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선림통제소->독바위->향로봉->비봉->승가봉->청수동암문->대남문->대동문->용암문->위문->우이동 (12km 내외)
시간 : AM 11:30 - PM 6:00 (6시간반 - 쉬고 걷고 먹고 , 구름에 달 가듯이 천천히 진행)
오늘은 날도 화창하고 오후부터 추위가 풀린다고 하니 짦막하게 3-4시간짜리 사패산이나 갔다올까 계획했다가 전날 요산요수님이 북한산종주나 하자고 해서 산행길을 나서본다. 우이동->불광동 종주가 그나마 편한데 역종주(불광동->우이동)는 사실 좀 힘든편이다. 원래 계획은 솔고개(종로 중구교장)까지 갈려다가 너무 힘들 거 같고 영봉까지 들려 육모정고개 거쳐 하산하고자 했으나 시간상 날이 저물거 같아 일단 갈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천천히 등정한다. 영봉까지 거치면 14km 가 넘는 길이다.
날도 좋고 시계도 좋아 산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람들 많은 불광사->향림담 코스를 피하여 선림통제소에서 바로 독바위로 치고 오른다.
▼ 324봉 (일명 독바위) 을 올라와 넓은 암반위에 산우들이 앉아있다. 조망이 탁월하고 햇볕이 따땃하게 드는 명당이라 대개 식사를 여기서 많이들 한다. 선림통제소에서 이 독바위로 올라올려면 100미터 대스랩을 장딴지 겁나게 땡기게 올라와야 한다. 왼쪽 보이는 봉우리는 향로봉. 철탑은 족두리봉으로 가는 358봉.
▼ 기자능선상에 있는 코뿔소 바위
▼ 오늘도 사모바위에는 400-500명이 모여서 식사 및 휴식을 한다. 북한산 통틀어서 여기보다 많이 모이는 곳은 없다.
오죽하면 '사모바위에서 만나자' 약속했을때 만나지도 못할지도 ...
▼ 사모바위에서 바라본 비봉. 언제나 우람하다. 오를때는 경험자와 동행해야 하는 코스. 간혹 이 봉우리에서 사고가 난다.
▼ 사모바위. 오른쪽 아래 사람이 있어 크기가 비교된다.
▼ 승가봉에서 바라본 문수봉과 보현봉. 투톱이다. 둘다 해발고도 700미터가 넘는다. 보현봉은 자연휴식년제로 통제구간.
▼ 문수봉을 직접 치고 오르지 않고 몇년만에 북한산 3대 깔닥고개 중 하나인 '청수동암문 깔닥고개' 로 올라가 본다. 문수봉에 철난간 공사를 재작년에 하지 않았을때는 이 고개를 대부분 넘었는데 이젠 역으로 문수봉 철난간 코스로 직접 오른다. 그래도 문수봉 코스는 조마조마한 구간. 처음 이 깔닥을 넘을때 초보산행객은 거의 얼굴빛이 사색이 된다. 참고로 북한산 5대 깔닥은 산성매표소에서 위문오르는 코스인 약수암 깔닥. 청수동암문 깔닥. 보국문 오르는 깔닥. 우이동에서 위문오르는 깔닥 (현재 이 구간은 자연휴식년제로 통제구간이라 하루재를 통해서 우회하여 좀 편안하게 간다) . 밤골계곡 지나 대동샘 거쳐 V 안부 오르는 깔닥. 모두 다 힘든 깔닥고개들이다.
▼ 가뿐 숨 몰아쉬며 쉬엄쉬엄 올라왔더니 드디어 청수동 암문.
▼ 대남문에서 용암문까지는 성곽능선을 따라 걷지 말고 산성안쪽 8부 능선의 오솔길을 걸으면 훨씬 편하고 운치있다. 대성문에서 보국문가는 길이 약간 험하며 보국문에서 대동문가는 길은 정말 멋진 흙길이다. 내내 부드러운 오솔길을 쉬엄쉬엄 사색하며 걸을 수 있다. 사람도 거의 없는 편. 대동문에서 용암문 가는 길도 좋다. 이 구간은 가을단풍때 멋진 길이 열린다.
이제 이러한 편안한 능선길도 용암문에서 위문코스까지 너덜바위와 만경대 사면길을 가슴조리며 조심조심 넘어야 한다. 바람심하게 불고 겨울에 눈이 와 얼어붙으면 공포로 변하는 길이니까...오늘도 좀 얼은 구간이 있어 약간은 고생한 셈.
▼ 아래와 같은 코스가 위문까지 내내 이어진다. 얼어붙으면 '아주아주' 힘들다. 다행이 눈이 다 녹아 괜찮다.
▼ 만경대 사면길을 트래버스 하면서 바라본 노적봉.
▼ 원효봉과 염초봉(오른쪽). 염초봉은 늘 사고가 난다. 오죽하면 염라대왕이 초청하는 봉우리라 명명했을까..북한산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 중 한곳. 장비없이 오르지 못하게 늘 공단측에서 나와서 막는다. 대개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 40-50미터를 바로 추락한다. 원효봉 구간까지는 편안하게 오르는데 조망이 가히 일품.
▼ 위문 다 올라와서...아래는 산성매표소에서 위문으로 오르는 약수암 깔닥고개 코스.
▼ 일제가 명명한 위문. 백운봉 암문으로 불러야 제격이다.
▼ 백운대 오르는 길인데 오른쪽 아래 - 아이를 목등태우고 내내 만경대사면길부터 따라온 아기아빠. 체력이 놀랍다. 위험한 만경대 사면길과 백운대 오름길도 아이무등태우고 오르기는 거의 불가능한데 계속 오르고 있다. 우린 우이동으로 하산.
▼ 우이동 하산길에 본 인수봉. 언제나 봐도 우람하다. 국내 클라이머들의 암벽장의 대명사 같은 곳이다. 휴일에 수백명이 붙어있다. 지금은 해질녘이라 전원 하산완료.
▼ 새로 개축된 북한산 구조대 베이스캠프. 캠프에서 이거저거 필요한 물품과 간이 행동식을 구매할수 있다. 아이젠도 팔고 초코파이도 파는 거 같다. 기타 10여가지 판다.
하루재에서 영봉으로 치고 오르는 길과 백운통제소로 가는 길이 나누어 지는데 영봉-육모정고개 거쳐 우이동 갈려했더니 날이 떨어질거 같아 바로 우이동으로 하산한다. 소 걷듯이 쉬엄쉬엄 걸어왔더니 예상시간 5시간보다 1시간반 정도 Over. 다음에는 솔고개에서 한번 출발하여 불광동으로 내려오는 와이드 북한산 종주 (W 형태로 코스가 그려짐) 를 완성하고 싶다. 대략 9시간 정도 산행길이다.
우이동으로 하산하여 조촐하게 저녁 겸 종주자축으로 맥주한잔에 고추장불고기와 녹두빈대떡으로 쫑.
간만에 북한산을 사선으로 종주했더니 대략 허리땡기네..
요산요수님은 전날 무박으로태백산도 오르셨다는데...힘들지 않을려나 몰겠네.
아름다움과 위험이 함께 공존하는 산. 그래서 더욱 재밌고 짜릿하다.
完.
첫댓글 저도 어제 북한산 갔다왔었는데, 이 코스가 더 경치 좋은 것 같네요. 저는 구파발 -> 북한산성 입구 -> 백운대 -> 대동문 -> 아카데미 휴게소 코스로 해서 4시간 걸렸어요... 앞에 가는 사람 무작정 따라갔던 기억이..ㅋㅋ
그 구간도 8km 인데 체력소모가 좀 있는 구간입니다. 위문<->대동문 구간이랑 겹치는데 저희랑 시간만 맞았다면 조우했을수도 있었겠네요. 연락할까 하다가 안했는데 아쉽네요. 담에 같이 산행하고요. 수고하셨습니다.
이코스는 북한산에서 제일조은 코스지요 힘든코스구요 나도 아직은 안가봐는데요 국민대에서는 몆번갔으나 수고 하섰읍니다 ,,,
도봉산님은 정릉이나 국민대 방향에서 많이 출발해서 종주하시데요. 전 다른데는 다 가봤어도 수유쪽은 아직 방문해보지 않아서 한번 훌터 볼 예정입니다. 담 산행때 뵙겠습니다.
저는 어제도 쉬었답니다. 2월엔 두번밖에 못갔네요. 요즘은 휴일만되면 늦잠자기 일쑤네요ㅋㅋ. 3월부턴 다시 시작해야죠. 수고하셨어요.
저도 요샌 늦잠자는 버릇때문에 휴일은 오후에나 산행길 나섭니다. 봄 되면 좀 부지런해야겠죠. 산행기 다시 가동하는 날 기대해 봅니다.
이젠 정말 산악인인듯이 그림이 멋집니다...........전 내일 오전 울산으로 3박4일 떠납니당........
드디어 가시는군요. 자알 다녀오세요. 여행기도 올려주시구요.
오..이제 출정하시네요. 예전 방랑여행객이 다시 부활하신듯...여행기 기대하겠습니다. 재밌는 소식 몰고 오시길...
저를 빼고 갔군요. 강건너로 이사 갔다고 왠지 왕따 당하는 느낌...
ㅎㅎ 정말 북한산에 오르니 뭔가 허전하더군요. 노을님의 빈자리가 컸습니다. 3월 정기산행때 뵈요.
무적님의 산행기는 언제 읽어 보아도 그 자리에 있는 것 보다 더 실감나게 적어 놓으시는 거 같네요. 태백산 중도하차하고 다음 날 북한산 종주한 탓에 월욜부터 비몽사몽 감기에 걸려 죽는 줄 알았네요 ㅋ 지금 조금 나아서 이제서야 북한산 산행기를 읽어 보네요. 그 날 잘 리드해 주셔서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감사합니다...
감기 호전하시고 담 산행때 뵈어요. 계속 하시면 면역성이 좋아져서 짜잘한 병과 피로를 잊고 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