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청에서 바라본 서북능선.
설악산 서북능선 산행을 갑니다.
진작부터 잡은 일정인데 때 이른 폭염이 몰려왔네요.
어제(20일) 강원도 인제 기온이 37도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더웠답니다.
오늘(21일) 조금 기온이 내려간다고는 했는데... 암튼.
"좋은사람들"과 함께 갑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동행자가 생겼습니다.
장거리산행에 함께 걸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참 좋은 일입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으니까요~~~^8^
20일 목요일 24시에 양재에서 출발한 버스는
21일 금요일 02시쯤 인제쌈지공원에 도착합니다.
인제쌈지공원 내 CU편의점에서 필요한 것들을 챙길 수도 있고
그 건물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사람들"은 설악산 무박산행의 경우 늘 이곳에 정차를 했다가
한계령에 시간 맞춰 올라갑니다.
우린 산행을 위해 간단하게 요기를 합니다.
03시가 조금 못되어서 오색(남설악)에 도착합니다.
든든한 동반자 거울님.
덕분에 저도 인증샷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산행을 시작합니다(03:02).
보통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출입구가 개방되면서 설악으로 들어서면 상쾌함이 느껴져야 하는데
오늘은 들어서자마자 후끈함이 느껴집니다.
바람이 불지않아 숲이 더운 열기를 머금고 있는 모양입니다.
오늘 고생 좀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올라갑니다.
주말이면 입구에서부터 엄청 밀리는 등로인데 오늘은 평일이라 한산합니다.
OK쉼터에서 오이 하나 먹고 갑니다(03:46).
입구에서 대청까지 5km(04:24).
등로를 잘 정비해서 많이 편해졌지만 올라갈수록 경사가 심해집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릅니다.
날이 밝았네요(04:54).
오늘 속초지방 일출시간은 05:03입니다.
산에서는 조금 더 일찍 일출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지구는 둥그니까요.
산목련, 함박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시원스러운 나무들이 보이네요.
라일락향이 가득합니다.
대청봉 직전(05:12).
예쁜 불두화도 보이네요.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녀석.
산이 높아서 이제야 라일락이 만발해 있습니다.
일출 장면도 장관이지만
이처럼 산하가 천천히 깨어나는 그림도 역시 멋집니다.
오늘의 햇살을 맞이합니다.
한산한 대청봉.
평일 산행의 장점이죠.
한 달 만에 다시 찾은 대청(05:27).
화채봉 위로 해가 높이 솟았습니다.
지난 6월 6일 대화(대원사~화엄사) 종주를 다녀오셨다는 거울님.
장거리 산행 전문이십니다.
머리가 아주 산발이네요~~^8^
멋집니다.
오늘 가야 할 서북을 바라봅니다.
중청 왼쪽으로 귀때기청봉, 그 우측으로 안산까지.
서북능선이 다 보이네요.
보이면 다 간 거라고 했으니까... ㅎㅎㅎ
서북의 으뜸 귀때기청봉.
햇살 한번 더 바라보고.
주전골, 흘림골.
평화로운 그림입니다.
대청.
오늘도 역시 뜨겁겠네요.
깨어나고 있는 공룡.
중청과 소청.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평화로운 그림입니다.
대청을 내려섭니다.
이제 한계령을 향해 갑니다(06:05).
대청 한번 바라보고.
한계령 지나 대승령까지 이어지는 서북능선.
용아가 보이네요.
봉정암 호위무사들.
언제나 멋진 설악입니다.
끝청(06:29).
현 위치 끝청에서 좌측의 큰감투봉을 지나 대승령까지.
가야 할 등로가 지도에 다 나와있질 않네요.
지난 5월 28일 한계령에서 대청 가는 중에는
완전 곰탕산행이라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흐릿하지만 대승령 지나 안산까지 제대로 보이네요.
한계령 삼거리까지는 한계령까지의 거리에서 2.3km를 빼야 합니다(07:38).
조망이 터지는 곳입니다.
귀때기청봉과 주걱봉, 가리봉을 배경으로.
지나온 능선을 돌아봅니다.
소, 중, 대청이 일렬횡대로 도열해 있습니다.
설악의 너른 품에 안긴 우락부락한 녀석들.
이런 등로를 오르고 나면.
이처럼 멋진 조망터에 오를 수 있습니다.
서북능선의 1차 난관인 귀때기청봉.
주전골, 흘림골 너머로 점봉산.
한계령능선 너머 주걱봉, 가리봉.
수도 없이 많은 봉우리들이 있습니다.
용아와 공룡... 내설악 풍경.
한계령삼거리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한계령삼거리(08:30).
오색에서부터 5시간 30분 걸렸네요.
한계령에서 올라올 경우 깜깜할 때 지나는 구간인데
오늘은 이처럼 한낮(?)에 통과합니다.
이제 귀때기청봉을 오릅니다.
귀때기청봉을 오르다가 돌아보면 이런 바위가 보입니다.
예수님 얼굴바위.
뜨겁습니다.
하늘은 시원해 보이지만요.
거울님은 오늘 코스는 처음이라고 하시네요.
남교리에서 올라오기는 했었는데 내려가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랍니다.
보기에는 순해 보이는데...
오르기에는 아주 까칠한 녀석이죠.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귀때기청봉(09:38).
자기가 설악에서 가장 높다고 우길 만한 그림입니다.
얼굴이 벌겋게 익었네요.
안산까지의 서북능선을 바라봅니다.
이제 남은 거리를 야금야금 먹어갑니다(10:02).
시원스러운 귀때기청봉.
넘어야 할 봉우리.
2020년 10월에 산우들과 함께 왔던 추억이 서린 장소.
한계령에서 출발, 귀때기청봉을 넘어와 이곳에서 식사를 했었습니다.
멀리서 보는 설악의 대표 봉우리들은 모두 푸근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남성다움이 느껴지는 그림이지요.
깨스로 조망이 시원스럽지는 못하지만
서북의 장점은 이처럼 사방으로 조망이 터졌다는 점입니다.
거리에 무척 인색합니다(10:42).
날씨는 점점 뜨거워지고 걸음은 그에 따라 점점 느려집니다.
이런 등로를 만나면 무척 반갑죠.
정말 줄지 않는 거리입니다(11:31).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저 녀석만 넘으면 그래도 큰 어려움은 다 통과하는 셈입니다.
힘을 냅니다.
지나온 능선을 배경으로.
큰감투봉(11:50).
대승령까지 아직도 멀었습니다.
원래 당초 생각으로는 대승령 12시 통과였는데... 택도 없네요.
큰감투봉에서 내려서면 만나는 고릴라바위.
우뚝 솟아있는 안산의 치마바위.
큰감투봉을 지나면서는 등로가 조금 순해집니다.
하지만 오늘은 엄청 뜨거워서 무척 힘이 드네요.
등로는 시원해 보입니다만.
우린 지금 악전고투 중입니다(12:20).
지리산 천왕봉 아래의 개선문이 떠오릅니다.
까마득한 계단을 내려갑니다.
대승령까지 꾸준한 오름길.
그나마 바람이 조금 불어주네요.
대승령(13:12).
저 앞에 보이는 안산분기점까지의 오르막이 마지막 난관.
탐방로 안내도에 나와있는 한계령삼거리에서부터 대승령까지의 코스가
난이도 최상의 시커먼 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대청봉에서 13.6km를 걸어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물이 거의 바닥이 나서 장수대로 하산해야 하나... 잠시 생각했었습니다.
멋진 그림입니다.
대승령에서 간식을 먹고 힘을 내서 안산분기점을 향해 올라갑니다.
처음은 이처럼 편안합니다.
하지만 꾸준한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아주 죽을 맛입니다.
안산 분기점(13:56).
얼마 남지 않은 물을 여기서 다 마셔 버렸습니다.
이제 남교리까지의 기나긴 하산을 시작합니다.
가파르게 내려갑니다.
안산의 치마바위가 녹음으로 덮여 있네요.
안산은 비탐입니다.
12선녀탕의 으뜸은 복숭아탕입니다(14:27).
시간도 촉박하네요.
아!!! 귀경버스는 남교리에서 17:35 출발합니다.
거친 등로지만 그리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생명수를 만났습니다.
시원하게 땀을 씻고 수통에 담아 한 통을 다 마시고 또 한통을 담았습니다.
물이 엄청 차갑네요.
하산길도 거리에 인색합니다(14:56).
인고의 세월이 느껴집니다.
반가운 데크.
물 좋은 12선녀탕 계곡이 이렇습니다.
너무 가물었습니다.
뜨겁기만 하고요.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선녀탕입니다.
물속에 풍덩 빠져들고 싶었습니다.
악전고투 중이신 거울님.
거울님은 계곡물을 마시지도 못했습니다.
복숭아탕.
깜깜할 때만 지나가서 사진으로만 복숭아탕을 보셨다는 거울님.
기념으로 흔적을 남깁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15:39).
큰 비가 한번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다리를 건너고...
이곳에서 알탕을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좀 더 내려가서 했어야 했는데
너무 뜨거웠기 때문에 하고 내려가길 잘했다는 생각도 합니다.
알탕 지점에서 한 2km쯤 남았을 걸로 생각했는데
3km 이상이 남았더라서 부지런히 내려갑니다.
다시 또 땀으로 다 젖습니다.
참으로 길고도 지루한 남교리 하산길입니다.
산행을 마칩니다(17:06).
너무 더웠습니다.
준비도 부족했고요.
암튼, 계획했던 산행을 무사히 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설악입니다.
◆ 산행코스 : 오색 - 대청봉 - 중청삼거리 - 한계령 - 귀때기청봉 - 대승령 - 남교리(27.3km).
◆ 산행시간 : 14시간 04분(산행인원 2명).
첫댓글 설악은 언제 어느코스로 가더라도 멋지고 새롭습니다.
대장님 설악서북능선 산행에 나도 올해 첫설악 맛보기 산행갈 생각으로 안내산악회 대기8번으로 신청했는데 취소자 속출로 행운?의 당첨~
"한계령에서 가는건 싱겁잖아요~ 오색에서 제대로 타야죠" 대장님의 이말을 듣는 순간! 아~~ 오늘 쉽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 결과는 그이상이었습니다.
문제는 30도를 훨씬 넘겨버린 체감온도와 물이 없다는 것이였습니다.
1408봉을 오르는 나에게 한조각 남은 얼음이 빈물통속에서 달그락 거릴때마다 그 좌절감이란 ㅠㅠ~
대승령을 오를땐 이젠 침마저 다말라 버린 상태~ 대장님께서 마지막 남은 물한모금을 저에게 나눠주셔서 반모금씩 마신덕에 끝까지 갈수있었습니다.
대장님도 많이 덥고 힘들었을텐데 내색하지 않고 물까지 나눠 주신데 너무 감사드립니다.
여름 설악종주는 극한산행입니다.
그러나 대장님과 함께해서 좋았고, 잊혀지지 않을 산행으로 기억될거같습니다.
멋진 설악서북능선종주 산행기를 보며 어제의 기억을 소환해봅니다.
아직도 갈증이 나네요 ㅎ~
수고많으셨습니다 ^^~~
금년도 첫설악 맛보기, 제대로 당했네요. 행운(?)의 당첨 덕분에!!!^^
둘 다 물 1.5리터씩 가지고 폭염에 14시간 산행을 했다니!!!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맑은샘님이 바리바리 챙겨주신 과일 아니었다면 서북능선에서 장렬하게 전사할뻔 했는데 덕분에 힘들었지만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식염포도당도 한몫 거들었고요. 저는 남교리 하산길에 계곡물이라도 마실 수 있어서 버텼지만 거울님은 그마저도 여의치않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고 함께 동행해주어 고맙습니다~~^^
대장님 거울님. 수고 먛이 하셨어요--♡
설악, 언제 가시나요???^^
@정원사 계획이 없어요^^단풍이 이쁜계절을 기다려봐야겠죠? ?? 설악은 대장님이시니. 당일가능하실듯
역시 두분만이 해낼수있는 극한도전입니다
습식사우나 식수고갈 등 이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고 완주한 대장님 거울님께 큰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경의를 표합니다 언제나 대장님 산행기는 생동감을 주고 현장에서 같이 체험을 하는듯 합니다 설악 서북능선 경관은 언제봐도 참 아름답고 평화롭습니다
다행히도 습식이 아닌 건식사우나였습니다. 습식이었다면 아마도 실패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거울님이
침을 흘리시는듯 하더니만 ..
삼복인듯 삼복아닌 삼복같은 날씨에 큰일 치루셨네요
한 삼사일은 생수 1리터씩 끌어안고 댕기시길 ~~ 💦 💦
목포가서 며칠 놀다왔는데
갓바위 실물 영접
생각보다 갬동 했습니다 약간 뭉클 하기까지 .
안 가보신분 기회되면 꼭 가보시길 ~
목포여행 잘 다녀오셨죠???^^
거울님과는 이제 생사를 함께한 동지가 되었습니다~ 갓바위... 보고싶네요~
갓보다 투구처럼 보이네요~
@거울 천연 기념물 이래용
그나저나 김대장님과는 더 끈끈 해지셨겠어요 ^^^
@정원사 유달산 아래에 섰는데
공생유치원 꼬마가 오버랩 되믄서 눈물바람 좀 했습니다
아주 좋은 시간 이였어요 !
산행기를 읽어 내려가면서 무더운 날씨에 얼마나 힘드셧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혼자가 아니시고 두분이시라 물 한모금이 감로수가 되어 거뜬히 목표달성을 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찌 되셧든 두분 정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행운(?)의 당첨으로 함께하게 된 거울님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0^
영희님의 응원은 더욱 큰 힘이 되었고요~~ 캄솨~~
@정원사 ㅎㅎ
네에 대장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