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37~40
계화 이승례
오늘은 빠뜨리지 말고
일기를 써보자
연필에 침 묻혀
꼭꼭 눌러쓴 일기 속에
가족들이 웃고 있다
즐거운 일이 있었나 보다
꽃같이 웃어본다
손주 녀석 웃으라고
할미의 주문에도 꼭 다문 입
찰깍
그래도 이쁘다
오늘을 곱게 휴대폰
갤러리에 저장해 본다
먼 훗날에 열어보고
이런 날도 있었구나
빙긋이 입꼬리 올라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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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즐겨움이
내일의 추억이 되겠지 38
계화 이승례
오늘
딸네 식구들과 나들이 갔다
불갑사에 꽃무릇 보러 가자 했는데
좀 멀기는 하다
가까운데 개인이 만든 정원 보고
점심 먹잔다
넓은 부지에 부부가 만들어 가는 정원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 바닷가 맑은 공기와
높지 않은 뒤 푸른 야산 아래
부부의 정원은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히 아름답다
부인을 위해 만들었다는
꽃잔디 동산에 정자가 예쁘다
사육사가 쏜 점심과 함께
사위가 안내한 해변 길 드라이브
또 하나의 내일의 추억을 만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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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숙제
부러워 말자 39
계화 이승례
입장료 없는 대신에 무인 카페
아이스크림 커피 한잔 빵
예의상 사서 먹었다
부인을 위해 만들었다는
꽃잔디 동산에 정자가 예쁘다
남편의 아내 사랑이 부럽다
간식 싸 들고 다니면서
쉬는 곳마다 먹어야 즐거운 사육사
빈손으로 들어간 정원이 별로
아름답지 않은지 먹는 것 타령이다
더 즐기고 싶었는데 가자 식당으로
그 부인이 부럽지 않은
사육사가 쏜 과분한 점심
사위가 안내한 해변 길 드라이브
또 하나의 내일의 추억을 만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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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40
계화 이승례
지난봄
길가 벚꽃으로
도배를 했어도 차 세우고
한 컷 할 여유도 없이 보내고
말았다
비바람의 아픈 이별에
연초록 사연을 담은 선물을
남기고 간 너를 생각해 본다
행복한 중년이라고
목청 높여 노래는 못했어도
지나온 나의 길이 감사였음을
꽃 진 뒤에야 알 것 같다
첫댓글 드디어 사육사님 얼굴을 뵌건가요??
즐거운 가족 나들이
멋진 추억이 되셨네요 ㅎㅎ
ㅎㅎ
이제는 더 늙었네요