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칼럼
Samsung Forever 삼성 퇴임임원 회보
2023 겨울 Vol.119, 14~17p
2023년 12월 15일
풍수기행(29)
명당에 자리 잡은 대기업 사옥의 풍수
글ㆍ사진 김정인 회원
대한민국이 고도성장을 이룬 시대에는 기업의 역할이 컸다. 기업들은 공장의 입지, 사옥의 입지를 잡는데도 풍수지리를 적극 활용했다. 국내 5대 그룹으로 성장한 삼성, 현대, LG, SK, 롯데 등 고속 성장 시대의 5대 그룹 사옥을 탐방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수도의 입지, 궁궐의 건축, 마을의 입지, 향교, 관청 등 제 분야에 풍수지리가 널리 적용되었다. 현대에 풍수지리를 가장 잘 활용한 곳은 기업가들이다.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훌륭한 인재가 들어와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가 실행되고 좋은 결과로 연결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옥은 좋은 지기를 받으며 생기가 모이는 장소여야한다. 5대 그룹이 자리 잡은 본사 사옥을 살펴보면 풍수적인 공통점이 발견된다.
부룡(富龍)이 입수한 삼성 태평로 사옥
삼성 태평로 사옥은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직접 잡은 터이며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용맥의 입수다. 후덕한 부룡이 입수한다. 부룡은 부와 귀를 안겨준다고 하는데 삼성이 자리 잡은 터는 인왕산에 남산으로 이어지는 용맥이 서소문 과협을 지나 중앙일보 사옥 앞에서 솟아서 지맥이 입수하는데 매우 둥글고 두툼한 용맥이 정룡으로 입수하는 산진처다.
좌로는 서소문 교회를 지나 태평로 빌딩으로 지맥이 내려가고 우로는 동아건설 사옥을 지나 삼성생명 빌딩으로 지맥이 내려가는데 삼성본관으로 뻗어온 지맥은 가장 두툼한 중앙의 정룡이다. 또한 태평로 빌딩과 삼성생명 빌딩은 청룡과 백호의 역할을 하고 있다. 태평로 사옥 터는 남산과 서소문에서 물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물은 우수(右水)이고 용맥은 좌선으로 만나니, 가장 기운이 응축되는 곳이다. 건물의 모양은 정방형이고 건물의 무게 중심이 하단부에 있어 매우 안정된 모습이다. 건물의 좌향은 동향이다. 동향은 목의 기운으로 성장과 발전을 의미한다.
'3'자에 담긴 의미
삼성은 특별히 '3'자를 중시한다. 이병철 회장이 태어난 곳이 다리가 셋이 달린 정암바위가 있는 곳이고 이곳에서 3대의 부자가 난다고 하였는데 그중 제1의 부자가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다. 삼성이 사업을 시작한 해도 1938년 3월 1일 자본금 3만 원으로 시작하였는데 3이 세 번이나 겹친다. 사업을 시작한 38년은 38목(木)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38년 3월 3만 원, 매우 의미 있는 숫자이다.
회사를 삼성이라고 이름 지은 것도 이 3자에서 유래한다. 3자와 관련된 것을 찾아보면 이것 외에도 계속 등장한다. 1948년 서울에 와서 삼성물산공사의 일을 시작한 때가 이 회장이 38세 때의 일이다. 1950년 6.25 동란 중 부산에서 삼성물산을 발기하여 사무실을 잡을 때도 부산시 중앙동 3가 3번지에 자리 잡았다. 6.25가 끝나고 다시 서울에 올라와 사무실에 입주할 때도 조선일보 빌딩 3층으로 이전하였다. 1954년 반도호텔로 입주하면서도 530호실로 입주했다.
다시 1968년 삼성빌딩으로 이전하면서 이 회장은 803호실로 입주를 한다. 태평로에 빌딩을 지으면서 3개 동을 지었고 강남 서초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도 건물을 3개 동으로 하였다. 3은 완전 숫자이다. 3은 크고 많은 것, 강한 것을 나타낸다. “크고 강력하고 영원하여라.” 그런 의미를 담고 회사의 이름도 삼성으로 하고 사옥의 입지를 정하고 건물을 지을 때도 3의 의미를 담았다. 이러한 정성과 노력이 오늘의 삼성을 만든 역사 속에 담겨 있다.
조수지국, 현대자동차 사옥
현대자동차그룹은 왕자의 난 이후 풍수적 자문을 거쳐 양재동으로 사옥을 정했다. 양재동 사옥 터는 옛날에 농지였고 한남정맥의 칠장산, 청계산, 구룡산을 거쳐 입수한 산진처다. 농협중앙회가 입주하려고 지은 건물인데 IMF 당시 매물로 나왔다. 청계산, 구룡산에서 발원한 여의천이 굽이굽이 들어오는 조수지국(朝水之局)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에 있으므로 가장 좋은 입지에 속한다.
애초 건물이 1개 동이었으나 2개 동으로 쌍둥이 건물을 건축하였다. 쌍둥이 형으로 하되 건물의 크기는 차이를 두어 주종관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북서방의 대로에는 도로의 흉살을 피하고자 소나무 숲을 조성하여 북서풍을 막아주고 도로살을 완화하고 있다. 2개 동의 연결부위는 타원형 아치로 구성하여 안정감이 있다.
건물 앞의 농협 하나로마트는 2층으로 된 낮은 건물로, 전국 각지에서 농산물이 이곳에 도착하여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항상 사람들이 모여들고 8도의 기운이 모여든다. 때가 되니 기업의 규모가 성장하여 양재천, 탄천, 한강 등 삼수가 합수하는 삼성동으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물로 둘러싸인 행주형 형국의 LG 사옥
LG의 창업주 구인회 회장은 남강 솥바위의 기운을 받는 지수 승산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그의 호가 연암(蓮庵)이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여의도가 개발되자 사옥을 여의도에 마련하였다. 여의도는 모래땅이라 농사를 짓던 시대에는 보잘것없는 땅이었으나 반석 위에 수천만 년 모래가 쌓여 수기(水氣)가 강한 땅이요, 물로 둘러싸인 행주형의 형국이다. 행주형의 형국에서는 돛이 필요한데 63빌딩이 돛의 역활을 한다. LG는 여의도의 초입, 여의도 공원 앞에 자리 잡았다. 하구 쪽에는 밤섬과 선유도가 있어 수기가 온전히 보존되니 최고의 명당지역을 차지했다.
여의도에 사옥을 지으면서 구 씨 허 씨 일가의 공동 경영을 상징하여 쌍둥이 빌딩으로 세워 트윈타워라 불렀다. 부부 형 건물로 설계했는데 짓고 보니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형상이다. 두 동을 지으려면 주종이 분명하여야 하는데 똑같다 보니 서로가 부딪친다. 그 후 LG는 GS, LS 등으로 분가하게 되었다. 트윈타워 옆에 다시 쌍둥이 빌딩을 지었는데 이번에는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아 주종을 분명히 했다. 양재동의 현대자동차 사옥도 쌍둥이 건물인데 주종이 분명하다. LG 사옥 앞 여의도 공원에는 연못이 있어 지기를 멈춰준다. 연못에 담긴 4동의 건물, 동서남북 사방으로 사세가 확장되기를 바란다.
거북이를 형상화한 청계천 SK 사옥
풍수에서 물은 재물로 해석한다. 강남이 부자 동네라고 하지만 청계천을 끼고 있는 청계천 주변은 조선조 이래 가장 큰 상권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큰돈이 움직이는 곳이다. SK가 위치한 서린동은 북한산의 지맥이 삼청동과 종로구청을 지나와서 청계천을 만나면서 지기가 멈춘 산진처(山盡處)다. 풍수에서는 계수즉지(界水則止)라고 표현하는데 이곳이 바로 그 지점이다. 물을 만나면 음양의 조화로 본다. 북악산·인왕산·남산 기슭에서 발원한 물들이 이곳에서 합수되어 청계천으로 모인다.
청계천 SK사옥은 주변의 건물보다 우뚝 솟았다. 상층부에 올라가면 북한산과 관악산의 화기가 강하다 하여 이를 보완하고자 건물 하단에 거북이상을 형상화했다. 네 기둥에 거북이의 발 모양을 형상화하고 건물의 전ㆍ후면에 거북이의 머리와 꼬리를 형상화해 수(水) 기운을 강화했다. 거북의 머리는 8괘 모양을 취하여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천리를 달려온 용이 청계천의 물을 만나는 영구음수형을 형상화했다. 건물의 색상도 수(水)의 상징인 검정색으로 선택하였다. 또한 거북이는 장수와 부를 상징해 SK가 1등 기업으로 우뚝 서는 기업의 비전을 담았다.
명당을 차지하여 성장한 롯데 사옥
롯데그룹은 남산에서 내려온 맥이 한국은행을 지나서 과협이 지고 조선호텔로 솟아 원구단에서 돌혈(突穴)이 맺혔는데 그 아래에 위치한다.
이곳은 반도호텔 시절, 삼성과 LG가 사업의 꿈을 키웠던 곳이고, 롯데가 이곳에 자리잡아 5대 기업으로 성장한 명당터다.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북향판의 지세인데 건물을 북향으로 지세에 맞추었다. 물형으로 보면 이끼 야(也)자 형국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조선호텔 건물에서 각이 들어오는 지점에는 건물 사이에 공간을 두어서 살기가 빠져나가도록 하였다. 또한 조선호텔과 원구단 바로 아래에 여유를 두어 주차장으로 하여 살기를 중화시키고 있다. 건물과 건물의 연결부는 둥근 형태를 취했다. 백화점은 동향을 취하여 생동하는 목(木)의 기운을 받도록 하였다. 롯데는 사업의 규모가 커지자, 잠실의 롯데백화점 건너편에 124층의 롯데타워를 세워 서울의 브랜드마크를 만들었다. 이곳 또한 물이 모여드는 최고의 명당자리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성공한 기업가들은 사업장을 정함에 있어 풍수지리를 잘 활용했다. 이들은 사업장의 공간뿐만 아니라 주거 공간, 조상의 가문에 대한 공간까지도 남다른 애정을 가졌다. 풍수는 바람과 물이다. 바람을 잘 갈무리하고 맥을 타고 물을 얻어야 재물이 번성한다.
이러한 요건들을 찾아 사옥의 터를 정하고 건물의 형태와 모양, 주변 환경과의 조화도 중요시했다. 이러한 노력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