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열매
황갑주
봄은 꽃 따라왔다가
꽃 따라 가 버렸네
들판에 참깨 들깨 옥수수
키를 세우고
고구마의 시간도
볼록볼록
풍만한 가슴을 만드네
나무들은 그늘의 모자를 씌운다
뜨거움에 불타는
우리의 마음이
익을 무렵에
한줄기 소나기가
선물을 내려주듯 후다닥후다닥
느낌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