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이야기 START
유난히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던 전공과목의 강의가 끝나고 무거운 전공도서를 가녀린 팔에 품으며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고 있는 저 여자 보여?
오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야, 저 여자 말야.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쁘지?
심지어 지금 그녀가 나서고 있는 이 학교는 소위 말하는 명문대라구. 아- 그리고 집안도 못사는 것도 아니구.
그래, 그녀는 엄친딸이야. 그녀에게 부족한 거...?
음- 뭐가 있을까??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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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부족한 한 가지는 그녀는 솔로라는 거야.
그녀는 지금 친구들과 점심 먹으러 가는 건가봐. 옆에 친구들은 지금 난리가 났다, 아주.
핸드폰에 쪽쪽-매고 '사랑해♡' 라는 문자를 남발하는 그녀의 친구들 사이에서 그녀는 사이보그만큼이나 사랑에 대한 감정이 매 말랐다고나 할까? 그녀는 사랑을 하지 않는 여자야. 불쌍하지? 사랑을 하는 것만큼 아름다워 보일 순 없으니까.
근데 그녀가 점점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뭘까...?
웃기지 말라고?
이 것 보게? 내가 좀 촐랑거리고 바보 같아도 하늘에서 모든 걸 보고 있는 천사라구!
ANGEL!!!!! 내가 바로 천사다. 하하하하하...;;
아아 - 샛길로 빠졌구나. 흠흠 -
그녀는 솔로야. 외로운 솔로가 아닌, 슬픈 솔로가 말이 되겠지? 아니다.
이제 그녀도 사랑할 수 있는 행복한 여자가 되어 있을지도.
그게 무슨 말이냐구? 하하하 -
이제 그녀가 왜 행복한 여자가 될 지 이야기 해줄게, 잘 들어봐 -
그녀의 18살 때의 기억 속으로 가볼게.
23년의 인생동안 그녀에겐 딱 한 번의 목숨만큼이나 사랑이었던 그런 한 사람이 있었대나 봐.
그 사람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이 날 것 같았고, 그 사람의 부드러운 목소리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밤잠을 설 칠 정도였대.
그렇게 한창 아름답고 활짝 피기 직전의 장미 같은 나이.
18살 그녀의 마음속에 그는 전부였어. 그녀의 마음은 이미 활짝 개화한 장미와 같았지.
그와는 하루가, 한 시간이, 1분이 아까울 정도로 사랑했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
그가 그녀만을 위해 만들고 불러줬던 그들만의 노래를 그녀는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대.
아 - 내가 얘기 안했지?
그녀가 사랑한 그 사람의 꿈은 가수였어.
얼마나 노래를 사랑했는지, 노래 때문에 그녀와 종종 다투기도 했대나봐.
노래... 그것은 그에겐 목숨과도 같았어. 어쩌면 목숨보다 소중했을지도... 모르지.
절대 눈물 보이지 않던 그는 노래 앞에선 한없이 여렸어. 후두염에 걸렸을 때에도 의사가 목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던 그 날, 병원을 나오자마자 그는 소속사의 연습실로 향해 가 미친 듯이 노래를 했대.
그렇게 목을 쓰지 말라고 했는데 말도 안 듣고 하루 종일 연습실에서 노래한 그는 어떻게 됐겠어? 안 봐도 뻔하지...
결국 후두염이 더 심해져 목소리가 나오지 않자 그는 울어버렸어. 그녀 앞에서 엉엉- 울어버렸어. 바보처럼 계속 같은 말만 하면서 말이야. 노래가 하고 싶다고, 너무 하고 싶다고.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그는 그렇게 음악을 사랑했고, 음악 앞에선 눈부시게 예쁜 미소를 짓기도 했고 엉엉 울기도하고 때로는 아이처럼 해맑기도 했지.
그녀가 18살이 되고 그가 19살이 되던 그 날의 축제는 정말 최고였어. 그가 부르는 노래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날이었거든.
그 날, 그가 불렀던 노래가... 아- '그 아픔까지 사랑 한 거야' 라는 곡이었어. 어쩜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던지, 지켜보던 모든 학생들도 그의 경험담인걸로 착각 할 만큼, 군데군데 눈물까지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어. 그 만큼 그는 그 노래를 자신의 노래로 소화해냈어. 마치 자기가 그 노래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말이야.
나도 그렇게 멍해진 표정으로 음악에 빠졌던 날이 없었거든. 그런데 그 날은 정말 그의 노래가 끝날 때 까지도 멍해져 그 노래에 빠져있었어.
그리고 그 날,
그 날 이후 그 노래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함께 웃으며 불러주었던 마지막 노래가 되버렸어.
'그 아픔까지 사랑 한 거야' 이 노래는 사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였거든, 너무너무 좋아한 곡이었대.
그리고
더 이상 그는 그녀 자신만을 위해 노래를 해 주지 않아.
왜냐구?
그는 현재,
대한민국과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고, 사랑받는 배우 겸 가수가 되어 그의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거든.
그녀를 위한 노래가 아닌 그를 사랑해주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노래 말이야.
그가 가장 사랑한 사람은 그녀였어. 아 - 그가 그녀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것이 딱 한가지였는데, 그 것이 노래 였어, 그는 정말 노래를 너무 사랑한 바보였어.
바보.
축제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 그가 연습생으로 있는 소속사에서 그의 매니저가 될 분이 찾아왔대, 그리고 그녀에게 부탁했지.
그게 부탁이었는지, 통보였는지는... 우습게도 부탁같은 통보라고나 할까...?
'소연 양, 준이 녀석이 노래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는 소연양이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해요. 그 녀석은 곧 데뷔 할 겁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아니, 세계 최고가 될 아이입니다.
그 아이는, 준이는... 음악을 너무 사랑하는 녀석이에요. 소연 양도 잘 알고 있죠...? 그 녀석은 꿈도 큰 녀석이라, 앞으로 그 꿈을 이뤄 나갈 그 녀석한테는 연애라는 것이 당장은 아닐지라도 점차 큰 걸림돌이 될 겁니다. 자신이 꿈이 코앞에 있는 준이에게는...
제 말 무슨 뜻 인줄 알거라고 생각해요, 소연 양. 힘들겠지만 소연 양이 준이 녀석을 위해 먼저 소연양이 떠나줬으면 합니다. 준이 녀석은 절대로 소연 양과 헤어질 수 없을 녀석이거든요.
부탁 드립니다, 소연 양. 준이를 생각한다면 떠나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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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녀가 할 수 있는 대답은 '네'라는 그 한 마디뿐이었어.
왜냐구?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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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생각하기에 그는 그녀보다 음악을 더 사랑했으니까. 그녀는 늘 2등의 사랑을 받았으니까, 음악보다는 사랑받지 못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그녀는 원치 않는 이별을 했고, 그렇게 18살의 활짝 핀 핑크빛의 장미꽃 같은 사랑은 끝맺어야했어.
아 - 그리고.
그 날 이후 그녀는 텔레비전을 치워버렸어 음악도 듣지 않았구말야.
또 그녀에게는 흔한 MP3도 없었고, 그녀의 벨소리는 진동이래.
웃기지...?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고 생각하겠지만 말야,
내 생각엔 어려도 그녀의 사랑은 엄청 컸었나봐ㅡ 우주만큼이나 말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를 사랑했었나봐.
그리고 음악에게 상처 받은 게 아닐까? 바보 같아, 그녀도 그도.
그치?
그 날 이후 그녀는 그와 연결되는 모든 것들을 단절했어.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오늘은 그가 어떤 스케줄로 어떤 노래를 부르고, 무슨 드라마에 주연을 맡았고, 어떻게 멋있어졌는지.
궁금해 하지 않으려고
,
,
,
지금도 무척이나 노력한대. 머리로 생각한다고 그게 될 줄 아나봐, 가슴이 그렇게 하질 못하는데 말야.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오늘 그를 떠올렸나봐.
그가 아직도 자신을 기억할까...? 이 준, 그는 그녀를 기억할까...?
그리고 그녀는 그와 마지막 만남을 기억하고 있나봐. 저렇게 슬픈 표정을 보면 말야.
'오빠-'
'미안 미안, 늦어서 진짜 미안, 소연아 미안해 정말. 오늘 나 녹음 들어가서 녹음한다고 늦었다. 미안해-
아 ! 그리고 나 드디어, 데뷔일도 확정됐어, 나 두 달 뒤에 드디어 데뷔한다, 하하하.
와- 나 완전 기뻐 죽을지도... 하하하, 나 이제 평생 노래한다는 생각에 어제 밤잠도 설치고, 으아- 아무튼 나 진짜 날아갈 것 같아.
소연아, 날 것 같은 기분 뭔지 알 것 같아 하하하 - '
이별을 앞둔 그녀는 말야...
그녀는 망설일 수도 없었어. 평생 노래 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그녀가 할 수 있는 말은 그 말 딱 그 한마디뿐 이었어.
'.....오빠 우리... 헤어지자-'
얼마나 목소리가 떨리고 눈물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는지 지켜보는 나도 막 눈물이 날 것 같았다니까?
그녀의 한마디에,
순간 그는 조각처럼 굳어버렸는지 아무런 말도 내뱉을 수 없었고,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뺨위로 흐르는 한줄기의 눈물과 함께 뛰쳐나가버렸어.
그게 그와 그녀의 마지막... 이 된거지.
'툭-'
그녀가 뛰쳐나가고 난 후에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어. 아주 진한 눈물방울이었던 거 같아. 난 그렇게 슬프게 아프게 우는 남자 처음 봤거든, 엉엉- 소리 내어 우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 몇 방울의 눈물들이 너무 슬프고 아프게 느껴졌어. 지켜보는 나까지.
그녀가 떠나고 그는 한참을 그 카페에 앉아 있었어. 그리고 주머니 속에 반짝이는 목걸이를 움켜잡았어. 그리고 나서도 한 참을 고개 숙여 울었던 것 같아.
사실 그는 오늘 그녀에게 준비한 말들이 많았거든.
'소연아,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이 목소리로 노래해 주는 게 전부라고만 생각해서 늘 미안했어, 근데 이제 나 노래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노래도 실컷 부를 수 있으니까 널 행복하게 해줄게.
아직 어리지만 그래도 나 소연이 널 많이 좋아해, 그 이상의 감정이야. 사랑해 소연아. 이 목걸이를 받아줄래...?'
녹음실에서 녹음하면서도 그녀에게 어떻게 고백해야할까 하는 고민에 정신 못 차린다고 얼마나 혼났는지 몰라. 우여곡절 끝에 녹음을 끝내고 그녀에게 달려갔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고백하려는 순간, 그는 많이 슬펐어.
자신을 쳐다보던 그녀의 눈이 많이 힘들고 슬퍼보였거든... 그리고 그녀의 예쁜 입에서 '헤어지자' 라는 소리가 나와버렸거든.
그녀의 눈을 본 그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어.
자신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그녀였기 때문에 붙잡을 수도 없었어. 그리고 꾹 눈물을 참았는데 그녀가 뛰쳐나가자마자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던 거지...
그리고 그는 생각했어. 자신이 그녀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 정도로 멋진 남자가 되어 그녀를 다시 만나 그녀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겠노라고.
지금도 그의 주머니 속엔 19살의 교복주머니에 있던 그 목걸이와 똑같은 목걸이가 있어. 오늘도 그 목걸이에 입을 맞추고 꽉 움켜잡으며 작게 혼잣말을 하고있어.
그리고 무대를 향해 대기실을 빠져 나가고 있어.
과연 그는 그녀의 목에 그 목걸이를 걸어 줬을까...?
제목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천사가 바라보는 시점에서 글을 써봤어요. ㅋㅋㅋㅋㅋ
쓰면서도 오글오글 -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말이죠 -
과연 그는 그녀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 줬을까요...? ^ ^
하하하하하 새해복 많이 받으시구요 ^ ^ 감기 조심 하쎄요오- 옹 !!!!!
읽어주신 모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 ♥
첫댓글 멍-- 정말 멋진 글이에요. 특히 천사시점이란게 정말 새롭다 !! 와~ 헤헤- 음...근데 2들이 아니라 2등이 아닐까요?
걸어 줬음 좋겠네요 ㅠㅠ 천사 시점 엄청 신선했어요 ㅋㅋ잘읽고 갑니다~
ㅋㅋㅋ 시점이 신선해서 재미있게 봤어요~ㅋ 뒷이야기도 보고 싶네요~!! 질버거 갑니다!
우왕~~~신기해요~~~번외 원츄>ㅡ<
번외 원츄!!
악악악악 걸어줘야해요 번외번외번외 ㅠㅠ!!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번외써주세용
번외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