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내내 손주 장난감 고치다 결국 제대로는 못하고 그런대로 마감하고 말았는데 이놈의 장난감이라는게 생긴 모양새가 전부 다르니 제대로 고쳐질리가 없다. 땀 삐질삐질 흘리며 하다가 저녁도 굶고 허기는 지지만 갑자기 춤생각이 나서 끄적거려 본다.
우리가 지금 추는 지루박은 스포츠지루박이라고 불러야 정확하다. 중년층에서는 모두 스포츠지루박이요 노년층에나 가야 고전무용비슷한 전통지루박이 나온다. 아니 지루박이면 지루박이지 전통지루박은 뭐며 또 정통지루박은 뭐며 또 스포츠지루박은 또 뭔가. 이리 구분할 필요가 있는가. 답은 있다이다. 그러면 왜 그리 나눠야만 하는가.
지루박이 테크닉위주로 변모해가면서 원래의 지루박모습과는 너무도 다르게 바뀌어 버렸다. 춤이 활성화되면서 배우는 사람들도 많다보니 사교댄스는 냅다 집어던져버리고 오만가지 피겨배우느라 정신없는게 요즘의 형국이다. 그게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과거의 지루박과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얘기다. 그리 말하는 나는 그럼 과거의 전통지루박을 춰보기나 했는가. 아니다. 그럼 무슨 근거로 그리 얘기하는가. 근거고 자시고간에 추는 모습을 보면 알 일이다. 그게 스포츠가 아니면 뭔가. 아니 정확하게는 스포츠 + 곡예(Acrobat)이다. 근디 어찌 추건말건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겨?
먼저 나이든 사람입장에서는 그리 추는게 힘든 일이다. 필다리 뱅뱅 꼬고 또 이리저리 날라다니는게 쉬운 일일리가 없다. 하기야 갈고닦은게 몸놀림밖에 없는데 하라면 못할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그리 추는게 사교가 되겠는가를. 아니 스포츠한다고 사교 못할건 또 뭐람? 맞다 스포츠지루박을 추면서도 사교는 가능하다. 그럼 됐지 뭔 말이 그리 많은겨?
아니 말 안하게 됐냐? 아지매라랑 정분을 좀 나누려하는데 그저 팽팽돌다보면 그게 뭐하는 짓이여. 맞는 말이다. 사교댄스는 어울리는거다. 지루박을 스포츠처럼 추면서 어울린다는 건 사실 춤을 추며 어울리는게 아니다. 춤을 빙자한 남녀간의 어울림이다. 춤을 추는게 아니라 이용하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다시말하면 그건 사교댄스가 아니란 얘기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나도 지금까지 스포츠지루박으로 매진했다. 그래서 아지매도 팽팽돌리고 그러는 와중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헌데 아무리 돌이켜봐도 그게 그리 즐겁지는 않은거다. 제식훈련하면서 뭐가 즐겁겠는가. 그래서 요즘에는 춤을 추더라도 아지매와 좀 살랑거리려 한다. 살랑거린다는 말은 아지매와 일심동체가 된다는 말이다. 거기서 얻는 즐거움을 감히 스포츠 지루박이 따라오겠는가. 엉터리같은 얘기같지만 나름 일리도 있는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루박을 배우면서 배우면 배울수록 춤과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 남이 하니까 나도하고 어찌 추던 그곳에 아지매가 있으니 오로지 그 재미에 춤방을 들락거리며 오만 곡예를 펼쳐보인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그게 그리 재미있는게 아니라는 걸 깨닫기도 한다. 아지매 보고 가는거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고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왕 춤추는거 아지매랑 무릉도원에서 놀듯해야 춤을 제대로 즐기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자고 춤배우는거지 무슨 스포츠나 곡예하자고 배우는게 아니다.
각설하고 애인 손이나 좀 잡아봤으면 좋겠구만 그놈의 손에는 황금을 둘렀는지 비싸기가 그지 없다. 그래 니 맘대로 해라. 너 없는 동안에 춤의 진수를 터득해 보리라. 하여 어느날 드뎌 너를 만날때 춤방에서 운우의 정을 나눠보리라. 신선처럼 선녀처럼 구름위를 밟고 놀아보리라.
첫댓글 ㅎㅎ 잼있어요~~즐감하고 갑니다 감사
요즘 춤도 건강 운동으로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