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30B6D45587EF42F0E)
여기 치타는 동시베리아에 위치한
중요 도시이긴 하지만 관광지는 전혀 아니다.
이르쿠츠크에서 극동지방 연해주의 하바롭스크를 가는데 한 번쯤 쉬어가야 했기에 여기를 온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0BC945587EF4310E)
여기는 도시의 중심에 거의 공원이 있고
그 공원에는 레닌 할아버지 동상이 있다.
육신은 갔지만 그의 정신은 길이 살아남아 후세의 가르침이 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BED3D587EF4340E)
공원에서 비둘기 모이를 주는 사람.
여기 호텔은 24시간제 이다.
보통 호텔이 오후 2시 이후 체크인 하고 다음날 12시에 체크아웃 하는데
이 호텔은 입실하는 시간부터 24시간후에 체크아웃 하는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76E41587EF43606)
그 비둘기 모이를 파는 행상 할머니도 역시 밍크코트를 입고 입었다.
전에 남인도에 가니까 이런 제도가 있는것을 봤다.
어떻게 보면 합리적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86E3F587EF43915)
여기에 라마교 사원인 Datsan이 있다.
시내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었다.
호텔 프론터 아가씨가 가는길을 일러줘서 갔다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63644587EF43C1A)
내부는 간결하게 꾸며졌다
여기는 영어권 외국인이 오는곳이 아니니 호텔 프론터 아가씨는 영어를 전혀 할줄 모르는데 나는 그가 하는 러시아말 대충 알아듣고 그가 일러주는 3번 버스를 타고 갔다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DB140587EF43E27)
저기 저 밀차를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것과 같다고 한다.
나는 호텔에 아침 아홉시 반에 도착했고
내일 나는 오후 6시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방값 반일치를 더주고 저녁까지 있기로 했다.
더운곳에서는 모르겠는데 이 엄동설한에 어디가서 있을데가 있어야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A3840587EF44137)
저기 게르는 신자를 위한 숙소인것 같다.
라마교가 티베트에서 몽골, 부탄, 네팔등지에서 널리 보급되어있으니
그 나라 사람들이 오는 모양이다.
중생이 어려움을 당해 끝없이 몸이 괴롭더라도
관세음보살의 신묘한 지혜의 힘이
세간의 온갖 고퉁을 구해주리라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1B442587EF44320)
외국와서 먹을게 마땅치 않으면 내가 가지고 다니는 Lonely planet에서 소개시켜주는 식당에 가면 된다.
책에서 소개된 Privoz라는 식당을 찾아갔다.
그런데 간판은 키릴어로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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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저 키릴 글자를 보고 프리보즈라고 읽을 수 있어야 된다.
조금이지만 키릴어 알파펫 정도는 공부한것이 도움이 된다.
완전 Survival이다.
자기가 집어먹는 방식이니 편하다.
말이 필요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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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를 테마로 식당을 꾸몄는데 주인이 배를 탄 사람인가?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61146587EF44A2B)
여기는 주로 유라시아 음식을 취급한다.
저렇게 고르니 한국돈 7,000 원 정도.
맛은?
이 추운날에 얼큰한 김치찌개가 생각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782441587EF44D06)
화장실 저 표시보고 한참을 망설였다.
그런데 나의 선택이 맞았다.
알겠습니까?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87C3D587EF44F12)
그 식당앞에는 러시아의 첫번째 새로운 러시아 인( 구 소련이 무너지고 시장경제 도입후 생겨난 신흥부자계층)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4ECA41587EF45238)
한낮이라 21도.
뭐 저 정도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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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그림으로 그려 놓으면 금방
알 수있는데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23D43587EF4580E)
러시아 와서 두번 길에서 미끄러 졌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얼음길에서 미끄러져서 그 통증이 며칠을 갔는데
오늘도 조심조심한다고 했는데
또 한번 꽈땅.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워준 고마운 청년들.
고마워요.
복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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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교회 건축물이다.
외관은 밝은 청록색이며 비잔틴 모양의 돔은 도금되어있다.
외관에 비해 내부는 너무나도 평범했다.
역시 입구에는 한푼줍쇼꾼이 대기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56142587EF45D1B)
치타 기차역.
만나고
헤어지고
떠나고
돌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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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차들을 보니 운전석이 제각각이다.
틀림없이 이 나라는 우측통행을 하는데
버스는 전부 운전대가 왼쪽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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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승용차는 제각각.
아마 수입차를 운전해서 그런 모양이다.
우리나라 어느 학원버스가 여기서 시내버스로 다니고 있는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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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식당에 내려가니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어제 마신 술의 영향도 있고
시원한 콩나물국이나 있으면 고추가루 풀어 먹었으면 좋으련만
몇점 집어온 저 음식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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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을 나가보니 26도.
그저 시베리아 날씨로서는 견딜만하다.
한국에서 저 기온이었으면 흥분 잘하는
메스컴 가만있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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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시차가 바뀌는 경계점이라 9시가 넘었는데도 어둡다.
여기는 시차기 다른 옆지방 사람하고 약속을 할때 시간을 어떻게 정할까?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75942587EF46D1A)
중국에서 오는 기차가 여기 치타에서 만나니 간판에도 한자가 씌어져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71D40587EF46F2D)
데카브리스트의 박물관이 여기에 있다하여 가보기로 한다.
호텔 프론터 아가씨에게 가는길을 안내 받는다.
내 스마트폰 구글맵은 영하 26도 에서
동사해있다.
사람보다 기계가 먼저 가다니
체면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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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라 해서 거창한 건물이 아니고 조그만 교회당이라 하니 근방까지는 왔는데 그 다음부터는 누구에게 물어야겠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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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눈사람.
사람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쥐죽은 듯이 조용한 동네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6D343587EF4761B)
이윽고
한 부인이 지나간다.
자기를 따라 오란다.
그리고 박물관을 데려다 주고는 자기길을 간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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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에 건립된 대천사 미카엘 목조교회를 박물관으로 쓰고 있었다.
이 교회가 데카브리스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여기서 결혼도 하고 예배도 드리고
먼저 떠난 사람 장례도 치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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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역시
데카브리스트들의 유배지였다.
그때 여기에 유배된 데카브리스트들의 명단이다.
조국의 부패를 참지 못하고 바꾸려고 했던 젊고 순수한 장교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09442587EF47D22)
프랑스 출신 폴랭 아넨코비는 한 귀족 수감자의 애인이었다.
그녀는 치타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애인을 만나기 위해 허가를 신청했으나 허가가 나지 않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BDC46587EF48008)
그녀는 이르쿠츠크에서 드레스숍을 열면서 수감자들의 실태를 조사하였고 여기에 부담을 느낀 경비원들이 그후로는 감옥내에서 잔혹행위를 자제하게 되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DDE42587EF48224)
그들을 옥죄었던 형구들이다.
뿐만 아니라 수감자들에게는 아주 최소한의 식량만 공급되었는데
여인들이 식량을 보내준 덕분에 그들은 절망적인 환경에서도 생존에 대한 희망을 지켜갈 수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C3D46587EF48434)
저 먼길 형극의 길을 자기의 명예도, 지위도 다 버리고 걸어왔다.
모스크바에서 6,000키로쯤 되니 하루에 20키로씩 걷는다고 가정하면 일년이다.
사랑은 너무 멀고 힘들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52F42587EF48731)
그 여인들이다.
뿐만 아니라 황량하기 그지없는 이곳에 그녀들은 시민사회의 핵심가치와 유럽식 행동기준을 소개하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02B03D587EF4890B)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75244587EF48B09)
그들의 외로움을 달랬을 악기다.
일부 데카브리스트들은 유배가 끝난뒤에도 여기에 남아 여기서 생을 마감한다.
그들을 그렇게도 괴롭혔던 유배지를 도리어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59343587EF48E1F)
박물관에서 한 500미터쯤 떨어진 어떤 건물앞에 그들의 숭고한 사랑을 담은 동상이 서 있었다.
그 동상은 이 추위에도 얼지 않았다.
그들의 사랑이 너무 순수하고 애절했기에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3803F587EF4911D)
동상옆 벤치에는 사랑을 염원하는 연인들의 소망을 담은 자물쇠가 있었다.
꼭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 지기를 빌어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3EB40587EF49330)
박물관 입장료는 사진찍는 요금까지해서 5,000 원 정도였다.
늙은 할머니 서너명이 이 박물관을 담당하고 있었다.
나보고 어디서 왔느냐고 묻길래
"꼬레아"라고 했더니 "평양"하고 묻는다.
"서울"이라고 답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저 정도 나이면 서울보다는 평양이 우선 생각나겠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51440587EF49510)
나는 오늘 저녁 다시 여기를 떠난다.
하바로브스크.
2,300키로를 45시간에 걸쳐 가야만
한다.
이틀밤을 기차에서 보내야 한다.
몰래 먹을 보드카와 소세지 안주를 챙겨야 겠다.
또 다시 나는 끊임없는 자작나무의 숲에서 긴 외로움에 지칠것이다.
첫댓글 교수님 두번이나 콰당 하셨다고요?
많이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이시네요.
추운 날씨에 건강조심해서 멋진
여행하세요...ㅎㅎㅎ
다시 기차를 45시간 타셔야 한다니???
기차 원없이 타보시네요.ㅋㅋㅋ
유난히 동상이 많은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읍니다
연인의 크로키 그림과 글이 너무 멋지십니다
남은 여정 몸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홀로 행하고 게으르지 말며
비난과 칭찬에도 흔들이지 말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동상보다 삽화가 더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소련에서도 남자가 무릅을 끓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