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정(普淨)의 가족지-우리집

[보정(普淨)]

 

 

단기 4342년 04월

서기 2009년 04월

단기 4318(1985)년 4월 15일 첫 번째 펴냄

1997년부터  부정기 간행


120-836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창천동 511-5번지 101호

전화 : (02) 338-9930

e-mail : koguri@hanmail.net

꾸민이들

1대 : 서길수 . 이은금

2대 : 서상원 . 신현주

      서상욱 . 한지숙
3대 : 서민선 .

노노(老老) - 늙은이(老人)다운 생활

                                                보정(普淨) 서길수


 

주민등록을 보여주세요.”

“바로 오늘부터이군요.”

2009년 4월 27일, 전철 5호선 종로3가역에서 있었던 일이다.

2009년 4월 27일, 이날은 내가 바로 만 65세(한국 나이 66세)가 되어 무료로 전철을 탈 수 있는 날이다. 원래 음력 4월 27일이니 아직 날짜가 남아있지만 국내법적으로 나는 전철에서 무료로 소위 ‘경로우대권’을 받을 수 있는 날이기 때문에 일부러 전철을 타고 경로우대권을 받았다. 경로(敬老)란 ‘늙은이를 공경하는 것이다.’ 내가 경노우대권을 받은 것은 돈이 없거나 공경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법적으로 늙은이(老人)가 되었다는 것을 자각하기 위해서다.

흔히 나이에 대해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큰소리치는 사람 있는가 하면, “나이는 속일 수 없다.”는 아주 상반된 표현이 존재한다. 두 가지 말이 모두 틀리지 않는다. 사실 나이란 속일 수 없는 것이고, 마음먹기 따라서는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다. 다만 나는 정년퇴직을 하는 65세를 내 인생에서 ‘늙은이(老人) 단계’의 시작으로 곱게 받아들이고, 이에 맞는 삶을 설계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나는『논어』｢안연󰡕편에 나오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구절을 좋아하고, 또 강의할 때 자주 쓰곤 하였던 말이다. "임금은 임금답게(君君), 신하는 신하답게(臣臣), 아버지는 아버지답게(父父), 자식은 자식답게(子子)"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제 내 라이프 사이클에서 새로 맞이하는 ‘늙은이 단계’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공자에게 묻는다면 틀림없이 ‘노노(老老)’, 다시 말해 ‘늙은이는 늙은이답게 살아야 한다.’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늙은이답게 사는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늙은이답게 사는 것인가?”

나이 65세가 되어 삶의 마지막 단계를 설계하려는 이 마당에서조차 이런 중차대한 질문을 다시 공자에게 묻기는 좀 민망하다. 그래서 이 엄청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련해보려는 것이 ‘경로우대증’을 받은 이유이고, 이 글을 쓰는 까닭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쩌면 평생 준비했는지 모른다. 박사학위를 받기 전, 설악산 일부를 사서 잣나무를 심고 토종벌을 기르면서 언제든지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을 준비를 하고, 영종도에 초가집을 사서 정년퇴임 뒤를 준비하기도 했다. 만일 이런 것들이 마지막 삶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면, 그 동안 동서양 철학책을 바탕으로 사색의 지평을 넓히고, 세계적인 종교를 넘겨다보며 생사문제를 고민했던 몸부림은 바로 소프트웨어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늙은이답게 사는 것인가?”

‘나는 나 이상일수도 나 이하일수도 없다.’ 내가 살아온 삶의 무게만한 답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 답은 이렇다.

① 평생 삶을 회향(回向)하는 것.

쉽게 말하면 남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일생을 모으고, 끌어오고 했던 것을 다 돌려주는 것이다. 만일 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섰을 때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되돌려 주고 “제로(0)”가 되거나 아니면, 아니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투자해 끝까지 아름답게 회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나이든 사람 지혜롭게 살기｣(조은 세상 󰡔명언교훈모음집󰡕)란 글이 돌아다닌다. 듣기 좋게 ‘나이든 사람’이라고 했지 사실은 늙은이(老人)을 일컫는 말이다. 중요한 대목을 한 번 읽어보자.

“돈,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 갈 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참 귀담아 들을 말이다. 다만 ‘살아있는 동안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란 문구가 조금은 헤프게 들린다. 그래서 이랬으면 좋겠다.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돌려주어 그 동안 못 쌓은 덕을 쌓으시구려.’

이 명언이 여기서 끝났으면 참 좋았는데, 다음에 참 슬픈 한 마디가 계속된다.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하오. 옛 친구 만나거든 술 한 잔 사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 푼 줄 돈 있어야, 늘그막에 모두가 받들어 준다나! 우리끼리 말이지만 사실이라오.

늘그막에 자식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를 지키라는 비장한 선언이다. 참으로 고개가 끄덕이는 말이다. 그러나 이 슬픈 대처방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OECD 기준대로라면 한국은 2026년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가 된다. 우리는 현재 노인층에 대한 걱정은 해도 그 노인층을 부양해야 할 젊은 층에 대한 생각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재산을 가진 노인층이 작지만, 지금처럼 자식에게 재산을 넘기지 않고, 스스로 꼭 잠그고 20년을 가면, 아마 사유재산의 70%이상을 이 20% 노인층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노인층이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친구 술 한 잔 사주고, 손주 용돈이나 쥐어주는 소극적인 소비만 계속되면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제는 노인들이 사회에 생산적으로 재산을 돌려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는 반드시 재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생 동안 일해 온 분야만큼은 적어도 최고의 능력을 간직한 채 퇴직을 하게 된다. 새로운 창조적 발명은 젊은이들에게 맡기고, 조금은 낡았지만 아직도 사회에서 필요한 부분에 이런 경험을 회향할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앞에서 본 재산의 회양과 연결된다면 큰 시너지효과를 볼 것이다. 노인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참신한 발전에 튼튼한 바탕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노인들의 봉사나 노동으로 대치하면, 젊은이들은 노인 부양에 대한 부담 없이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고, 노인들은 삶을 회향하며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구성요소로 공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 층이 노인을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층이 스스로 해결하면서, 동시에 젊은 층을 도울 수 있는 그런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상정하는 것이다. 내 생의 마지막에는 이런 적극적인 프로그램의 한 오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 

② 죽음을 준비하는 것

태어나서 배우기 시작해 36세가 되어서야 공부를 마치고, 처음으로 월급을 타고 교수생활을 했다. 이 36년간이 살기 위해 공부한 것이라면, 66세가 되어 정년퇴직을 한 이 마당에서는 나는 다시 정말 중요한 공부를 해야 한다. 바로 죽음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초년에 사는 공부를 했다면, 말년에는 죽음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이 문제는 그 보다 몇 천 배 몇 만 배 더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늙은이가 되면, 정말 열심히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집󰡕 157호 “정년퇴직 앞으로 1년, 어디로 갈 것인가?”에서 밝혔기 때문에 줄인다. 다만 앞에서 본 ‘평생의 삶을 회향하는 것’이 바로 죽음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요, 이 두 가지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어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고 싶다. 

2009년 4월 27일, 지하철 경로우대권을 쥐고 늙은이답게 사는 지혜를 생각해본다.  





 

설 날 

1월 26일(월) 설날 온 식구가 모여 차례를 지냈다. 이날 아버지가 참석자들에게 금년 8월 말 정년퇴직하고 9월부터는 3년간 공부하러 들어간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공포하였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손녀 민선이가 추가되어 차례가 훨씬 뜻있게 되었다.

  민선아! 큰아버지의 세뱃돈

부모님의 대만 방문

2월 18일부터 26일까지 8박 9일 동안 대만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대만 여행은 주로 대만 불교계를 둘러보고, 아울러 연구 중에 있는 관정(寬淨) 스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1. 2월 18일(수)  타이베이 - 화렌(花蓮)

2. 2월 19일(목) 화렌(花蓮)  - 까오슝(高雄)

3. 2월 20일(금) 까오슝(高雄)

4. 2월 21일(토) 까오슝(高雄)

 대만 까오슝 불광사 스님과 함께 
 

5. 2월 22일(일) 까오슝(高雄) - 아리산(阿里山)

6. 2월 23일(월) 아리산 -대중(台中) - 대북(台北)

7. 2월 24일(화) 대북 - 기륭(基隆) - 금산(金山)

8. 2월 25일(수) 대북 - 정종학회

9. 2월 26일(목) 타이베이 - 서울

짧지만 의미 있는 내용이다. 특히 자제공덕회의 자원봉사자 시스템과 정종학회의 법보시 시스템은 앞으로 꼭 배워서 실시해 보고 싶었다. 자세한 것은 보고서 참조.

맑은나라(淨土)불교연구소

작년 말부터 활동을 시작한 정토불교연구소는 금년 들어 이름을 「맑은나라 불교 연구소」로 이름을 바꾸었다. 정토(淨土)를 우리말로 옮기면 ‘맑은 나라’인데 그 동안 한자음을 그대로 따서 썼기 때문에 정토란 말이 굳어졌다. 그러나 앞으로 새로운 세대에 맞는 새로운 불교 운동을 펴기 위해서는 우리말로 바르게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맑은 나라’로 바꾼 것이다. 

맑은나라불교연구소는 우선 맑은나라(淨土) 불교에 대한 자료 수집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 펴낸 맑은 나라 관계 자료와 일반 불교 자료를 200권쯤 모았고, 지난 2월 대만에 갔을 때 중국어로 된 자료를 200권쯤 더 모을 수가 있었다.

대만에서 구해 온 정토 관계 도서 일부

마지막 학기 강의 열기

서경대학교에서 갖는 마지막 강의가 중간고사를 지나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이번학기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3과목을 맡고 있는데, 한국경제사(25명), 동북아와 시베리아 경제(17명), 관광경제(42명)이다. 

3과목 모두 토론식으로 진행하는데, 최근에는 인터넷 때문에 자료를 찾기 쉽고, IT 기술이 발달하여 presentation에 동영상까지 연결하여 수준 높은 발표를 한다. 또한 최근 학생들은 전에 비해 비교적 자유스럽게 질문에 참가하여 토론도 활기를 띄고 있다. 한편 모든 발표가 조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동연구와 준비를 하는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관광경제는 다른 과 학생들이 15명이나 되고, 몽골에서 유학 온 학생도 5명이나 되어, 처음에는 강의 방법이 생소해 어리둥절했으나 지금은 모두 잘 적응하고 있다. 다른 과 학생들이 수업을 많이 듣기 시작하면서부터, 수업시간에는 항상 발표자가 준비하는 간단한 음료와 간식을 함께 먹으면서 수업하는 관례를 모르고, 준비를 안 하는 경우도 한 번 있었다. 

이번 학기에도 어김없이 현장실습이 실시되었다. 한국경제사를 듣는 학생들은 조별로 ‘증권거래소’를 견학하였고, 시베리아와 동아시아 경제 과목을 듣는 학생들은 러시아 대사관이나 관련 업체들을 방문하였고, 관광경제를 듣는 학생들은 주로 자기가 맡은 지역의 관광청이나 관광회사, 대사관 등을 방문해 인터뷰하는 형식이다. 요즈음은 digital 카메라가 많이 보급되어 현장에서 반드시 사진을 찍어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이다.

논문 : 1908년 청나라의 백두산 국경 날조

금년 초 3개월 정도 아버지가 심혈을 기울인 논문이다.

올해(2009년)는 청나라와 일본이 간도협약을 체결한지 100주년(1909～2009)이 되는 해이다. 1885년과 1887년 조선과 청나라가 국경문제를 가지고 팽팽한 협상을 하다가 결국 미결로 남았다. 1905년 외교권을 빼앗은 일본이 청국과 이 문제를 가지고 흥정해 1909년 간도협약을 채결하므로 해서 당시 대한제국으로서는 뼈아픈 역사적 통한을 안게 되었다.

지금까지 간도문제에 대한 연구가 일본이 경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간도문제를 쉽게 포기하였다는 점을 너무 크게 부각시키다보니, 간도문제를 위해 청나라가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고 공작하였는지 대해서는 연구가 미흡했다.

1908년 청나라가 대대적으로 백두산과 압록강ㆍ두만강에 대한 조사사업을 벌였다. 이때 벌인 조사사업은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영토를 상당부분 침탈하려는 날조를 시도하였다.

1. 백두산정계비(穆石)와 십자정계비(十字界碑) 날조

2. 흙무지ㆍ돌무지는 각라오목눌(覺羅吳木訥)이 쌓았다는 날조

3. 차령산맥 주변 산과 강의 작명과 역사 왜곡

4. 청나라가 날조한 압록강 쪽 국경

5. 청나라가 날조한 두만강 상류 국경

6. 한ㆍ청 국경회담에서 대립된 홍토수가 청의 발상지(發祥地)라는 날조

좀 더 정확하게 현재의 지도를 가지고 확인해 보면 백두산은 물론 연지봉, 소백산, 삼지연을 포함한 현재의 량강도 삼지연군이 몽땅 청나라 땅으로 넘어가 버리는 무서운 시나리오였던 것이다.

이 논문은 청나라의 영토침탈 야욕과 그 정밀한 작업을 정확하게 파 해쳐 세상에 알린 최초의 논문으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논문은  4월 30일 발간된 『백산학보』 83호에 실렸고, 5월 중에 출판될 『백두산 국경 연구』의 한 장으로 들어간다.   

 <그림 설명>현재 북한에서 사용하는 지도에 유건봉 일행이 날조한 지명과 국경을 대입해본 것이다. 현재의 삼지연군이 통째로 중국 영토가 된다. 

 

『백두산 국경 연구』 탈고

 고조선부터 1960년 조ㆍ중 국경회담까지 백두산을 위주로 한 북방 국경사를 아우르는 연구를 책으로 펴낸다. 지난 해부터 정리하여 올 해 전반기에 완성한 이 책은 5월 중 햇빛을 보게 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호에 책이 나오면 소개하기로 한다.   

연중행사 - 고향 성묘

올해는 예년보다 빠르게 4월 둘째 주인 4월 12일 선조들의 산소에 성묘를 갔다. 작은집 식구 3명과 우리집 식구 7명으로 모두 10명인데, 상원이 내외는 대전에서 광주로 직접 갔다. 금년 들어 처음 가는 민선이와 함께 8명은 광주 가는 첫차를 타고 9시 40분 광주에 도착하니 상원이가 먼저 도착해 차를 렌트해놓았다. 

고향인 화순군 동면 용생리에 다다라, 먼저 할아버지 산소에 들러 8대조 할아버지 산소에 가니, 큰집 식구들이 먼저 와서 산소를 깨끗이 정리해 놓았다.

화순과 언도리 성묘를 모두 마치고 나니 오후 5시가 다 되었다. 광주에 조금 일찍 도착해 먼저 떠나는 차를 타려고 했으나 자리가 없어 저녁 7시 50분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가 다 되었다.

민선이가 6시간의 기차여행을 포함해 하루 종일 여행했는데, 잘 견뎌주었다. 

 좋은 날씨, 뜻 깊은 성묘 (작은아버지 서진수 촬영)

최초의 사진 - 아버지 초등학교 시절

4월12일 성묘 갔을 때, 큰집 장손으로부터 뜻밖의 사진을 받았다. 35㎜ 필름 한 쪽 만큼 아주 작은 사진이다. 그런데 이 사진이 아버지가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사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뒤 : 둘째 고모, 할머니, 셋째 고모. 앞 : 아버지, 넷째 고모

아버지 초등학교 1학년 때(1950)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3학년 때(1953) 휴전이 성립되었고, 1956년 졸업하고 바로 중학교에 들어갔으니, 이 사진은 1954~55년에 찍은 것으로 보인다

부모님, 사찰 순례

부모님께서는 3월 23일, 강원도 영월에 있는 망경산사를 찾았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정토선 도량으로 해발 880m 산수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4월 30일은 도봉산 성도원을 찾았다. 이 성도원은 아버지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여러 번 학생들과 수련회를 열었던 추억이 어린 곳이다. 

■  아버지 정년퇴임식장 예약 ■

8월 29일(토), 오후 5시, 신촌 거구장

인생의 한 중간에 서서!   

                                                                                                                                               서상욱(민선이 아빠)

뒤돌아보면 다 어리게 느껴지는 것이 지난날인 것 같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몸이 다 자라 그 전의 시간이 어리게 느껴지고, 대학에 진학해서는 여전히 학생이면서도 고등학교 시절을 어리게만 보았다. 대학에 들어가 한없이 높게만 보이던 3, 4학년 선배들은 대학원생이 되어서 후배들을 보니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처럼 보였다.

대학원을 떠난 뒤 많은 일이 나에게 생겼다. 표면적으로 보면 나이도 33살이라니 스스로 느끼지 못한 만큼 빨리 시간이 간 것 같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다. 이정도 되면 10년이 더 흘러도 지금의 나를 어리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시절에도 늘 그 당시의 나를 어리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정말로 어리지 않은 것 같다.

아버지의 정년퇴임과 이제 막 태어나 작은 것 하나 배우는 것도 신기한 민선이 사이에서 나는 이제야 인생의 중간에 막 들어서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1. 일 

비록 지금은 정식으로 취직을 한 것은 아니다. 박사 후 과정이라 하면 정식으로 일을 갖기 전의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학생일 때와 지금은 천지차이라는 점이다. 박사과정 때는 박사학위라는 큰 목표가 있었다.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물론 논문도 써야하고 박사라는 말에 어울릴 만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박사라는 목표는 돈이나 지위보다는 학문적인 성취가 더욱 중요한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학문적 성과는 곧 나의 경력이고 수입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어릴 적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과학자’는 꽤 투표수가 높은 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선호하는 장래희망은 아니었지만 현재 나는 과학자라고도 할 수 있다. 대학원에 들어와서 부터만 따져도 이미 10년째 한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아버지는 10년을 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지만 솔직히 아직까지는 큰 판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금부터 제대로 10년을 하면 그 때는 뭔가 분명히 보일 것이라는 확신은 있다.

‘모든 사람이 나의 학문적 성과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분야의 사람에게 만큼은 인정받는 학자가 되자’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같은 분야의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좋은 일을 계속적으로 했다는 말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날 알아주진 않는다. 서로 하는 일이 다르기도 하고, 자신이 하는 일이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란 법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학문에도 유행이 있고, 그 유행을 따르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내가 세운 목표는 유행을 따르고 안 따르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학문의 깊이를 더욱 중요시 하리라는 다짐일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은 내가 그 동안 투자한 결과이고, 앞으로의 내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을 방편으로 삼아 인생을 배운다. 지금 나에게 하는 일이 만족스럽냐고 하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사실 최근에 안분지족(安分知足)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본 영향도 있을 것이다.

일이 힘들기도 하지만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고, 동물을 사용한 실험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그 과정도 나에게는 큰 공부인 것 같다. 천문학은 대우주를 배우고 생물학은 소우주를 배운다 하였는데 정말로 알면 알수록 오묘하고 정교한 것이 생명인 것 같다. 생명에 대한 탐구는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 정신적인 수양과 함께 물리적인 생물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직업이라면 나름 멋진 것 같다.

지금은 연구소에 다니면서 좋은 논문을 쓰고자 노력 중이다. 대학원 시절에도 논문에 대한 욕심은 많았다. 하지만 

내가 원한만큼의 결과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대학원에서는 논문 외에도 많은 것을 배웠기에 후회는 없다. 그러나 지금은 앞으로의 과정을 위해서도 논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좋은 주제가 있고, 좋은 시설이 있으니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재료가 나타난 것과 마찬가지다. 요즘엔 많은 중요한 일들이 있지만 스스로 판단하기에 연구에 가장 큰 비중을 두어야 할 것 같아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실험실 동료들과 함께

2. 아버지의 정년과 부모님의 의미 

새삼스럽게도 부모님의 의미는 찾으려고 해도 찾기 어렵다. 딸이 태어난 뒤 이 아이가 나에게 특별한 이유를 말하라고 해도 누구나 납득하기 쉬운 답을 찾기가 어렵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부모님은 부모이기에, 딸은 자식이기에 특별하다 할 것 같다. 사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것이 가족인 것 같다.

아주 오랜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부모님과 형의 비중은 커진다. 그만큼 내 활동영역이 작았을 것이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나는 대학에 가서도 늘 부모님과 함께 살았고, 이런 익숙함 때문에 오히려 부모님께 각별한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 형이 군대를 갔을 때나 중국에 가 있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가족이 멀리 있을 때 쉽게 그 가치를 느끼게 된다. 나는 이렇듯 너무나 익숙한 부모님의 영역 안에서 무척 편하게 살아왔던 것 같다.

부모님은 아버지 정년퇴임 후 3년간 공부를 위해 자리를 비우실 것이라고 하셨다. 편하게만 살던 나는 어찌보면 미련하게도 이제야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자식의 입장으로 얼마간 아무 것도 해드리지 못한다는 

것은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큰 뜻으로 공부를 결심하셨으니 건강에 유의하시고 많은 것을 깨닫고 나오시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아버지는 늘 공부를 하시는 분이었다.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 나는 아버지가 8절지 크기의 원고지를 빼곡히 적어주시면 타자를 치곤했었다. 내가 커서 놀다 늦게 들어올 때도 아버지는 컴퓨터로 원고를 정리하고 계시거나 책을 보고 계시거나 책을 들고 주무시고 계셨다. 지금도 나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공부 양을 따라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부모님은 또한 인생공부에 있어서도 무척 남다른 분이셨던 것 같다. 나도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죽음에 대한 공포도 남달랐고 멍하니 삶의 덧없음을 아쉬워 하기도 했다. 좀 더 구체적인 부모님의 인생공부는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하신 체선이었던 것 같다. 꽤 먼 거리를 다니시며 공부하는 모습은 당시로서도 무척 인상 깊었다. 부모님은 고구려 연구를 비롯해 늘 바쁘시면서도 항상 다른 한편으로는 인생공부를 놓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인생공부는 빠를수록 좋다고 하시지만 나는 아직도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진 못하고 있다.

어버이날이 되면 학교에서 편지를 쓸 때 빠지지 않던 내용이 ‘에스페란토를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당시는 의례적인 문장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은 좀 특별한 것이 많았다. 에스페란토, 가족신문(우리집), 국악. 이 세 가지가 내 어린 시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확실하다. 사실 쉬운 것은 없었다. 한 달에 한 번씩 에스페란토 번역을 해서 ‘우리집’에 실어야 했고, 많게는 500부에 가까운 ‘우리집’을 접고, 우표를 붙이고 (당시에 이 과정을 짤림/풀칠/찍 이라고 했다), 우체국에 가서 붙여야 했다. 단소를 배우기 위해 한소리회에 다니고 시조를 배우러 버스를 타고 분주히 다녔으며, 소리가 잘 날 때까지 부엌에 걸려있던 큰 거울 앞에서 단소를 불었다. 분명히 힘은 들었다. 그렇지만 그 덕분에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보면 유치하지만 그 당시는 어린 나이었기 때문에 그런 자부심은 나에게 중요했고, 뭐든 잘해보려는 원동력이 되었다. 지금도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던 그 곳에서 원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으며, 이러한 자신감은 어릴 적 스스로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악착같은 노력에 근거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야 느끼는 부모님에 대한 놀라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내가 아이가 생기고 나니 막상 내가 부모님께 받은 것들을 쉽게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가히 충격적이었다. 어려서는 내가 배운 것들이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여졌었는데, 그 모든 것이 형과 내가 배우기 위해 들였던 공만큼이나 부모님께서도 가르치기 위한 공을 들이셨던 것이다. 이제는 부부가 맞벌이를 위해 집을 비운 사이 손녀에게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고 계시니 부모님께 어찌 감사의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3. 결혼과 민선이 

부모님과 형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너무 길어질 것만 같다. 내가 하는 일이나 결혼 이후의 생활에 대한 것은 그에 비해 무척 짧을 수밖에 없다. 글의 길이가 길어지는 것 같아서 일단 최근의 일로 돌아오고자 한다. 결혼 전과 후는 많은 면에서 변화가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큰 걱정 없이 지냈던 것 같다. 모두 가족들의 배려였던 것 같다. 여기서 또 부모님의 큰 도움과 처가식구들의 관심을 빼놓을 수 없겠다.

사실 졸업 전에 결혼을 했기 때문에 결혼 후에도 나는 학교를 다니고 아내는 회사를 다녔다. 도보로 15분 남짓한 학교를 다니는 나는 매일 새벽 용인까지 출근하는 아내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자기 일쑤였다. 학교생활도 막바지로 달려가면서 나는 좀 여유 있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졸업을 하고 동시에 민선이가 뱃속에서 커가면서 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입덧이 심해 회사 옆으로 이사를 했고, 나는 용인에서 익숙하지 않은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서울로 출근을 했다. 당시는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 

운 주제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꽤나 컸던 시기였고, 이사하면서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여러 모로 힘이 부쳤다. 그렇지만 이런 경험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5개월간의 용인 생활은 지금에 와서는 오래된 기억은 아니지만 보람되고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

민선이가 태어나고는 훨씬 많은 변화가 생겼다. 나는 아이를 갖고 키우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부모님께도 큰 효도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실제로 아이에게 들어가는 노력과 공이 이렇게 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잠을 잘 못자고 덥고, 모기도 많아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했었다. 민선이는 먹고, 자고, 우는 것을 반복할 뿐이었다. 아내는 모유수유와 출산 후 몸조리로 역시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었다. 민선이가 귀하고 예쁘기는 하지만 솔직히 처음 몇 달간은 다시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그 과정을 잘 겪어냄으로써, 시간이 좀 더 흐른 뒤 되돌아 볼 때 가족 간의 관계에서 있어서는 중요한 과정으로 생각될 것이다.

요즘엔 민선이가 몸을 움직이는 능력이 많이 늘어서 잘 때 이리 저리 구르기 시작했다. 좀 늦게 들어오는 날엔 엄마 옆에 붙어서 자고 있는 민선이를 보면 대견하고 뿌듯할 때가 많다. 아이를 통해 새롭게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새롭고 행복한 일인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그 동안 다른 사람으로부터 덕을 많이 보고만 살아온 것 같아 부끄러운 느낌이 많이 든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스로 인생의 후반부에 들어간다는 느낌은 언제나 들게 될까? 적어도 그런 시기가 오기 전에 나는 많은 것을 공부하고 이루어보고 싶다.

8개월짜리 서민선(徐旻愃)의 꽃 나들이  

4월로 8개월째를 맞는 민선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꽃구경을 갔습니다. 4월 10일 할머니와 고모할머니와 함께 서대문구 안산(鞍山)공원에 가서 진달래랑 개나리랑 벚꽃이랑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날 4월 11일 토요일에는 아빠 엄마랑 다시 안산을 찾아 하얀 꽃, 노란 꽃, 분홍 꽃 많이 보았답니다.

솔직히 첫날은 좀 졸았어요. 한 숨 자고 나서는 상큼한 마음으로 꽃구경 했지요. 둘째 날은 하나도 졸지 않고 아빠 엄마랑 안산 구경 정말 잘했지요…(할아버지)

민선이가 만난 첫 외국인

2월 15일 폴란드 방송국 다쿠멘타라 PD인 도브진스키 씨 부부가 할머니 집에서 민박을 하였다. 할아버지와 함께 세계에스페란토협회 임원을 했고, 할아버지가 1990년 폴란드 갔을 때 그 집에서 민박을 했다고 한다.

말이 통했느냐고요? 사실 아직 나는 어려서… 그래도 매일 할아버지한테 듣는 에스페란토라 낯선 말은 아니지요.

민선이 엄마의 유럽 출장

3월21일부터 7박 9일의 일정으로 런던과 파리 시장 조사를 다녀왔다. 입사 후 3번째 출장으로, 유럽의 헤어 시장 동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2004년 여름 휴가 때 런던과 파리 여행을 다녀온 후 5년 만에 다시 찾은 도시. 그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어보였다. 백화점, 마트, 약국 등을 다니며 헤어 제품에 대해 조사를 하였다. 짬을 내서 런던아이와 개선문에서 도시의 야경을 보았다. 결혼 후 바쁜 일상에서 가족여행을 다녀오지 못해 항상 아쉬웠는데 민선이가 좀 더 크면 함께 가족여행을 떠나고 싶다. 좋은 걸 혼자 보기는 너무 아깝다(지숙).

민선, 이유식 시작

민선이가 태어난 지 6개월쯤 되어서 쌀미음부터 이유식을 시작하였다. 6개월 이전에는 모유를 통해 모든 영양분이 잘 공급이 되지만, 6개월이 지나면 엄마로부터 받았던 칼슘 등이 부족하게 되어 음식물을 통해 영양을 공급해야 한다고 한다. 음식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민선이의 이유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도 되고 걱정도 되었다. 첫 이유식을 먹이던 날 떠먹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민선이 

에게 숟가락에 놓여 있는 이유식을 먹이는데 빠는 듯이 먹으며 먹는 양보다 흘리는 양이 더 많았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오물오물 걸리면서 잘 받아서 먹었다. 이유식을 먹는 민선이의 모습은 정말 예쁘고 귀엽다. 이제는 하루 세끼 이유식과 각종 과일, 치즈 등을 간식으로 먹고 있다. 민선이는 이유식을 잘 먹어서인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이렇게 세상에 적응해 가는 민선이를 보면서 우리 모두 배움의 과정을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구나 싶었다(지숙).

■ ■ ■  민선이 엄마의 육아메모 ■ ■ ■ 

160일

혼자서도 잘 앉아 있다. 오른손으로 무릎을 치면서 놀기도 한다. 엄마를 알아보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엄마를 찾고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운다.

171일

이유식 시작. 쌀미음 10숟가락, 처음에는 빠는 듯이 먹더니 마지막에는 떠서 먹는 느낌으로 먹었다.

179일

첫 뒤집기 성공. 그러나 아무도 보지는 못하였다. 민선이가 끙끙 거리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뒤집어져 있었다. 생애 첫 뒤집기였는데 보지 못해 아쉬웠다.

183일 

되집기 성공. 그 이후로 몇 번만 더했다.

213일

산후 조리원 동기 모임.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기들과 엄마들, 모두 육아에 대한 관심사가 동일하다. 나처럼 직장맘에게는 참 많이 도움이 되는 언니 동생들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알아야 하는 정보도 공유하면서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준다.

215일 

처음으로 뒤집기 하는 장면 목격, 기저귀 갈면서 너무 쉽게 뒤집었다. 내가 알기론 두 번째 뒤집기인 듯.

228일

3월 29. 거구장 돌잔치 예약. 첫돌잔치를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와 민선이가 거구장으로 답사 가서 저녁도 먹고 바로 예약했다.

244일

4월 11일. 안산 나들이. 날씨도 따듯해지고 봄기운이 물씬 나서 근처 안산에 벚꽃놀이를 갔다. 민선이에게는 새로운 세상인 듯 꽃과 나무를 보며 좋아했다. 할어버지께서 민선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주셨다.

245일

4월 12일. 성묘. 첫 장거리 기차 여행. 전라남도 화순까지 아침 일찍 출발하여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왔지만 무사히 일정을 잘 소화한 민선이. 대견하다.

260일이 지난 지금 민선이는 쇼파 위에 서서 놀기도 하고 배밀이도 잘 하고 집고 서려고도 한다. 무럭무럭 잘 자라는 민선이를 보면 민선이를 위해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는 어머님, 아버님, 이모님, 민선이 아빠에게 늘 감사한다. 지금 내 옆에서 자는 민선이의 모습을 보면서 항상 건강하고 밝게 잘 자라기를 기도한다.

대만불교재단 탐방(1)으로 이어집니다.

[사라수]

나무아미타불~ 누구나 거쳐가야할 나이.. 감회롭습니다~ _()_ 나무아미타불

[분다리화]

감사히 읽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_()()()_

[덕산(德山)]

나무아미타불()()()

[법연각]

고맙게 읽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연등화]

쉽게 볼수 없는 가족지 잘 읽었습니다 ^^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정견행]

잘읽었습니다...좋은글과 배움에 기회가 되어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마하심]

나무아미타불()

[혜월(慧月)]

나무아미타불,,존경을 받아 마땅한 분이십니다..나무아미타불,,

[왕정,연지행]

나무아미타불 ()()()

[정토행]

나무아미타불 ()()() 재미있게 읽었구요. 보정 거사님 내외분 참으로 열심히 진실하게 사시고 계시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가족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글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