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과 정액
1. 남성호르몬의 분비 조절
남성호르몬은 정소(testis, 고환) 내에서 연중 지속적으로 생성 분비된다. 이는 대략 28일을 주기로 호르몬 분비가 되풀이되는 여성의 경우와 크게 다른 점이다. 하지만 조절기전 자체는 남녀 거의 비슷한 같은 과정을 거친다. 우리의 중추신경계 중앙하단부에 위치한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는 성선자극호르몬방출인자(gonadotropin releasing hormone, GnRH)를 분비한다. 이 인자는 곧 바로 아래에 위치한 뇌하수체 전엽(pituitary anterior lobe)을 자극하여 성선자극호르몬(gonadotropin)을 분비하도록 한다. 성선자극호르몬은 여포자극호르몬(follicle stimulating hormone, FSH)과 황체화호르몬(luteinizing hormone, LH)의 두 종류로 나뉜다. 황체화호르몬을 간질세포자극호르몬(interstitial cell stimulating hormone, ICSH)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호르몬들의 영문약자를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
2. 정세관과 정자 생성
사춘기가 되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의 조절로 FSH와 LH가 분비되기 시작하며 이들은 혈액을 따라 정소로 가게 된다. 정소는 한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자(sperm)를 만드는 본거지이다. 정소 내에는 정세관(seminiferous tubule)이란 미세한 관들이 빽빽이 차 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정자 생성은 이곳에서 연중 무휴로 이루어지게 된다. 정소에 도착한 FSH는 정세관을 형성하는 세포들(지주세포, Sertoli cells)을 자극하며, 이 세포들에 붙어 형성된 정조세포들(spermatogia)로부터 정자를 생성하게 된다. 또한 인히빈(inhibin)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여 뇌하수체 전엽의 FSH 분비를 일정량 수준으로 억제시키기도 한다.
3. 간질세포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한편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LH(간질세포자극호르몬, ICSH)는 정세관 주변을 에워싸는 간질세포들을 자극하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을 분비하게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이며, 남성의 생식기 발달, 변성, 체모 생성, 성 행위 등 대부분의 성적 반응을 일으킨다. 또한 이 호르몬은 정세관 내의 지주세포(위 2에서 설명)에 작용하여 정자 생성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이는 시상하부로 전해져 성선자극호르몬방출인자의 분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적절한 성 반응(행위) 조절이 가능하도록 한다.
4. 정소의 기능 (요약)
이상에서 설명한 정소의 기능은 크게 정자 생성과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분비로 요약된다.
정자생성: 정소 내의 정세관에서 일어나며, 지주세포의 도움으로 정조세포로부터 발달됨.
테스토스테론 분비: 정세관 주변의 간질세포에서 생성되며 정자생성 촉진과 함께 남성 성징을 발현시킴.
5. 정자의 이동경로
정조세포에서 완전한 정자가 만들어지는데는 약 74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성된 정자는 정세관을 빠져 나와 정소 뒤를 따라 올라가는 부정소(epididymis)를 지나게 된다. 여기서 정자는 약 20일 정도 저장되며 이 기간동안 운동성을 얻는 등 성숙해진다. 부정소를 거친 정자들은 이제 정관을 따라 방광 주위를 거의 한바퀴 돌며 이동한 뒤 정관 팽대부에서 방사될 때까지 저장된다. 남성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여기에 고여 있던 정자들은 전립선 안쪽에 위치한 사정관(ejaculatory duct)의 폄프 작용으로 요도를 통해 방출되는 것이다.
6. 세가지 분비선: 정액 형성
정자들은 방사될 당시 사정관 주변과 요도 근처에 위치한 세가지 분비선의 분비액과 섞이게 된다. 이 분비액을 우리는 정액(semen)이라 한다. (1) 저정낭(seminal vesicle)은 전체 정액의 60% 정도를 생성한다. 분비액 속에는 특히 아미노산과 과당, 비타민 C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자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곳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랜딘(prostaglandin)은 여성 질 근육의 수축을 유도하여, 정자들이 자궁까지 수영해 들어가는 것을 도와준다. (2) 전립선(섭호선, prostate gland)은 우유빛 알칼리성(pH 7.2 - 7.6)의 전립액을 분비하는데, 산성이 강한 여성 질(pH 3.5 - 4)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참고로, 정자는 산도 6.0 아래에서는 운동성을 잃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카우퍼선(bulbourethral gland, Cowper's gland)은 무색투명한 소량의 점액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사정 시 가장 먼저 요도를 통해 분비된다. 이 액은 요도를 미리 세척하고 성 행위 시 윤활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