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시간이 좀 널널합니다(웃음).
너무 자주 쓰는 것도 좀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자제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그냥 뭔가 이야기를 해야 행복해질 것 같군요.
(이 카페의 '우리 칭구해여'에서 '이방인'님의 글을 읽게 된 것도 계기가 되었습니다만)
여하튼,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곡은 'Save Me'입니다.
"The Game"(1980)에 실려 있는 곡이구요.
Brian May가 쓴 노래라 그런지 기타가 특히나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도나의 퀸'에서 따온 가사에 저의 해석을 먼저 붙입니다.
Save Me
(Brian May)
It started off so well
They said we made a perfect pair
I clothed myself in your glory and your love
How I loved you
How I cried...
The years of care and loyalty
Were nothing but a sham it seems
The years belie we lived a lie
I love you till I die
Save me save me save me
I can't face this life alone
Save me save me save me...
I'm naked and I'm far from home
(아주 잘 된 시작이었죠
사람들은 우리가 완벽한 한 쌍이라고 말하더군요
나는 당신의 기쁨과 사랑으로 장식된 옷을 입었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관심과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던 그 긴 시간이
기껏해야 위선이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그 긴 시간은 '죽는 순간까지 너를 사랑할께'라던 당신의 말을 거짓으로 만들었죠
우린 거짓된 인생을 살았던 거였어요
저를 도와주세요
저는 혼자 힘으로는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저를 도와주세요
저에겐 입을 옷도 편히 쉴 집도 없습니다)
The slate will soon be clean
I'll erase the memories
To start again with somebody new
Was it all wasted
All that love?...
I hang my head and I advertise
A soul for sale or rent
I have no heart I'm cold inside
I have no real intent
(곧 새 출발을 하게 되겠지요
과거의 기억들을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누군가 새로운 사람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게 모두 의미 없는 것이었을까요?
그 모든 사랑이?
나는 내 머리를 걸어놓고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팔 수도 있고 아니면 빌려줄 수도 있는 영혼'이라구요
심장이 없기 때문에 내 안은 싸늘합니다
진실로 하고 싶은 일도 없습니다)
Save me save me save me
I can't face this life alone
Save me save me ooh...
I'm naked and I'm far from home
Each night I cry I still believe the lie
I love you till I die
(매일밤 나는 울고 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너를 사랑할께'라던 그 거짓말을 아직 믿고 있기 때문이죠)
Save me save me ooh save me
Don't let me face my life alone
Save me save me ooh...
I'm naked and I'm far from home
평소에 제가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그것이 '사랑의 학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무리 달변이라도
이 세상 사람들이 남녀간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아마 그 가르침 역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남녀간의 사랑을 통해서 모든 종류의 사랑의 본질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불완전하기 그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불완전한 인간이고 그 인간이 사랑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겠죠),
사랑의 시작은 될지 몰라도 끝은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녀간의 사랑은 또한 '이별의 학교'라는 혐의를 벗을 수 없는 것이겠죠.
이 노래는 그 이별이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사랑을 잃은 사람이 어떤 상태가 되는지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I clothed myself in your glory and your love
사랑을 하고 있을 때에는 나의 존재가 그의 기쁨이고 그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죠.
-The years belie, we lived a lie; I love you till I die
사랑이 떠났을 때, 지난 시간은 그 길이만큼 깊고 또 강하게 자신의 삶을 거짓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A soul for sell or rent
영혼은 누구에게도 넘겨버려서는 안되는 것인데, 지금은 그걸 팔아치워버리고 싶어 합니다.
-I have no real intent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얻고 싶은 것---이게 모두 아무 의미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무엇보다 가슴아프게 만드는 구절은 역시 'I'm naked and I'm far from home', 이 부분입니다.
이 모든 괴로움과 의문을 감추고 싶어 하지만 그것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알몸이 된 것처럼 나의 모든 것이 세상에 드러나 버립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피해보지만, 그럴수록 마음의 위안을 얻을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뿐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더 많이 흐른 뒤라면, 지난 시간들에 의미 없는 거짓만 있었던 것은 아님을 알게 되겠죠.
어쩌면 그 사람을 예전보다 더 잘 사랑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사랑의 학교'라고 할 수 있는 것이겠죠)
나의 욕심을 위해 그를 얽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원하던 것을 부디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겨난다면,
나의 멍청한 실수에 대해서 미안해 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나를 위해 마음써준 것을 고마워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의 나는 과거의 그가 사랑하던 사람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나의 존재가치를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믿게 된다면,
지난 시간은 의미 있는 진실이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득 문득 그가 곁에 없다는 것이 서글프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서글픈 감정을 통해서 '사랑의 의미'를 복습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 남들 안 보는 곳에서 혼자 조용히 울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면
이 노래를 틀어보시길 바랍니다.
눈물을 통해 오히려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