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문한 택배가 왔다.
판매자가 설 선물을 같이 넣었노라하여
무엇일까? 공짜에 가슴설레며 열어보니
바디로숀과 무슨 오일이라고 쓰인 화장품같은 물건이 나왔는데
명세서를 보니 비싸다.
감동먹으며
온통 깨알같은 영어라 머리가 띵~하여
나중에 돋보기 끼고 감을 잡아 보려는데 뭐가 허전하다.
정작 주문한 물건은 없다
박스를 탈탈 털어도 없다
판매자에게 연락하여 회사담당자가 추적을 시작하는데
당췌 절대 속여 먹일수 없는 시스템에 놀랐다
친절하지만 날카로은 질문.
송장 불러라 바코드 불러라 또 뭐 뭐...
결론은 택배기사의 실수로 배송지가 바뀌었다는것
내일 수거하여 다시 갖다주는데 며칠 걸린다며 종료..
그제사 박스에 붙어있는 전표를 보니 주소가 비슷하긴해도 이름이 틀리다.
시골사람이 되게 좋은 화장품쓰네... 하며
토요일 1박으로 여행이 잡혀있어 없을때 올까봐
택배기사에게 전화했다
요즘은 배송전에 카톡이 오니 그까짓 전번이야 쉽게 알수있고
거두절미하고 우리물건을 어디로 배송했냐고 물으니
옆동네 누구라고 내일 바꿔 드리겠다고 사과를 한다.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집은 모르겠고.
그럴필요 없이 그사람 전번을 불러보라 하였다
우리동네는 택배의 마지막 코스라 항상 해가 져야 온다
그리고 시골에 매일 택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추운데 이런일로 왔다갔다 하다 퇴근이 오밤중이 될 기사가 안타까워
힘을 덜어주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도킹장소로 어디가 좋을까? 생각하면서
그런데 모르는 번호라 그런지 받지를 않는다.
그러면 문자.
우리동네 이름을 대고 바뀐 물건 우리 서로 맞교환 하면 안될까요?
늦어도 통화가능하다고 문자를 넣었는데 오전까지 소식이 없다.
까칠 하기는 ....
기사 말로는 그집 딸이라는데
기사가 다 알아서 해 줄건데 오지랖넓게 뭐야? 하며 씹는것 같아
원칙대로 하자고 맘먹고 기사에게 연락했더니
저녁에 교환해 주겠다고 나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한다
방금 전
경상도 남자 특유의 쥐어박는 듯한 말투로
아버지인 듯한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위세에 아무 죄 지은것도 없는 나는
나긋나긋한 말투로 괜한 전화를 했나싶어
저녁에 기사가 해결해 줄테니 심려놓으시라고 비위를 맞추니
"고마 내가 가께요. 집이 어딥니꺼?" 한다
군내에서 별로 모르는 사람없는 파월 아저씨댁을 들먹거리며
갈켜주니 대번에 알아듣는다.
순간 군기가 잡혀 거울 한번보고 박스를 정비하여 들고 대문에 나서니
벌써 광이나는 1톤 새차가 쏜살같이 달려온다
인사를 꾸뻑하고 하나도 훼손하지 않았다고 박스를 열어보이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박스를 건네주면서
"택배쟁이 미친놈..정신이 나갔나...이기 뭐하는 짓이고...." 하며 궁시렁거리지만
뭐. 진짜 화난 모습은 아니고 시골사는 경상도 남자의 보통쯤 되는 언어이다.
택배기사에게 전화하여 다 해결되었으니 신경안써도 된다고 했더니
기뻐하며 고맙다고 한다.
첫댓글 택배기사도 참~ 빌어먹기 힘들죠~잉ㅎㅎㅎㅎ/ 좋은일 하셨습니다
참 힘든 직업이지요
시골에선 상전이기도 하고요. ^^
웃어야할지 위로를 해드리야할지~~택배기사 말이에요 ㅎㅎ
저도 그런적이 몇번 있는데 한번은 어버이날~금반지넣는 이쁜통이 박스안에 박스 또박스 해서 온건데 양파까듯 다 깠더니 금으로 된 카네이션 브롯찌였어요 ㅎㅎ주소를 다시보니 주소는 내주소에 이름은 없이 엄마사랑해로 결정적인것이 폰번호가 아닌거에요 ㅎ주인찾아
풍산까지 배달했던기억이 나네요 ㅎㅎ
아이고..그런일이....
박스도 똑 같고 주소도 비슷하고....
실수 할 수 있겠더군요. ^^
착하신(?)회상님 박수를 드립니다...^^
착한 거예요? ㅎ
그냥 교환해 버리면 간단하다 생각했죠 .^^
심심하지말고 치매걸리지 말라고 하늘이 준 훈련!! 정도.^^
아뭏든 회상님 사람 냄새나서 좋아요.
그런가요? ㅎ
네.. 그것도 신경이긴 하더군요. ^^
사소한 일로도 상대방의 실수에
노발대발하는 요즘의 현실과는 다른 신선한 충격입니다..ㅎ
역시 시골살이의 무료함에
양념 정도로 ,,^-^
실수는 누구나 있는 법이지만
배송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겐 잣대가 엄격한게 현실이긴합니다.
잠시나마 무료함이 사라졌지요. ㅎ
우리집은 모르는 택배는 한번도 오지는 않코
우리 택배가 남의 집으로 자주 가는지 모르겠네요. ㅎ
전에 회원님에게서 오는 불루베리가 비슷한 이름을 가진 딴지역으로 갔다가
물이되어 돌아온 기억이 나네요. ㅎ
다시 보내느라 그 회원님 고생하였지요. ^^
늘 느끼지만
평범한 일상이
멋진 기록이 됩니다.^^
네... 일상이 소설이자 역사입니다. ^^
그래도 살만한동내입니다
ㅎ 울집은 산골이라고 회관에 아님 주유소에 맞겨놓고 찿아가래요 보네때도 직접 사무실까지
직접 그리살고있답니다
아이고...불편하시겠어요.
어쩝니까? 그래도 기동력 있으시니 다행입니다.
살래님. 추운데 잘 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