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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사비나 (30세이상 남자들만의 벳남 생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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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여행후기경험담 스크랩 베트남-14> Marta 와 Anna
LoBo 추천 0 조회 434 14.03.20 16:21 댓글 16
게시글 본문내용

 

 

 

 

메인이였던 수상시장이 싱거워서 다음 일정들은 별 기대도 안되는데, 속도 모르고 배는 껀터를 뒤로 한 채 무심히 상류로 올라간다.

 

 

 

 

 

 

 

오른편 샛강으로 배를 돌렸다.

우리보다 먼저 온 관광객 배가 좁은 강에서 능숙하게 비켜간다.

 

 

 

 

   아이들이 강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밥 공기채 들고와 강물을 바라보는 엄마와 아기

   동생을 안고 나온 기지배.

   쪼그리고 앉아 강물에 설겆이를 하는 아줌마 ... 

고도산업사회, 배금주의와 양립하기 어려운 가족애, 따스함, 즐거움이 거기엔 있었다. 

 

 

 

 

 

관광객을 싣고 온 배들이 선착장에 코를 대고 있었다. 

배에서 내려 가이드를 따라 강뚝을 걸어가는데 오스트리아 안나가 팔을 내준다. 그 팔에 의지해 좁은 골목 깊슥히 들어갔다

도대체 이런 곳에 뭐가 있다는거지 ?

 

 

 

골목 끝에는 제법 큰 쌀국수 가공 공장-이라고 하긴 좀 우습지만-이 있었다.

 

 

 

 

 

 

 

 

 

 

 

 

공장안의 후덥지근한 열기 때문에 땀이 너무 나서 마당에 나와 바람을 씌고 기다렸다

 

 

나도 젊을 땐 한 덩치 했는데 지금은 살이 빠져서 안나의 덩어리에 붙은 채 선착장까지 수월하게 올 수 있었다

일행들이 선착장 앞 구멍가게를 구경하는 동안 안나랑 이야기를 좀 더 나눌 수 있었는데 시회학을 가르치는 교수였다. 오스트리아는 바다가 없다보니 바다나 강이 너무 좋아 내일도 무이네(muine) 해변으로 간다고 한다. 

어제까지는 별로인 사람이 오늘은 또 급격히 친해질 수 있는게 자유여행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마르타가 이번엔 코코넛을 사서 배에 올라탔다.

먹어보라고 쪼개진 코코넛을 내밀길래 하얀 속살을 하나 집어 씹어보니 달착지근했다. 마르타가 배 안에서 그 딱딱한 하얀부분을 손톱으로 열심히 파 먹길래 ‘ 가져가서 나중에 숟가락으로 하지 그러냐 ’ 고 흉 봤더니 숨기고 다 파 먹었나보다.

오는 배 안에선 손톱에 낀 거 또 열심히 파고 있었다.

 

 

개똥철학이 하나 생겼다.

' 서양여자들이 대체적으로 얻어먹으면 꼭 갚는 성격이 있구나... 날로 먹으려고 하진 않는구나...  '

 

 

 

 

한적한 메콩강의 또 다른 지류로 거슬러 가더니 나무 선착장에 배를 대고 큰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어제는 크리스티나 오늘은 안나랑 팔장을 끼며 여복을 주신 메콩강의 신에게 경의를 표했다.

내일은 누굴 점지해 주실래나 ?

 

 

 

 

 

 

 

 

 

 

여긴 뭘 보러 온 건가 싶을 정도로 별 특징이 없는 곳인데 개별적으로 간식 같은 걸 사먹을 수 있었다. 한 켠에서 석쇠위에 뱀과 개구리를 굽고 있었다. 다른 여자들은 입맛을 다시는데 안나가 덩치에 안 맞게 기겁을 한다.

“ 저게 점심이야 ?  우웩, 자르는 거 봐. 한국에서도 저런 거 먹어 ? ”

안 먹는다곤 안했다. 정력을 위해 먹기도 한다고 사족을 붙여주며 놀렸다.

 

 

 

혐오스럽긴 나도 마찬가지여서 자리를 피해 samurai 만 한병 벌꺽 마시고 때웠다.

 

 

 

Jack fruit

 

 

 

일행이 한 테이블에 모여 있는 걸 보고 화장실 갔다가 쉬리에게 ' 나 먼저 가 있겠다 ' 고 하고 선착장으로 왔다.

 

옷이 더워 얇은 걸로 갈아입고 옆 배 선원에게 담배 하나 얻어 피웠다.

가방을 뒤져 쓰던 양말 둘둘 말아 손수건 대용으로 땀을 훔쳤다. 냄새가 심했지만 호구지책으로 요긴하다.

 

 

 

 

일행들이 모두 탔는데 가이드가 안 온다.

안나에게 " 가이드가 혹시 나 기다리는거 아냐 ? ” 했더니 작크와 가서 가이드를 데리고 왔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진짜로 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쉬리 이 XX는 구안와사 병자처럼 표정의 변화가 없어 영 정이 안 갔는데 갑자기 더 재수 없어 보였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야자잎이 부러진 우산살처럼 휘날리고

하얀 십자가와 붉은 지붕의 저택들이 강의 풍경을 더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다.

고요하고 무념무상의 평화로운 상념에 빠져 들자

잔잔한 행복의 편린들이 강물위에서 반짝이기 시작했다

 

 

 

 

 

졸린 사람은 졸고, 뱃전에 기대어 풍경에 빠진 사람도 있고, 그들을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각자의 방식대로 고요를 즐기는데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고 정적을 깼다.  이별송을 선창하며 다 함께 부르자 햇다.

더 센티멘탈해졌고 가이드는 이내 다시 앉았다,

마르타가 강바람에 노란 솜털을 날리며 다시 잠이 들었다.

 

 

 

 

 

 

 

 

 

껀터시내 선착장에서 내려 호텔까지 걸어 갔다.

2일 투어는 가이드랑 호치민으로 돌아가고 3일 투어는 다른 버스로 옮겨 타는게 오후 일정이었다.

가이드가 3일팀에게는 이동 할 호텔 주소를 적어주며 모두 짐을 로비에 맡기고 점심 먹고 12시 15분까지 다시 모이라고 했다.

 

 

가이드가 추천한 식당에 도착했다.

 

 

마르타는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고 안나와 백인처자 둘과 합석했다.

안나는 슬러시 한잔으로 점심을 떼운다는데 나는 쥬스와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식당에 내외국인들이 많아서 껀터에선 유명한 맛집인것 같았다. 아침도 부실했는데 여행중에는 잘 먹어 둬야 한다.

 

 

 

 

셋이 독일어로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다. 아마 두 처자도 독일 근방에서 온 거 같다.

영어도 딸리는 내가 여자들 수다에 끼는 것도 체통이 안 서는 일이라서 접시에 고개 박고 귀를 닫았다.

오스트리아 아줌마가 먼저 일어나고 나도 식사 끝나서 인사하고 일어났다. 음식값 70,000동. 쥬스 12,000동 (합 4,264원)

 

 

 

 

 

옆 가게가서 담배하나 사고 라이타 빌려서 한 모금 맛있게 피웠다.

손수건도 파냐고 물으니 물휴지밖에 없었다. 큰길로 나와도 손수건 살 곳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티 파는 옷가게에도 가 봤는데 없다.

 

 

 

호텔에 들어와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대박 !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손수건이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너무 절실하면 죄책감도 못 느끼는 걸까 ? 깨끗한 거 하나 주머니에 쑤셔넣고 남이 쓰던 거 깨끗하게 빨아서 챙겨 나왔다.

 

마르타가 세수하고 있길래

“ 밥 먹었니 ? ”

“ 배 안고파, 아까 과일 먹어서 ”

 

로비에서 땀 식히고 가이드랑 얘기 좀 하니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일행들이 거의 인사도 없이 쿨하게 떠나는데 나는 안나와 마르타랑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별의 아쉬움과 나머지 여행의 안녕을 기원하느라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재회는 행운과 운명에만 맡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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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3.20 17:05

    첫댓글 글 안올리나 기다렸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나머지 여행되시길...

  • 작성자 14.03.20 20:14

    오늘 오전에 일좀 보고 다니느라 늦었어요. 매일 글 쓰는 게 여행 다니는 것보다 더 힘들어요

  • 14.03.21 11:15

    @LoBo 글쓰시고 사진 올리고 보통이 아니죠.

  • 14.03.20 17:37

    여복이 많은건 적선을 많이해서 그렇다는데...
    Samurai가 뭔가요?

  • 작성자 14.03.20 20:13

    달달한 탄산음료 ㅋㅋ
    (아래 사진에 있잖아요)

  • 14.03.20 22:29

    @LoBo 하노이 살아서 첨 들어봄

  • 14.03.20 18:14

    좋은 여행 마무리 잘하시기를...

  • 14.03.20 20:13

    자꾸만 기다려 집니다.....-ㅎ-

  • 14.03.20 21:01

    꼭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는것같네요.
    참 대단하십니다.
    제가 못하는것을 하시기에 감히 대단
    하시다는 표현을씁니다.

  • 작성자 14.03.20 21:57

    장애인안 저도 하는데 용한님이 왜 못해요. 안 하시는거지. Just do when you want !

  • 14.03.20 23:14

    다음편엔 팔짱 말고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ㅎㅎ

  • 14.03.21 01:06

    베트남을 직접 느끼면서 아주 다양한 체험을 하고 계시군요! 시간되심 베트남 요리 만드는 것도 경험해 보시라 추천드립니다. www.vietnamcookery.com 저는 1월에 2일간 체험했는데 좋더라구요.. 의외로 여행왔다 배우는 외국의 젊은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ㅎㅎ

  • 작성자 14.03.21 12:17

    멋진 경험하셨네요 !
    진작 알려주시지...전 지난 4일날 귀국했어요 ㅋㅋ

  • 14.03.21 14:09

    사진만으로도 베트남을 전부 여행한 기분

  • 14.03.21 14:48

    귀한 정보인거 같습니다

  • 14.03.23 02:08

    Cam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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