강서구 일대가 김포군 땅이었더군요. 이번에 김포 역사를 다시 읽어보니 삼국시대부터 한반도의 요충, 지명도 원래는 인천 검단산 부근이라 검포(黔浦, 검은 검은색의 뜻으로 단군왕검의 그 검으로 신성하다는 뜻입니다)였는데 통일신라 시대에 김포(金浦)로 명명됐습니다. 역사기록에 출현한지 1000년이 넘는 곳입니다. 다만 금(金)포 아닌 김포로 불리는 이유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가현산 정상인데 하늘의 기를 받는 영험한 산, 가현산이라고 한자로 써놓았네요. 그런데 정상석을 제단처럼 만들어 놓아서..
가현산은 가무를 즐긴 산이라는 유래가 있는데 가무를 즐겼다고 하니 단원들이 엄청 반가워 하더군요.
김포는 용인이나 광주처럼 난개발은 아니지만 서울 근교 베드타운으로 신도시가 많이 들어서는 곳, 옛 모습은 사라지고 신도시 중심으로 재편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후린님의 한강신도시 둘러보기는 김포골드란인 마산역에서 윤양역까지 옛 모습과 현대화된 길 사이를 요리저리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처럼 걷는 길이었습니다. 초반에는 가현산과 허산 숲길을 천천히 걸어가다가 신도시의 이른바 라베니체마치에비뉴라 불리는 금빛수로를 거쳐, 운양역 뒤 모담공원을 통해 한강변 야생조류생태공원까지 아주 다양한 팔색조 같은 길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김포는 일산이나 분당, 평촌 같은 신도시는 아니고, 서울 가까운 곳부터 부분 신도시급으로 개발된 곳, 서울에서 가까운 곳부터 김포골드라인의 노선따라 개발된 곳입니다. 따라서 김포라는 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순수 김포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많지도 않고 그냥 사라지고 있더군요. 가는 길 모담숲을 통해 운양역 가는 길, 한옥체험관과 (김포) 아트빌리지가 있는데 그냥 전시용이더군요.
시흥갯골길 같은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까지 둘러보고 운양역에서 마칩니다. 겨울 철새 몇 마리가 반갑게 맞아준 곳, 신기하더군요. 마치고 나서 근처 맛집 탐색하는데 이곳에 한번 와보신 에스더님이 장기역 근처 광명구름산추어탕을 추천해서 갔는데 가성비 뿐 아니라 밑반찬 등 맛이 뛰어나더군요. 더 감격스러운 것은 가득님이 기분좋게 쏘신 것, 잘걷고 잘보고 잘먹은 하루였습니다.
종합선물 같은 김포 한강신도시를 진행해주신 후린님, 즐겁게 걸어주신 니키타님 가득님 에스더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낙화는 유수처럼
시작할 때 가득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약밥. 아침이 든든했습니다. 낙화는 간식으로 식빵에 사과잼 땅콩잼 식빵을 들고와서...
김포골드라인 마산역입니다. 김포골드라인은 2량짜리 무인운전으로 출퇴근 때는 지옥철이라는 원성을...
정형화된 신도시 풍경... 마산역도 다르지 않습니다.
상큼한 아침공기, 비도 많지 않고 햇살이 오르면서 긴장이 풀린 후린님 따라 니키타님 가득님 에스더님 표정이 환하게
feeling so good~~~
가현산 안내도...평범한 뒷산이지만 개발의 마수를 피한 자연녹지가 너무 소중하죠
가현산 유래~~ 가무를 즐긴 곳이라는 설명에 에스더님이 빵 터집니다.
가현산 길은 경기둘레길의 일부, 빨간 리본이 선명하네요~~
봄에는 진달래가 산허리를 빨갛게 물들이는 곳이랍니다.
멀리 양촌, 강화도가 미세먼지로 희뿌옇게 보이네요. 시간이 갈수록 파란 하늘이 나타납니다.
가현산은 산세에 비해 넓직한 임도가 나와 깜놀, 가을에 걸으면 더 멋지겟죠~~
김포 일대는 군부대가 많은데 폐쇄된 곳이 많다고 후린님이 알려주시네요.
초반은 가현산 허산 숲길 이어걷기
허산도 특별한 것이 없는 동네 뒷산.... 갑자기 개발된 신도시의 자연녹지를 제공하는 곳으로 살아남은 것 같네요.
오르막 내리막이 없고 걷기 편한 곳, 발걸음이 가벼운 곳...
저 아파트를 하염없이 바라볼 일이 있는지.... 벤치가 딱하게 보여서...
걸어도 걸어도 즐거움만~~
후발 신도시, 부분개발 된 곳이라 생태통로 등 자연보호는 충실한 곳
라베니체마치에비뉴라는 정체불명의 긴 이름보다 금빛수로로 통일해 부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
금빛수로 입구 벽을 포토존으로 만드시는 니키타님
자전거와 함께... 빈폴의 모델 같은 가득 스트립님의 위엄
즐거움이 넘치는 에스더님의 포즈
금빛수로에서 어느 분 스틱이 수로에 떨어졌습니다. 한겨울이라 물이 차가워 신발벗고 들어갈 수도 없는 곳, 주위를 둘러보니 가게 입구 천막을 펼치는
고리달린 장대를 생각해서 얼른 빌려와 스틱을 건져 올렸습니다. 하마터면 금빛수로에 스틱 하나 공양하고 올 뻔 했습니다.
베니스의 여인처럼... 가득님
니키타님도 멋진 포즈 잡으시고...
초승달 모양의 조형물에 토끼가 있네요...
금빛수로 안내판인데 6블럭 A라인.... 굳이 영어로 구분해서 표시할일이 있나요. 공무원들의 행정편의가 우리말을 망칩니다.
금빛수로를 나와 운양역 가는 길, 모담숲길인데 잘 정비된 곳입니다.
파란 하늘이 인상적...
김포시 수상수도... 한참 생각했습니다. 김포가 포구인 것은 맞지만 수상도시는 아닌데... 가만보니 옆에 김포정수장이 있더군요.
미세먼지 없이 맑고 청명한 날, 일산대교 넘어 일산 백석동 요진시티 넘어 북한산까지 한눈에 다 들어오네요.
처음에는 한옥마을인줄 알았는데 규모를 보니 한옥체험관이더군요.
아트 빌리지라고 하는데 안에 내용이나 구성물은 못봤습니다. 김포가 신도시 등으로 인구가 50만에 가까워져 오니 역사문화에 대한 투자가 많아집니다.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시흥갯골생태공원 비슷합니다.
입구에서...
야생조류생태공원은 한강변을 따라 좁고 긴 모양. 한강변은 아직도 철책이 남아 있는 전류리포구 지역.. 90년대 이 제방길을 따라 애기봉 강화도 가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는데...
갈대밭을 배경으로....
생태공원 영상정보관인데 뷰맛집 같은 풍경...
숲길은 앙상한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는데 도심으로 내려오니 차가운 바람이 사정없이... 이때는 약간 쌀쌀
에스더님이 추천한 광명구름산추어탕, 수육에 콩나물이 나오는데 다들 콩나물 특이한 소스맛에 감탄
추어탕 맛도 좋았지만, 가득님이 통크게 쏘셔서 감동... 감사합니다.
첫댓글 아침 출발 할때만해도 부슬부슬 내리는 비오는 날씨에
피곤에 찌든 몸은 걍 하루종일 누워 밀린 잠이나 자라~하는데...
안갔으면 어쩔뻔~@ 했나싶게 엔돌핀 팍팍 솟는 하루였지요~ㅎ
비온 뒤에 황사라는 예보는 가짜뉴스였어요.
황사는 커녕 파란하늘, 깨끗한 공기 속에서
요즘 후린님의 길의 강도가 많이 부드러워지고 있음을 확연히 느끼며
오붓하게 넘나 즐겁게 걸었네요.^^
언제나 늘~그러하듯 정성스런 음식 가득 담아오시고
그 것도 모자라 뒷풀이까지 다 쏘신 가득님,
가성비 최고, 맛도 최고인 맛집 찾아 주신 에스더님,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수로에 빠진 스틱을
어찌해야하나~? 모두들 당황해 그냥 내려다 보고 있는 사이
어느틈에 어디선가 긴 장대를 들고와
다리의 아슬아슬 좁은 난간 사이로 들어가 장대로
스틱을 들어올리는 신공을 발휘한 낙화님의
최고 멋짐이 폭발하던 날이였지요~ ㅎㅎㅎ
신령님이 짠하고 나타나셨다 ~~~~
금 스틱이 너의 스틱이냐?
은 스틱이 너의 스틱이냐?
아니옵니다. 제 스틱은 ~~~ ㅋㅋㅋㅋ
머 ~~ 이렇게 진행되는건데 ㅋㅋ
낙화님이 너무 일찍 건져내는 바람에 금빛수로에 얽힌 전설 하나가 사라졌내요 ~~ ^^*
오붓한 김포나들이를 하셨군요~
김포에 친구가 있어 조금은 익숙한 풍경들이 반갑네요!
스틱을 구원하신 낙화님의 사진속 표정이 살짝 애처로워 보이는 건 왜일까요?ㅎ
멋진길 진행하신 후린님!
만능해결사 낙화님!
수고 많으셨어요~^^
정말 애정이 가는 오케스트라입니다. 니키타님 낙화님 가득님 후린님 이날 너무 행복했고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감사한 날이였어요. 말로 다 표현하지못하나 지상천국체험이랄까요. 함께해주신 오케님들 건강히 행복하게 지내시다 또 뵈요. 감사합니다.
허산숲길을
처음엔
'허리숲길'로 읽음-산허리를 둘러 걷는 길로 이해
그다음은
'하산숲길'로 읽음-산을 내려가는 길의 이정표로 이해
세번째서야
'허산숲길' 제대로 읽었네요
네 글자도 제대로 못읽는 바부.ㅠㅠ
굽이굽이 야트막한 산을 오붓하게 참 잘 다녀왔습니다.
축 늘어져있기 쉬운 주말에 몸 가볍게 마음 가볍게 다녀오기 딱 좋은 코스였어요.
저는 스틱을 낙화님이 꼭 건져줄거란 믿음과 확신이 들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어디선가 고리가 딱 장착되어 있는 긴 장대를 가져오셔선 믿음과 기대를 져버리지않으신 낙화님.
역시 멋집니다.든든합니다.
김포를 다시 알아볼수 있는 길 리드 해주신 후린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허허 ~~ 전 지금까지 하산 숲길인 줄... ㅠㅠ
집에도, 차에도,사무실에도 돋보기가 즐비~
그래도 안보여요 ㅠㅠ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다음엔 저도 악어가 사는 강에다 스틱을 던져봐야겠습니다.
전 낙화님을 믿으니까요~~~
@가야산 빵터졌어요. 🐊 🐊 🐊 악어들 사이에서 스틱 건져올릴 낙화님을 생각하니 인디에나존스 영화같겠어요. 낙화님없는 오케는 앙고없는 찐빵.
그나마 아직 개발이 현재진행중이라 여러 이름을 갖고 있는 야산이 시민공원으로 남아있고
그 사이사이에 군부대가 버티고 있어서 실낱 같은 오솔길이라도 남아있는거 같습니다.
나중에 도시개발이 다 끝나면 도시는 멋지게 변하겠고,
반면에 농촌지역과 경계에 있는 숲길은 살아있을지 의문이지요 ~~~
배낭을 안갖고 오는 바람에 배낭 짐까지 더하고
갈때올때 운전까지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먼길 다녀 가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보따리 챙기신 듯 합니다^^ 새로운 시정?인건지 (구-보존,현-개발)불도저처럼 밀고 닦고 막 거시기하여...저의 아지트들이 사라지고 있어 주민으로 애통함이 큽니다만, 아직 평화둘레길을 비롯 외곽은 남아 있고, 오래된 걷기 동호인들 중심으로 둘레길을 개발, 조성중이라는 소식도 있습니다^^
초록이 무성하고 볕이 작렬할때, 황금빛이 물들때쯤 또 오세요^^
김포 한강신도시 일대를 걸으면서 이디선가 우주별님이 호탕한 웃음과 함께 나타나시길 기대했는데....
노을이 불타오르는 김포평야~~.. 가을 황금들판 시기에는 우주별님이 오케스트라를 초대해 주세요~~
기쁘게,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