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여사의 실종 ① - 실종 전의 상황
1926년 12월 3일 금요일에 크리스티 여사는 생애에서 큰 사건을 맞게 된다. 이 사건은 그녀의 남은 전생애를 통하여 두고두고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월요일 아침에 전국 모든 신문에서 대서특필하여 그 뉴스는 수백만의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 신문에는 ‘여류소설가 실종되다’라는 제목과 ‘애거서 크리스티 부인, 버려진 차 안에 놓인 옷’이라는 부제의 기사가 실렸다. 크리스티 여사의 10일 간의 실종은 그녀의 추리 소설만큼이나 기묘한 이야기였다. 그녀가 발견되자 의문이 부분적으로는 해소되었지만, 그 사건 전체는 명쾌하지 못했다.
이 유별난 사건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하기 위하여는 1926년 초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그 해는 애거서 크리스티에게는 고통스러운 해였다. 그녀의 어머니가 와병중에 사망했는데, 그것이 깊은 영향을 주었다. 애거서가 언니 매지와 오빠 몬티보다 훨씬 어렸기 때문에 애거서와 어머니는 특히 가깝게 지냈었다. 남편이 죽은 뒤에 가족을 부양하는 모든 책임이 밀러 부인에게 맡겨졌고, 그때부터 밀러 부인과 애거서는 갈라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자기 부인이 실종된 뒤 데일리 익스프레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티 대령은, “아내는 매우 신경이 과민해 있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애거서가 어머니의 사망과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함께 남부 프랑스에서 한 달 간 지냈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결혼관계가 갑작스럽게 나빠져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크록슬리 그린에 살고 있는 낸시 닐이라는 젊은 여자에게 매혹되어 있었는데, 그 여자는 아내 애거서와도 친구 사이였다. 이것이 뒤이어 발생하는 이상한 사건들의 배경이었다. 크리스티 부인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녀가 상상력이 매우 풍부하다는 것과 또한 남편에게 여러 가지로 배신당안 매우 예민한 여인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큰 농가에서 지낸 목가적인 결혼생활과, 그들의 자녀인 로잘린드의 출생에 의해 더욱 돈독해진 그들의 결혼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녀는 갑자기 수렁에 빠져 자신의 평정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다.
경찰과 리치 칼더 경은 그녀가 큰 슬픔 속에서,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으로 그 상황에 대처한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즉, 미스터리와 사기, 그리고 복수의 세계 때문에 말이다.
그녀는 추리 소설을 쓸 때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실종을 계획했다. 아주 상세한 부분까지 주의깊게 준비한 것이다. 실종되기 전주에 애거서 크리스티는 런던에서 며칠을 보냈다. 그녀는 올케와 함께 쇼핑을 했는데, 정교하고 공이 많이 들어간 흰색 잠옷을 샀다. 그녀는 시중들던 점원에게 ‘주말을 보내기 위해’ 그것을 특별히 사야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대령은 고달밍의 허스트모어 별장에 사는 F 제임스 부부가 주최하는 파티 초대에 응했다. 거기에는 닐 양도 초대되었다. 파티에는 그들 네 명뿐이었고, 다른 손님은 없었다.
수요일에 크리스티 부인은 런던의 포럼 클럽에 머물렀고, 크리스티 대령은 옛 군대친구와 저녁약속을 했다. 그녀는 완전히 이성적으로 보였으며, 그녀가 평소 하던 대로 행동했다. 다음 날 그녀는 대리인에게 가서 그녀의 소설 「푸른 열차의 비밀」(The Mystery of Blue Train)에 대해 의논했다. 침울한 정신상태에서 그런 일을 하기엔 사실 힘겨웠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출판할 예정인 6편이 한 권으로 된 책을 마치기 위해서는 아직도 두 편의 글을 더 써야 했다.
경찰에서 증언할 때 그녀의 대리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녀는 최고로 좋은 정신상태를 유지한 듯이 보였으며, 과거보다도 훨씬 좋아 보였습니다. 그날 그녀의 방문은 완전히 그녀의 일에만 관련되어 있었고, 그녀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어디서도 암시하지 않았습니다.”
저녁식사 후 서닝데일로 돌아온 뒤, 그녀는 그날 밤 자신의 비서인 샬롯 피셔 양과 함께 애스콧에 있는 댄스 강좌에 갔다. 당신 그녀는 만성적인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료목적에다 취미 겸 새로운 스텝을 배우기 위해 댄스교습소에 다녔다. 하녀에 의하면 실종되던 날 아침에 대령과 크리스티 부인은 언쟁을 벌였고 거친 말이 오갔다. 크리스티 대령은 나중에 이를 부정하고 그것은 ‘절대로 진실이 아니며, 사실은 런던에 있는 자기 사무실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떠나 고달밍에서 주말을 보냈다’고 했다. 그가 가족에게서 떠나 주말을 보내는 것은 습관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나중에 그는 데일리 뉴스 신문의 기자에게 ‘그것은 나의 일상적인 습관’이라고 했다.
서닝데일의 린제이 로지에 사는 드 실바 부인은 크리스티 부인과 절친한 친구로, 그날 아침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 게임에 초대를 했으나, 그녀는 그날 오후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갈 수 없노라고 했다.
드 실바 부인은 또한 기자들에게 자신과 애거서 크리스티가 주말에 잠시 포르투갈에 가기로 했으며, 여행에 필요한 모든 준비는 이미 완료되어 있었다고 했다.
당시의 소문 중 하나는 크리스티 부인과 모습이 일치하는 한 여자가 그 바로 전주에 서닝데일 호텔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 여자는 한 노인과 대화를 나누었다는데 그들의 유쾌한 대화 도중 ‘스위스’라는 단어가 들렸다고 한다.
크리스티 여사의 실종 ② - 실종 당시의 상황
크리스티 여사가 실종되었던 금요일, 크리스티 여사는 혼자서 점심식사를 하고, 그녀의 딸 로잘린드와 개를 데리고 시어머니인 로자먼드 헴슬레이 부인을 방문했다. 헴슬레이 부인은 남편인 아치볼드 크리스티 1세가 죽은 뒤 재혼했었다.
데일리 메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헴슬레이 부인은 그 방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전자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그 애는 노래 몇 곡을 부르고는 로잘린드와 우스갯소리를 했어요. 나는 그 애에게 무척 좋아 보인다고 말했지요. 그러자, '그래요.' 하며 애거서는 대답하더군요. 그러나 몇 분 뒤 그 애는 다시 우울해졌어요.
헴슬레이 부인은 계속했다. "작년 중간쯤에 애거서는 대륙간 푸른 열차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추리소설을 써달라는 주문을 받았지요. 그래서 그 애는 언니와 함께 떠나 코르시카 섬에 몇 달 머무르며 줄거리를 구상하고는 좋은 상태에 있었답니다. 집에 돌아와 그 애는 급하게 써내려갔지요. 그런데 그 애 어머니가 몇 주 뒤에 돌아가시고 나서 그때부터는 한 줄도 쓰지 않았어요. 그 애는 「푸른 열차의 죽음」을 완성하지 못하겠다고 수없이 말했답니다. 그 애가 여기를 떠나기 전에, '그 썩어빠진 줄거리, 아! 그 썩어빠진 줄거리.' 하며 반복해서 중얼거렸죠. 그 애는 원고를 내 둘째 아들인 캠벨 크리스티에게 보내 그가 도와줄 수 있는지를 알아봤어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이날 결혼반지는 끼지 않고 약혼반지만 끼고 있었다. 헴슬레이 부인은 이 점에 대하여 말했다. "그 애는 잠시 동안 완전히 정지된 채 앉아서 허공을 응시하며 신경질적으로 웃다가 몸을 돌려 로잘린드의 머리를 쓰다듬었지요.
나는 며느리가 자신의 종말을 계획하고서 용의주도하게 차를 몰아 그것이 발견된 장소까지 갔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 애는 길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어둠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았을 거예요. 신체적으로는 건강했지만, 만일 차가 고장나서 멈추었다면 그 애는 결코 차를 고쳐서 갈 수 있는 정도는 못 되지요.
그 애는 남편과 아이에게 헌신적이었으니 기꺼이 그들을 떠나려 한 것은 아닐 겁니다. 우울증에 걸려 있어서 자신이 어디를 가는지, 또는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뉴랜즈 코너에서 차를 버리고서 다운스를 배회했을 것으로 나는 생각합니다."
차를 마시고 크리스티 여사는 잔뜩 흥분된 채 오후 5시경에 집을 나섰다. 그녀는 약간 밝게 보였고, 출발하기 전 몇 초간 깊은 생각에 잠겼다.
크리스티 부인은 혼자서 저녁을 먹고 저녁 9시 45분경에 집에 고용된 하인에게 드라이브를 나간다고 말했다. 그녀는 크리스티 대령 앞으로 주소가 적힌 편지를 작은 탁자 위에 올려놓았고, 비서인 피셔 양에게도 편지 한 통을 나겨서 자기가 요크셔에 가기로 한 주말계획을 취소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층에 올라가 잠든 로잘린드에게 입을 맞추고서 애견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에 차를 몰고 나갔다.
그 금요일 밤에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가는 이제 시간이 훨씬 많이 지난 뒤의 추측일 뿐이다. 그에 대하여는 서로 상충되고 모호한 보고들이 있다.
1976년 1월 뉴 스테이츠맨 신문에 애거서 크리스티가 사망한 뒤 실린 논설에서, 그 사건을 보도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던 사람들 중 몇 안 되는 생존자 중 하나인 리치 칼더 경은 다음과 같이 썼다.
"기자회견에서 비서가 크리스티 부인의 지시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비서 자신이 너무 놀라서 그랬는지 금요일 밤에 고달밍의 별장에 전화를 걸어 크리스티 대령에게 급히 소식을 전한 것이 밝혀졌지요. 저녁식사가 막 진행중인 때였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크리스티 대령과 닐 양의 약혼식 같은 것이었지요. 그는 식탁에서 전화를 받고서, 양해를 구한 뒤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만찬회를 하던 집에서 그는 아내와의 충돌을피하기 위해 그녀를 중도에서 막을 생각이었던 겁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다른 견해는 그 당시 데일리 메일 신문과 인터뷰한 제임스 씨의 것이다.
"크리스티 대령이 여기 있는 동안 부인에게서 전화를 받았다던가, 아니면 그가 나가서 부인을 만났다던가, 또는 그녀가 와서 그를 만났다고 하는 추측들이 있더군요.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나는 크리스티 부인이 집에 돌아온 뒤, 대령이 우리와 함께 주말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차를 몰고 나간 것으로 믿습니다."
이 이야기는 부분적으로라도 사실인가, 아니면 사실을 은폐한 것인가?
오늘날 리치 칼더 경은 자기 견해가 맞다고 확신하고 있다. 버크셔 경찰에서 대령과 크리스티 부인이 떠난 시각을 조사한 뒤에 그들이 뉴랜즈 코너에서 실제로 만났을 것으로 믿는 이유들이 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티 대령은 아내의 실종을 다음 날까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당시 제임스 부인이 고용한 요리사는 저녁 파티는 끝까지 진행이 됐고, 다음 날 아침 크리스티 대령이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왔을 때 경찰에게서 그의 부인이 실종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제임스 부인에게 얘기한 뒤 집을 떠났다 한다.
요리사는 크리스티 대령이 '그의 어머니가 아프기 때문에' 점심식사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크리스티 부인은 그날 저녁에 돌아오지 않았고, 며칠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완전히 실종됐다. 차 뚜껑과 측면의 휘장이 올려져 있었고, 등은 켜진 채로 있었으며, 차체는 서리에 덮여 있었다.
그는 즉시 그것을 지방경찰에 알렸다. 경찰이 곧 현장에 도착했는데, 차가 부서지지 않았기 때문에 길로 끌어낸 뒤 운전할 수 있었다. 자동차가 풀밭 위를 지났을 것이 분명한데, 그것을 나타내는 자국이 없었다는 점이 기이한 일이었다. 차가 발견된 위치로 볼 때 차는 뉴랜즈 코너에서 브레이크가 풀린 채 내려가도록 되어 있었다고 추측되었다.
차내 좌석 위에는 밤색 털 코트와 작은 옷가방이 열려진 채 있었고, 옷들은 흩어져 있었다. 옷가방에는 두 벌의 드레스와 이브닝드레스 한 벌, 구두 두 켤레, 애거서 크리스티 이름으로 된 유효기간이 지난 운전면허증, 그리고 종이 몇 장이 있었다. 차 소유주의 신원에 대하여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모든 것이 용의주도하게 되어 있었으며, 사람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게끔 적절히 안배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자살시도나 살인, 아니면 비열한 음모를 나타내 주고 있었다.
일곱 번째 추리소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런던의 이브닝 뉴스 신문에 연재를 마친 뒤라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실종은 더욱 큰 선풍을 일으켰다.
그녀의 실종이 보고되자 서리 군의 경찰은 즉시 다음과 같은 공고를 발표했는데, 그것은 월요일 아침 신문에 실렸고, 따라서 그 뉴스는 대중에게 알려졌다.
"버크셔의 서닝데일에 있는 그녀의 집 스타일즈 저택에서 실종된 애거서 크리스티 부인은 35세로, 키가 5피트 7인치(약 170㎝), 머리카락은 붉고 단발이며, 외모는 깨끗하고 호리호리한 편이다. 회색 스커트와 초록색 윗도리를 입었으며, 짙은 회색 스웨터에다 작은 벨루어 모자를 썼다. 진주 한 알이 박힌 백금 반지를 끼고 있으며, 결혼반지는 끼지 않았다. 5~10파운드가 들어 있는 지갑과 검은 핸드백을 소지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 9시 45분에 자동차로 집을 떠났으며, 드라이브를 나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서리 군 경찰의 부경찰서장인 윌리엄 켄워드가 수색의 책임을 맡았다. "나는 그간 많은 중요사건을 다루어왔으나, 이번 경우는 해결하기가 아주 곤혹스런 수수께끼 사건입니다." 라고 그는 평했다.
크리스티 여사의 실종 ③ - 경찰 수사
크리스티 여사 실종 수색의 초점은 뉴랜즈 코너에서 4분의 1마일(약 400m)쯤 떨어진 사일런트 풀이란 호수에 집중되었다. 크리스티 여사는 그녀의 소설에서 이미 그 아름다운 곳을 소재로 다루었었는데, 등장인물 중 한 명이 호수에 빠져죽었던 것이다. 경찰은 그녀가 절망한 끝에 그 장면을 재현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그 호수에는 전설이 있었다. 옛날 존 왕이 사냥을 나갔다가 나무꾼의 딸이 호수 안에서 목욕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왕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물 속으로 숨어들어갔다가 빠져죽었다. 이 아름다운 소녀를 구해 내려고 그녀의 오빠가 물 속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 지방 사람들은 그 호수가 바닥이 없다고 믿고 있었다.
그 호수를 수색하기 위해서 특별한 장비가 동원되었으나,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호수에 바닥이 있다는 것뿐이었다.
경비행기와 경찰견, 그리고 네 군(郡)(서리 군, 에섹스 군, 버크셔 군, 켄트 군)의 경찰이 동원되었는데, 언론은 500명의 경관과 많은 임시순경 및 자원봉사자가 동원되었다고 보도했다.
월요일 밤, 농부인 어네스트 크로스가 경찰에 와서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토요일 아침 6시 20분에 크리스티 여사를 위해 자동차의 시동을 걸어주었다는 것이다. “일하러 나갔다가 어떤 여인을 만났는데, 그녀는 뉴랜즈 코너 호텔에서 몇 야드 떨어진 곳의 자동차 옆에서 화가 난 채 서 있었습니다. 그녀는 신음소리를 내며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고, 추위로 이를 덜덜 떨고 있었지요. 그 여자는 얇은 드레스만 입었고, 모자는 없었던 것 같아요. 머리는 서리로 덮여 있었습니다. 자동차의 불은 모두 켜져 있기에 나는 무슨 도와줄 일이 없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내게로 오더니, 꽤 시간이 오래 되었다고 하면서 시동을 걸어달라고 하더군요. 내가 차에 다가갔는데 그 여자는 내게로 넘어질 것 같았습니다. 내가 시동을 걸자 곧 엔진이 걸렸습니다.”
그는 그녀가 길퍼드 쪽으로 갔다고 했는데, 그곳은 차가 발견된 곳과 반대방향이었다. 즉, 그녀가 나중에 되돌아왔음을 뜻하는 것이다.
크리스티 여사를 보았다고 보고한 다른 두 사람은 남부철도 회사 밀퍼드 역의 포터 푸엣과 짐꾼인 T 워너였다. 그들은 그녀가 방황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녀의 작고 하얀 벨루어 모자는 서리로 덮여 있었고, 옷에도 서리가 덮여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포츠머스로 가는 길을 물었다. 그리고는 피터스필드로 가는 길을 물었는데, 그 길도 역시 포츠머스 로(路)에 있는 것이었다.
문제점은 농장 일꾼인 크로스는 그녀가 모자를 쓰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푸엣과 워너는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다고 한 점이다. 그들이 진짜로 크리스티 여사를 보았는가? 아니면 순간적으로 그들의 상상력이 풀린 것일까? 그들은 그녀가 햄블던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그때쯤 해서 피터스필드 쪽으로 지나가는 우유수송 열차가 있었다. 그러나 두 목격자는 그녀가 열차는 타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화요일에 데일리 뉴스 신문은 크리스티 여사를 생환케 하는 데 도움을 줄 정보 제공자에게 100파운드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듣고 크리스티 대령은 매우 감동했으나, 그것이 큰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는 생각지 않았다.
“내 아내가 어디 있는지, 또는 그녀가 잘 있는지에 대하여 알려주면 나는 500파운드를 내겠소.” 하고 그는 말했다.
목요일 아침, 아직도 소식은 없었으나 크리스티 대령은 런던 사무실로 나갔다. 주중에 경찰은 그의 집을 지키면서 그의 전화를 주시했다. 그가 런던 시에 소재한 리오 틴토 회사의 6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로 갔을 때, 그는 옆방에 사무실이 있는 세바스찬 얼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얼은 다음과 같이 기억하고 있다.
“그는 매우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경찰이 브로드 가(街)까지 자기를 뒤쫓아와 사무실까지 따라와서 지금 밖에 있다고 내게 말했답니다. 그리고 그는 사무실로 들어갔지요. 주중에 몇 번 그를 만났는데 그는 점점 더 나빠 보였고, 그는 다시는 그 일에 관해서는 말을 꺼내지 않았지요. 물론 나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리치 칼더 경은 크리스티 대령이 경찰에게 나쁜 인상을 주었다고 기억한다. 그가 런던에서 돌아온 뒤 그 다음 목요일에 그는 수색작업에 경찰과 함께 참여하면서, 지난 금요일 이후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는 애견 피터를 데리고 나갔다. 그 개는 덤불 속을 냄새맡고 다녔는데, 그가 몇 번 장소를 가리켰으나 허사였다.
그 주 동안 크리스티 대령은 경찰과 함께 그의 처가 때때로 자의적인 실종 가능성을 언급했었다는 얘기에 대하여 의논했다. 그는 그녀가 언니에게 자기는 마음만 먹으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하기 몇 주 전에 그녀에게서 그도 직접 들었다고 했다.
주말까지 경찰의 요청에 응하여 1,500명의 자원봉사자가 다운스에 흩어졌다. 뉴랜즈 코너로 통하는 모든 길이 봉쇄되었고, 왕립자동차클럽과 자동차협회의 임원들이 자동차들을 여러 주차장으로 안내했다. 토요일 오후까지 3,000대 이상의 차가 메로다운스에 주차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모이자 그들은 30여 개 그룹으로 나뉘어 경찰관과 함께 다운스 이곳저곳을 수색했다. 한 무리의 기마대가 수색대의 양편 끝까지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그것은 조직적이고 효율적이었으며,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의 내용에서 발췌된 것 같았다.
크리스티 여사의 발견
애거서 크리스티의 발견은 그녀의 실종만큼이나 묘하다. 그때의 사건은 그녀의 추리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기억 상실증을 둘러싼 의문
무대는 해로게이트 하이드로패틱 호텔로 옮겨진다. 크리스티 부인이 이 호텔에 묵은 때는 크리스마스 무렵이어서 50명 정도의 손님만이 투숙해 있었다.
당시 이 호텔의 '종려나무 라운지'라는 곳에서는 해리 코드 댄스 밴드가 춤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 밴드의 멤버인 '밥 태핀'은 노래를 부르는 동안, 손님들을 두루 둘러보다가 라운지 구석에 혼자 앉아 있는 미모의 여인을 보게 된다.
그녀는 붉은빛이 도는 빛나는 금발이어서 눈에 금방 띄었으며, 미인이었지만 그렇게 빼어난 용모는 아니었다. 그러나 깨끗한 피부와 조용한 푸른 눈이 그녀를 돋보이게 했다. 이 호텔의 투숙객에게 그녀는 닐 부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며칠 밤 동안 그는 자신이 가진 의심을 혼자만 간직하다가 결국 그가 가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해로게이트 경찰로 찾아갔다.
호텔 매니저의 협조를 얻은 해로게이트 경찰은 크리스티 부인의 신원을 알아내는 일에 착수했다.
호텔 매니저는 닐 부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을 해주었다.
"그녀는 토요일 아침에 작은 여행용 가방을 들고 택시로 도착했으며, 하숙하는 식으로 방을 요청, 1층의 더운 물과 찬물을 사용할 수 있는 105호의 정갈한 방을 원했지요. 그녀는 매우 유쾌한 손님이었어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호텔 기록부에 닐 부인으로 기록했는데, 이는 그녀 남편의 정부인 낸시 닐의 이름을 약간 바꾼 것이다. 투숙객들 사이에서 그녀는 매력적이고 친절한 여인으로 통했으며, 자신이 케이프타운에서 왔다고 했다고 한다.
데일리 뉴스 신문을 위해 일하는 젊은 리치 칼더가 기자 중 첫번째로 호텔에 도착했다. 그는 곧장 호텔 라운지에 있는 닐 부인에게 다가가서는 크리스티 부인이라고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었다.
"그때는 전혀 연극 같은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녀는 당황해하지도 않았고,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느냐고 내가 묻자 그녀는 전혀 모르겠다고 하면서, 단지 기억상실증으로 고생하고 있다고만 하더군요. "
크리스티 여사는 이렇게 발견되었다. 이 모든 일이 크리스티 여사의 말처럼 '기억상실증'이 불러온 우연의 결과일까?
"내 아내는 기억상실증과, 아마도 뇌진탕 같은 것으로 고생하고 있는 중이오. 그녀는 해로게이트에 도착하기 전인 금요일과 토요일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선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소. 오늘 겨우 자신의 진짜 신분을 기억해 냈을 뿐이오. 지금은 이곳에서 의사의 지시대로 조용히 쉬고 있소"
(크리스티 대령이 기억상실증의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한 말)
"오늘 오후 애거서 크리스티 부인을 면밀히 진찰한 결과, 그녀가 틀림없이 기억상실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과, 장차 그녀의 건강을 위하여 모든 근심과 흥분상태를 피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크리스티 부인을 진료한 의사의 진술)
이러한 크리스티 대령의 말과 의료진의 진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과 언론은 이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변칙적인 것이 너무도 많았던 것이다.
첫째, 그녀가 해로게이트의 하이이드로 호텔에 머물던 동안에는 한 번도 기억상실증이나 나쁜 건강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둘째, '닐'이란 이름을 가명으로 선택한 것도 기억상실증과는 거의 어울리지 않는다.
셋째, 자신의 신분을 잃어버린 여인이, 게다가 단지 5∼10파운드 정도의 돈밖에 소지하지 않았다고 보도된 그녀가 실제로 그렇게 많은 옷들을 사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두 개의 은행구좌는 경찰에 의해 정지되었고, 신용 카드는 사용되지 않았으므로 그녀는 상당한 금액의 돈을 소지했었음이 틀림없다.
크리스티 여사의 기억상실증을 둘러싼 의학계의 진단, 추측, 소문 등이 무성한 가운데 진실을 밝혀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애거서 크리스티는 그 사실에 대해 죽을 때까지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 그 누구도 진실의 실체를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과연 그럴까?
애거서 크리스티가 죽은 뒤에 '기밀'이라고 찍힌 한 통의 놀라운 편지가 발견됐다.
그 편지는 자신이 삶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를, 그리고 자신에게 앞으로 생길 일에 대하여 몹시 겁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쓴 한 여인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그녀는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었다.
그 편지를 서명한 사람은 다름아닌 애거서 크리스티였다....
첫댓글 헉
리플볼라다가 젤밑에 문장을 봐버렸다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눈이 아파서 프린트해서 읽고싶은데 ㅠㅠ 드래그 풀어주심 안되나열?? 이놈의 나이가 눈까지 나쁘게 만들어버렸네효 ㅠㅠ
풀어드렸어요~
감사해요!!!!
소설같은 인생이네요, 그야말로.............
다 읽었는데.. 이해가... 자작극이라는소린가요?
2222222222222222?모죠?그니까느...모죠? 왜 죽었눈데도...그분이 쓴 편지가 오죠? 쌍둥이라는 건가여? 뭐죠?
자작극아닌가요? 자기는 기억상실이라고 주장하지만...ㅋㅋ
자작극 맞는것같아요..평소 거짓말도 아주 잘했다고하니...ㅎㅎ
자작
헉 ㄷㄷㄷㄷㄷㄷ 이거 뭐지 신기하다 진짜 추리소설읽는 느낌...
전 그냥 자작극 같애열... 이 사건 때문에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도 불티나게 팔렸었다는데 홍보 겸사겸사 남편 혼내주기의 느낌;
22222222222222
헉??
다 읽었는데 이해가 전혀 안가요.ㅠㅠㅠㅠㅠㅠ 누가 설명 좀 해주세용
22 설명좀ㅠㅠ
잘이해가 안가긔 ㅜ
너무 길어....
이해 안가서 출력해서 집에 가면서 다시 읽겠다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