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교과서 속 대중가요의 역사1) 일제강점기
시대별로 음악교과서를 살펴보면 각 시대마다 우리 아이들이 배웠던 노래들을 통해 우리의 근현대사를 알아볼 수 있다. 음악교과서의 역사는 1905년 을사조약을 계기로 일제가 각 학교에 불온창가집의 사용을 막기 위해 민간인이 만든 창가집을 압수하면서 시작된다. 그 때 조선총독부에서 학교 교육용 창가집 편찬 작업에 들어갔으니 그 역사가 110년을 넘었다. 최초로 등장한 음악교과서는 1910년 국권침탈 직후에 총독부에서 발간한 <보통교육창가집>이고 1914년 <신편창가집>을 발간해 학생들의 교과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조선총독부에서 1940년(소화 14년)에 발행한 초등학교 2학년 창가집(음악교과서)은 음악을 창가로 표기한 것부터 시대적 질감을 느끼게 한다. 모든 노래가 일본어로 되어 있어 식민지 조선의 어린이들이 일본어로 노래공부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사의찬미 / 부활의깃붐 앨범 앞면, 신나라레코드 소장
교과서에 수록된 대중가요 중 가장 오래된 노래는 1926년에 발표된 윤심덕의 <사의 찬미>다. 2016년 영화 「덕혜옹주」에 삽입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노래이다. 이 노래는 도서출판 태성에서 발간한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렸는데, 교과서는 윤심덕의 사진과 함께 유행창가가 상업적 음반으로 만들어지면서 대중가요가 탄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1년 교학사에서 발행한 고등학교 음악과 생활 교과서는 이 노래를 “개화기 이후 생겨난 창가는 찬송가나 외국의 민요에 노랫말을 붙였다. 이 곡은 이바노비치 작곡의 <다뉴브 강의 잔물결>이란 왈츠에 윤심덕이 가사를 붙여 부른 곡으로 당시 우리 민족의 상황을 엿볼 수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눈물저즌두만강 / 왜못오시나 앨범 앞면, 이경호 소장
2001년 교학사에서 발행한 고등학교 음악과 생활 교과서는 1930년대의 대표곡으로 김정구의 <눈물젖은 두만강>을 선정했고 “일제시대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며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며 부르던 노래이다. 또한 6.25전쟁 후에는 동족상잔의 아픔을 달래는 노래로 불렸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민족의 애환을 담은 명곡 <눈물 젖은 두만강>은 발표된 지 25년 후인 1963년 민경식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하고 1964년 KBS 라디오의 인기프로그램 ‘김삿갓 북한방랑기’의 주제가로 방송을 타면서부터 국민적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1944년(소화 18년)의 조선총독부 발행 초등학교 4학년 음악교과서에는 식민지 조선에 전쟁을 독려하고 장려할 목적으로 황군의 깃발 아래 징용을 가는 모습을 미화한 노래가 2페이지에 걸쳐 실려 있다. < 입영>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대표적이다. 태평양전쟁이 극에 달했던 시기,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었으나 해방의 감격도 잠시, 남북의 이데올로기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민족의 최대 비극인 한국전쟁이 발발하였다. 50년대 교과서는 그런 시대상을 반영한다.
2) 1950년대
1950년 한국 전쟁 중에도 임시 음악교과서가 발행되었다. 1955년 문교부발행 5학년 음악교과서에는 <받들자 상이군인> 같은 노래가 수록되었다.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는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가 소개되어 있다.
굳세어라금순아 / 즐거운목장 앨범 앞면, 이경호 소장
3) 1960년대
4.19 의거, 5.16 군사정변으로 등장한 군사정권이 집권한 60년대의 모토는 국가재건, 경제개발이었다. 60년대의 책들은 교과서뿐만 아니라 소설책 잡지 등 인쇄물들의 색감도 고색창연하다. 그림의 내용도 밝고 경쾌함이 느껴진다. 1963년 발행된 초등학교 1학년 음악교과서를 보면 국가재건 시기답게 활기가 넘쳐난다.
1964년에 초간이 발행되어 60년대 내내 사용되었던 음악교과서를 보면 대부분 흑백 교과서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유독 컬러로 화려하게 색감을 넣은 교과서도 눈에 띈다. 음악교과서에 수록된 60년대 대중가요로는 태성에서 발간한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와 블루벨즈의 <냉면>, 김세레나의 <살짝이 옵서예>가 있다.
영화주제가 동백아가씨 앨범 앞면
4) 1970년대
1973년부터 사용된 초등학교 6학년 음악교과서를 보면 인쇄와 판형이 60년대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이 시기의 음악교과서에도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데 혼분식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즐거운 혼분식> 같은 건전가요가 수록되어 있다. 실제로 그 당시 각급 학교에서는 점심시간에 보리쌀과 흰쌀의 비율을 점검하고 조사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외 음악교과서에 소개된 70년대 대중가요는 상당히 많다.
산울림 새노래모음 앨범 앞면
태성에서 발간한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는 7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로 산울림의 <아니 벌써>를 멤버들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산울림의 노래는 동요를 밴드음악으로 들려준 <개구쟁이>가 한 곡 더 소개되어 있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대표곡으로 선정한 교과서들도 있는데 “황선우 작사 작곡-1970년대 후반부터 트로트는 이전에 비해 비트가 좀 더 세련되고 강해졌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둘다섯 새노래 모음 앨범 앞면
떠나간 임 / 눈이 큰 아이 앨범 앞면
70년대는 통기타와 포크송이 대세를 이룬 청년문화 시대이다. 이에 음악교과서들도 남성 포크 듀오 둘 다섯의 음반과 남성 포크 듀오 버들피리의 <눈이 큰 아이>를 ‘작사 미상 김홍경 작곡’으로 소개하면서 “통기타, 청바지로 대표되는 1970년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곡”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세환의 <목장길 따라>도 ‘작사 미상 보헤미아 민요’로 소개되어 있다. 정태춘이 만들고 박은옥이 노래한 <윙윙윙>도 음악교과서에 소개된 70년대 대중가요이다.
첫댓글 "눈물 젖은 두만강"
을 부른 김정구 씨가 1971년에 월남참전용사들을 찾아서 위문공연을 했는데 그당시 55세로 연예인 중에서 최고의 원로대우를 받았고 지금은 고인이 된지 오래다.
지금 우리들의 나이가 70대 초반이니 세월의 흐름에 많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https://youtu.be/oxcAmZLcYC0
PLAY
일제 강점기에 나라 잃은 민족의 설음을 노래한 김정구 옹은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후 노년을 보내다가 1998년에 82세의 나이로 고인이 되었고 1980년에 가요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가사
"눈물젖은 두만강"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
흘러간 그 옛날에 내 님을 싣고
떠나간 그 배는 어데로 갔소
그리운 내 님이여 그리운 내 님이여 언제나 오려나
강물도 달밤이면 목메어 우는데 님 잃은 이 사람도 한숨을 지니 떠나간 그 님이 보고 싶구려
그리운 내 님이여 그리운 내 님이여 언제나 오려나
가요의 정보를 어찌 그리도 속속드리 아시는지요.
대단하다는 생각 뿐 입니다.
내용 감사하고 가요에 데한 소식 있으면 정보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